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Traveling Story 14

[출장과 여행사이] 2.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 링컨 기념관과 한국전쟁 기념공원이 던지는 메시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누구일까? 물론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를 해방시킨 링컨 대통령을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는다. 그래서일까? 미국의 대통령은 링컨 기념관 앞에서 취임식을 가진 후, 공식적으로 대통령 업무를 시작한다. 워싱턴 지도를 펼쳐보면, 미 의회, 워싱턴 기념탑, 링컨 기념관이 일렬로 나란히 위치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혹자는 링컨 대통령이 기념관 안에서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지 감시(?) 하는 의미라고 한다. 물론,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워싱턴 기념탑을 지나 링컨 기념관으로 향하는 길. 곧게 뻗은 산책로 양옆으로 나무들이 시원스레 하늘로 쭉쭉 뻗어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출장과 여행사이] 1. 워싱턴 DC를 한 눈에,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

"미... 미국 출장이요?" 지난 일 년 동안에만 12개의 나라를 여행했지만, 정작 미국 땅은 아직까지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다. 그냥 막연히 '언젠가 갈 기회가 한 번쯤은 생기겠지'했는데, 그 기회라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왔다. 미국, 그것도 워싱턴 DC 출장이라니,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어르신(임원)을 두 분이나 모셔야 한다는 것. 그래도 회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것은 분명 가슴 떨리는 일이다. 일 주일 간의 출장 기간 동안 어디를 방문하고, 무엇을 조사해야 할 지를 차근차근 준비하다보니, 어느 덧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혹시 빠뜨린 것은 없을까?'하는 걱정과 왠지 모를 설레임을 반반씩 품은 채, 공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 날 따라 더욱 가벼웠다. 오전 7시, 이..

[Deep Dive in CEBU] 5. 바닷 속 경비행기 앞에서 건진 인생 샷, 탐불리 다이빙(feat. PADI 어드밴스)

이번 세부 여행의 테마는 스쿠버 다이빙이었지만, 사실 그리 큰 기대를 가지고 떠난 것은 아니었다. 일단, 준비기간이 그리 넉넉치 않았고, 스쿠버 다이빙은 '황금 연휴 기간을 해외에서 보내기' 위한 일종의 핑계거리로 찾은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괜찮은 다이빙 샵과 괜찮은 강사님을 만나 다이빙의 재미에 폭 빠져버렸고, 덕분에 2박 3일로 계획되어 있던 다이빙 일정도 4박 5일로 늘어나 버렸다. 덕분에 세부 시티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렀지만, 막상 세부에 오래 있는다고 해봐야 특별히 할 것도 없지 않은가? 지금 와서 돌이켜봐도, 그떄의 선택은 정말이지 '신의 한 수' 였다. 일정 자체가 짧아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면 모를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오픈워터와 어드밴스 과정을 묶어서 이..

[Deep Dive in CEBU] 4. 막탄 성당과 라푸라푸 공원에서 패키지 여행의 허상을 보다.

오후 3시쯤, 다이빙을 마치고 서둘러 샤워를 한 후, 샵을 나섰다. 어딜 그리 급히 가느냐는 강사님의 질문에 막탄 주변 관광지를 좀 둘러보려고 한다고 하니, 막탄에 그런게 어딨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날, 숙소에서 틈틈이 찾아두었던 막탄 성당과 라푸라푸 공원을 이야기하자, '거기 별거 없는데...'라는 강사님의 이야기,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심지어 막탄 성당은 뭔지도 모르는 눈치라 사진을 보여줬더니, '에이, 이게 무슨 관광지야. 이건 그냥 동네 성당인데...'하는 반응. 출발하기도 전에 김이 살짝 빠져버렸다. 그래도 샵에서 불러준 트라이시클을 타고 일단 막탄 성당으로 향했다. 입구의 아름드리 커다란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어서 나무 아래 그늘에서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Deep Dive in CEBU] 3.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공간, 바닷 속 세상을 만나다.

△ 이미지 출처 : http://cafe.naver.com/badasanai 기분좋게 맥주를 마시고 밤 늦게서야 잠에 든 탓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조금은 힘들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막상 세부에서의 두 번째 아침은 매우 상쾌했다. '공기가 좋아서인가?'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사실 매연으로 가득한 필리핀 공기가 좋을리가 없다. 이건 그냥 휴가 버프를 받은 것일뿐, 원래 놀 때는 뭘해도 절대 지겹거나 지치지 않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로비에 앉아 페이스북을 뒤적거리며 픽업 서비스를 기다리는데, 문득 샵으로 들어가는 비포장 도로가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길은 오토바이로 지나가기엔 너무 빡센 길이다. 나의 걱정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오늘은..

