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스팅을 시작하기 전, 몇가지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있다. 이상하게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이 초점도 안 맞는 것 같고, 흐리멍텅해 보인다 싶었는데... 아무래도 사진에 서명을 넣으면서, 해상도가 많이 낮아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 부터는 서명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넣어볼까 한다. 아마 전보다 사진 퀄리티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한가지 더, 원래는 시간 순으로 25일간의 여행을 쭈~욱 써내려가려고 했는데, 일단 기억이 사진 해상도만큼이나 희미해진데다가 시간 순으로 생각나는대로 적어 내려가다보니 글이 조금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포스팅 부터는 조금 더, 간결하고 힘차게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글을 시작해보자!!!
마드리드 3일차는 학교 수업(오전)과 씨티투어(오후)에 이어 IE 학생(졸업생)과의 친목모임 순으로 일정이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버스를 빌려 마드리드의 주요 관광지를 구경시켜주었던 씨티투어가 단연 인상적이었다. 비록 반나절 남짓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름 자세한 설명도 곁들여졌었기에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날, 내가 보고 들을 것들을 이번 포스팅을 통해 공유해볼까 한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와 AT 마드리드의 홈구장을 들렀가다 도착한 곳은 바로 데봇 사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드리드와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 곳은 이집트 신전이었다. 원래 이집트의 누비아 계곡이라는 곳에 있던 신전이었는데, 댐 건설로 나일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침수 위기에 빠진 것을 스페인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당시 스페인과 영원한 우호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집트가 선물한 것이라고 하는데, 선물받은 건지, 삥 뜯은 건지는 당사자들만 아는 이야기일 듯...
데봇사원에서부터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걷다보니, 어느덧 알무데나 성당에 도착했다. 사실 몇 년전, 유럽 여행 이후 더이상 성당을 보고 감동을 느끼는 레벨을 벗어났지만, 이 성당은 아무데서나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엽서 느낌이 나는 대단한 건축물이었다. 그래서 이름도 알무데나인가..? ㅡ.ㅡ;;
원래, 알무데나는 아랍어로 '성(城)'을 뜻하는데, 700년대에 이슬람 세력에 의해 스페인이 점령당하게 되자, 당시 마드리드 주민들이 성벽에 성모 마리아 상을 숨겨두었다고 한다. 이후 11세기에 카톨릭 병사들이 마드리드 지역을 탈환한 후, 숨겨두었던 성모상을 찾기 위해 기도를 올렸더니, 다음날 성벽이 무너지면서 그 안에 있던 성모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 성모상을 모셔놓은 곳이 바로 이 '알무데나 성당'이다. 실제로 성당안에 들어가면 성모 마리아 상을 직접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성당은 지겹도록 봐왔기 때문에 과감히 패스했다. 하지만, 입장료도 따로 받지 않으니, 한번 구경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알무데나 성당 바로 옆에는 마드리드 왕궁이 자리잡고 있다. 딱 보는 순간, 프랑스에서 보았던 베르사유 궁전이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베르사유에 버금가는 궁전을 지으라는 펠리페 5세의 명을 받들어 건축된 것이라 한다. 방 개수만 2,800여개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그 중에는 베르사유 궁전의 방과 인테리어 컨셉까지 비슷한 곳도 꽤 있다고 한다. 그나저나 방이 2,800개면... 명 짧은 왕은 죽기 전에 자보지 못한 방도 많을 듯 싶다.
마드리드 왕궁은 학교에서 진행한 투어와 별개로 나중에 다시 한번 더 방문했던 곳이다. 날씨 좋은 날에는 책 한 권 들고 마드리드 왕궁 바로 뒷쪽에 있는 '캄포 델 모로'에서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왕궁 내부도 한번 들어가보려 했으나, 관람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냥 바깥 모습만 대충 보고 발걸을을 돌렸다. 참고로 마드리드 왕궁은 오전 10시부터 동절기(10월~3월)는 오후 6시까지, 하절기(4~9월)는 오후 8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10유로다.
△ 마드리드 왕궁 바로 뒷 편에 위치한 '캄포 데 모로'
마드리드 왕궁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오리엔테 광장'이 나온다. 그리고 광장 중앙에 위치한 펠리페 4세의 기마상! 유럽에 성당만큼이나 많은 것이 광장이고... 광장마다 기마상이 있기 마련이지만, 펠리페 4세의 기마상은 좀 잪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바로 기마상을 만드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 그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역광이라 잘 보일지 모르겠지만, 기마상의 무게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말의 뒷다리 2개가 전부이다. 무게 중심이 조금이라도 앞으로 쏠리면 기마상이 무너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갈릴레이가 많은 조언을 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기마상은 아직까지 쓰러지지 않았고, 그래도 지구는 돈다.
오리엔테 광장을 걷다보면 '이걸 사람이 한건가?' 싶을 정도로 네모 반듯하게 손질되어 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조경도 알게 모르게 베르사유 궁전의 영향을 받은게 아닌가 싶다.
사실, 마드리드는 볼만한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 유럽의 3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프라도 미술관,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거느린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정도를 제외하면, 유럽 어느 도시에나 있는 광장과 궁전 몇 개가 전부다. 그래서 흔히 마드리드를 '볼 것 없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마드리드에서 1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그런 일반적인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하지만 볼 것이 없다는 이유로 건너뛰기에는 놓치기 아쉬운 마드리드만의 무언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유럽의 여러 나라 중, 외국인에게 가장 친근하다는 스페인에서도 마드리드 사람의 친절함과 따뜻함은 가히 최고였다.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묘한 싸늘함 따위는 이미 잊은지 오래, 나중에 포르투갈로 넘어가서 만난 사람들이 '다들 포르투갈 사람들 정말 친절하지 않냐'고 할때도, 속으로는 '마드리드를 아직 안 가 보셨군...'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화창한 날씨와 함께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던 여유, 그리고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던 예술가들의 수준높은 거리 공연은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경제위기때문에 다들 각박하게 살고 있을거고 생각했었는데, 왠걸... 이들은 정말로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비록, 유럽에서는 흔하디 흔한 성당이고, 광장이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도시, 마드리드는 그런 곳이다.
[꽃보다 유럽] 06. 마드리드 씨티투어 - 알무데나 성당, 마드리드 궁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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