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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포르투 최고의 핫 플레이스 (1편) - 밤에 더 아름다운 동 루이스 다리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7. 13. 08:35

 

 

포르투의 히베이라 지구와 가이아 지구를 잇는 동 루이스 다리는 그야말로 포르투 최고의 핫 플레이스다. 포르투에서 끼니를 거르면 걸렀지, 동 루이스 다리를 안 보고 지나치는 관광객은 없을 것이다. 오늘은 1박 2일 동안 이 곳에서 죽치고 있으면서 느꼈던 순간들을 공유해볼까 한다.

 

 

포르투의 와이너리들이 모여있는 가이아 지구 쪽에서 담은 동 루이스 다리의 모습. 반포대교처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자동차가 2층은 트램 전용 구간으로 구분된다. 1층과 2층 모두 길가에 보행구간이 마련되어 있어 사람들은 취향대로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동 루이스 다리 2층 구간에서 본 성곽의 모습 오랜 옛날 혹시 모를 이민족들의 칩입에 대비해서 히베리아 지구의 외곽에 성곽을 쌓았는데, 멀리서도 잘 보이는 위치를 골라서 쌓았다고 한다. 멀리서 성곽을 본 이민족들이 지레 겁을 먹고 발걸음을 돌리게 하려는 목적이라나...

 

 

늦은 오후, 동 루이스 다리에서 바라본 도루 강의 모습이다. 당시에는 도루 강 사진을 엄청나게 찍었던 것 같은데, 막상 쓸만한 사진이 별로 없는 것은 왜일까? 사진에는 잘 드러나진 않지만, 오른쪽 히베리아 지구의 올망졸망 솟아있는 주황색 지붕의 집들과 비교적 평탄하고 낮은 왼쪽 가이아 지구의 모습이 묘한 대조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처음 보면 입이 딱 벌어지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절경. 만약 이 모습을 계산해서 도시를 만들었다면 그걸 기획한 사람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가 아니었을까 시프요. 

 

 

포르투에서의 첫째 날 저녁, 마트에서 맥주와 간식거리를 사서 도루 강변으로 나섰다. 히베리아 지구에 음식점이 많이 있기 때문에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답다는 말에 일단 동 루이스 다리를 건너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다리 위에서 도루 강과 포르투를 바라보니, 가이아 지구의 와이너리 간판이 저마다 불을 밝히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어느 쪽에서 맞은 편을 바라보든 최고의 야경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앞선 사진에서는 잘 나오지 않은 것 같아 다시 찍은 사진, 가이아 지구를 밝히고 있는 와이너리의 모습이다. 노출 조절에 실패해서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진 못했지만, 앞선 사진과 이번 사진을 잘 살핀 후, 눈앞에 펼쳐져 있을 장면을 적당히 상상해 보시길.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직접 포르투에 가서 그 장면을 확인한 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리 건너편에 아름답게 불이 켜진 건물은 세라 필라 수도원(Mosterio da Serra do Pilar)이라는 곳이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삼각대도 없이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 누군지 솜씨가 참 대단하다. 쓰담쓰담

 

 

가까이서 본 필라 수도원, 수도원 위에서 보는 경치도 참 대단하다고 하던데, 당시에는 안에 들어갈 엄두조자 내지 못했다. 사실 수도원이라는 것도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본 뒤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음. 직접 봤을때는 왠지 모르게 '이슬람 느낌이 나네'라고 생각했었는데, 저게 르네상스 양식이라니, 역시 난 예술 쪽과는 잘 맞지 않는 사람이다.

 

 

동 루이스 다리를 건넌 후,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사진을 한 장 찍어보았다. 동 루이스 다리는 여러모로 에펠탑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밤에 보는 모습이 훨씬 아름답다는 점 역시 에펠탑을 쏙 빼닯았다. 경험 상, 다리를 건넌 다음 강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공원을 끼고 우측 골목길로 들어간 후, 비탈길을 따라 n자 모양으로 내려가면 된다. 혹시 포르투를 찾게 될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데, 이게 글로 잘 설명이 잘 안된다. 그냥 주변에 있는 주민들에게 물어보는게 더 빠를지도... ㅠㅠ

 

 

어쨌든 고생 끝에 강변으로 내려와 준비해 온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강도 아니고, 포르투 도루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며 한국말로 이야기를 나누다니! 여행을 시작할때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낯선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우연한 인연, 이런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지금은 술도 안마셨는데, 글이 엄청 간질간질해지는건 왜일까? 맥주 마시는데 너무 집중했는지, 정작 히베이라 쪽을 찍은 사진이 없다. 아직도 진정한 블로거가 되기위해 가야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았나보다.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고 난 후, 이번에는 1층 다리를 통해 히베이라 쪽으로 넘어왔다. '동 루이스 다리, 밤, 로맨틱, 성공적' 연인과 함께 포르투를 찾는다면, 해가 지고 난 후 동 루이스 다리를 걸어보시라. 다만, 둘도 없는 단짝 친구와 함께하는 배낭여행이라면, 저 아저씨들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 않도록 조심할 것!

  

 

그렇게 포르투에서의 첫 날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씨티투어, 와이너리 투어에 이어 야경 감상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차게 보낸 탓에 왠만한 것은 다 보고 즐긴 것 같다. 포르투에서의 둘째 날에는 씨티투어를 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곳을 중심으로 좀 더 천천히, 그리고 깊게 살펴볼 생각이다.

 

p.s. 이 포스팅의 제목이 포르투 최고의 핫 플레이스 1편이니, 또다른 핫 플레이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겠지? 그 곳이 어디일지 한번 맞춰보시라! 정답을 맞춘 분께는 칭찬의 댓글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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