[Deep Dive in CEBU] 2. 오픈워터, 바닷 속 세상을 여는 첫번째 관문

이른 듯 이르지 않은 시간, 오전 9시 반. 숙소 앞으로 픽업을 나온 다이빙 업체 직원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탄 후, 샵으로 향했다. 약 200여 미터 정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가다가 골목길로 들어가니, 이건 뭐 자갈 반, 진흙 반이다. 승차감은 둘째치고, 언제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비포장 도로를 꽤 능숙하게 통과하는데, 이 아줌마... 운전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렇게 살 떨리는 골목길 주행을 마치고 드디어 다이빙 샵에 도착했다. 세부 막탄 섬 어느 해변가에 위치한 '로얄 다이브'라는 곳다. 스쿠버 다이빙을 처음 알아볼 때엔, 하루에 대여섯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교육을 받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물론, 사람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일정이 맞는 사람들끼리 팀 단위로 교육이..

[Deep Dive in CEBU] 1. 골든위크를 빛낼 아이템, 스쿠버다이빙을 위해 세부로 떠나다.

골든위크, 일본에는 매년 5월 초, 그야말로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5월 1일 노동절을 시작으로 헌법기념일(3일), 녹색의 날(4일) 그리고 어린이날(5일)까지, 공휴일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주말까지 더하면 약 1주일 간의 긴 휴가를 누릴 수 있다. 다들 골든위크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미리미리 여행계획을 세우곤 한다. 이제는 쉬는게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골든위크를 멍하니 보낼 수는 없는 법. 어떻게 하면 1주일의 시간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까 며칠을 고심한 끝에, 이번 연휴의 목적지를 정할 수 있었다. 그곳은 다름아닌, 세부! 약 10여년 전, 한반도를 떠나 해외로의 첫 발을 내딛었던 바로 그 곳이다. 이미 한 번 경험했던 곳이라 식상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때 못해봤던 것들을 ..

히라이즈미에서 만난 세계문화유산 두번째 이야기 - 황금으로 뒤덮힌 절, 주손지

모츠지 절의 환상적인 '정토정원'을 감상하고 난 후, 또다른 유네스코 문화유산 중 하나인 '주손지 절'로 이동했다. 히라이즈미(平泉)는 '평천'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낮은 구릉지대에 강이 흐르는 매우 한적한 곳이다.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데다, 주요 관광지들이 걸어서 이동하기에 충분한 위치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게다가 도로 주변도 잘 관리되어 있어 트래킹 코스로도 추천할 만한 하다. * 이전글 보기 : 세계문화유산을 찾아서... 이와테현 히라이즈미, 모츠지 절에 가다 한적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주변에 꽤 널찍하게 지어진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원도 관리가 잘되어 있는게, 얼핏 봐도 꽤 부유한 사람이 사는 느낌이랄까? 나중에 나이들어 은퇴하고 나면, 이런 곳에 집 한채 지어서 ..

세계문화유산을 찾아서... 이와테현 히라이즈미, 모츠지 절에 가다

일본에서는 4월이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다들 신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틈을 타, 1박 2일동안 재빨리 도호쿠(東北) 지역 여행을 다녀왔다. 도호쿠 지역은 지난 2011년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방사능에 대한 우려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히라이즈미를 비롯, 웅장한 절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던 2011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히라이즈미는 도쿄에서 열차로 약 3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이치노세키'로 이동한 후, 히라이즈미로 가는 기차로 환승하면 된다. 도쿄역에서 이치노세키까지는 약 2시간 반, 이치노세키에서 히라이..

[센다이 맛집] 센다이에서 맛 본 쫄깃한 우설, 규탄 전문점 젠지로

일본 북동부 도호쿠(東北) 지역은 지난 2011년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전 사고로 잘 알려진 지역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도호쿠 지역 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 대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산되었고, 지금까지도 이 때문에 일본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시각에서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일본에 유학을 온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또 얼마 전에는 방사능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도호쿠 지역 여행도 다녀왔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풀어보기로 하고, 오늘은 도호쿠, 그 중에서도 센다이 지역의 대표음식인 규탄(牛舌, 牛たん)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일본에서는 센다이 지역을 여행한다고 하면 당연히 규탄을 먹겠거니 할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규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