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나홀로 터키 5

03.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황홀함, 벌룬투어로 터키여행의 시작을 알리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였을까? 아침, 아니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터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벌룬 투어는 해가 뜨기 전,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카파도키아 상공에서 일출을 감상한 후 내려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새벽 4시, 숙소 앞까지 우리를 데리러 온 픽업 차량에 몸을 싣자마자 또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여행사 이름이 크게 적힌 미니밴 차량은 괴뢰메 마을 곳곳의 호스텔을 들러 사람들을 태운 후, 꽤 그럴듯한 식당에 도착했다. 작고 퍽퍽한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차로 다시금 10여 분을 달리고 나니 황량한 공터 곳곳에서 뭔가에 매달려 끙끙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 너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축 늘어진 벌룬에 불을 쪼이면 조금씩 풍선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

02. 한국인 스텝이 있어 더욱 정겨운 '트레블러스 돔 케이브'(Travellers The Dorm Cave)

본격적인 터키 여행 이야기를 연재하기에 앞서, 괴뢰메 마을에서 묵었던 호스텔 소개를 먼저 시작해볼까 한다. 그나저나 이번 포스팅이 벌써 네번째 글인데, 아직까지도 여행담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했다. 과연 이번 연재는 언제쯤 끝낼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여러 나라, 각각의 도시들은 저마다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괴뢰메 마을은 꽤나 독특한 지역이다. 화산재와 용암으로 만들어진 기암괴석과 그 안에 동굴을 만들어 살아가는 인간의 위대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괴뢰메 마을을 찾은 여행객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씩 품고 돌아가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동굴호텔'에서의 하룻밤이다. 내가 사흘간 머물렀던 '트레블러스 돔 케이브' 역시 괴뢰메에서는 평범한, 하지만 여행객에게는 특별한 '동굴..

01. 인천에서 이스탄불... 그리고 괴레메까지, 기나긴 여정의 시작

2015년 12월 25일은 앞으로 수 년 동안 잊지 못할 내 인생의 특별한 크리스마스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밤을 새가며 일을 한 것도 모자라 (아마도) 평생동안 가장 붐비는 인천공항을 경험했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역에 내려서 게이트 앞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세 시간. 2015년 크리스마스 아침에 대한 기억은 지친 심신을 이끌고 하염없이 줄을 서서 기다렸던 것 밖에 남지 않았다. 혹시라도 비행기를 놓칠까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겨우 비행기에 올라타고 나니, 긴장이 풀리면서 나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한 시간쯤 정신없이 곯아떨어졌을까? 웅성대는 소리에 잠이 살짝 깼다. 코끝을 스치는 냄새, 아! 기내식이구나. 허리를 곧추 세운 후, 좌석 앞 테이블을 내려 음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터키 완전정복] 떠나기 전,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비행기로 9시간, 가이드북 하나를 사서 터키에 대한 정보를 머릿 속에 집어넣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본격적인 여행기 연재에 앞서 비행기에서 공부한,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알게된 터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자. 기독교와 이슬람의 전성기를 간직한 도시, 이스탄불 터키 제 1의 도시인 이스탄불은 과거 동로마 제국과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기독교(의 한 분파인 그리스정교)와 이슬람을 각각 대표하는 제국의 수도였던 탓에 지금도 이스탄불에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문화가 곳곳에 남아있다. 이스탄불 관광의 중심지, 술탄아흐멧역 근처에는 세계 5대 성당 중 하나로 꼽히는 아야소피아 박물관과 핸드메이드 타일 21,000여장으로 뒤덮인 블루모스크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흔히 알려진..

[프롤로그] 여행을 떠나든가, 회사를 떠나든가

어느덧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잠시나마 회사를 떠나 MBA 공부를 하면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했고, 스페인부터 남미에 터키까지... 참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녔다. 지난 9월 회사로 돌아와서는 그야말로 토할만큼 빡센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이 한 해 동안 일어났던 것일까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나름 6년 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4개월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힘든 시간이었다. MBA를 핑계로 잘 놀다왔기 때문이었을까? 새로 배치받은 부서는 유난히도 '빡센' 곳 이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과 깨짐의 연속인 일상 속에서 머릿 속으로 사표를 썼다 지우기를 수차례, 지금도 회사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