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지구본 반 바퀴, 남미로! 2

01.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 길에 오르다.

"뭐, 그건 내가 한번 알아볼 테니까, 암튼 몸 건강히 잘 다녀와라." "그래, 그리고 이 거 한 달만 좀 부탁한다." "어, 근데 그냥 이렇게 갔다 오면 되는 거냐?" "몰라~ 그냥 어떻게 되겠지..." 캐리어 하나를 친구에게 던져주고 돌아섰다. 텅 비어버린 방은 내가 이 곳에 도착했을 때의 모습과 흡사했다. 남들은 설렘에 잠을 설친다는데, 그날따라 유독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이 곳이 어지간히도 익숙해지긴 했다보다. 이른 새벽, 혹시라도 빠뜨린 것은 없는지, 침대 밑과 욕실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핀 후 미리 챙겨둔 배낭을 들쳐 메고 길을 나섰다. 2015년 7월 28일, 그때 그 길을 또 걸을 수 있는 날은 아마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 벌써 올해에만 세 번째, 공항으로 가는 길이 너무도 익숙..

[프롤로그] 남자, 여행에 미치다

"I am gonna travel Lartin America."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문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남미라니.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비행기로 꼬박 열 몇 시간을 날아가야 겨우 도착하는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미치지 않고서야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2015년 7월, 당시 나는 일본의 한 대학교에서 MBA를 공부하고 있었다. 8월 말 졸업식을 한 달 앞두고 마지막 학기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한 달여의 방학이 시작된 것이다. 직장인들은 아마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한 달이라는 기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마도 내 인생의 마지막 방학이 될 그 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2015년 8월을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한 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