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48

25. 7세기 이슬람 세력의 위엄이 그대로, 신트라 무어인의 성

포르투갈의 산토리니, 아제나스 두 마르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신트라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다음 목적지는 '무어인의 성'. 441번 버스의 종착역인 '포테라 드 신트라'에서도 무어인의 성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그런데, 아침을 부실히 먹어서인지, 배가 점점 고프기 시작했다. 잠깐은 참을 수 있겠지만, 무어인의 성이든 페냐 성이든 일단 관광지로 이동하면 밥을 먹기가 애매해질 것 같았기에 일단 기차를 타고 신트라 역으로 이동했다. 무어인의 성, 페냐 성 등 아름다운 성들로 유명한 이 곳, 신트라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날두의 고향이기도 하다. 진작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마드리드에서 산 호날두 유니폼을 입고 갔을텐데... 그나저나 하루에도 수백명의 관광객이 찾는 도시의 기차역치고는 신트라 역..

24. 대서양과 맞닿은 절벽마을, 아제나스 두 마르(Azenhas do Mar)에 가다.

리스본에서 기차로 40여분 거리에 위치한 신트라는 그야말로 포르투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산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옛 왕궁, 신트라 성과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슬람 세력이 건설한 무어인의 성,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모티브로 알려진 페냐 성 등 도시 곳곳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엄청난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건축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 신트라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호시우 역에서 신트라 행 기차를 타기 전, 신트라 패스를 구입했다. 단돈 15.5유로에 리스본-신트라 간 열차는 물론, 신트라 내에서 열차나 버스를 하룻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매표소에서 신트라 데일리 패스를 달라고 하면 되는데..

23. 야간버스를 타고 리스본으로...(부제 - 새벽녘의 멘붕)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은 바로 포르투갈에서의 일정 배분이었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MBA 교류 프로그램(GNAM)에 참여하게 되면서 25일 짜리 일정이 20일로 짧아졌고, 그로 인해 포르투갈에서는 머무르는 일정도 3박 4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리스본과 포르투, 두 개의 도시 중 어디에 그나마 오래(2박) 머무를 것인가를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블로그 후기를 찬찬히 살펴보니, 수도인 리스본보다 오히려 포르투에서의 여행이 더 좋았다는 의견이 많길래, 리스본 일정을 과감하게 줄이고, 포르투에서 이틀을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막상 포르투에 도착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전 조사 당시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변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리스본 근교에 있는 신..

22. 포르투 최고의 핫플레이스(2편) - 도루 강의 물줄기를 따라서

인류의 문명은 강에서 시작되었다고 했던가? 나일강을 비롯한 고대 4대 문명의 발상지를 언급하기 위해 네이버를 뒤적거려 볼 필요도 없이, 파리, 런던, 그리고 서울 등 웬만한 도시를 떠올려 보면, 그 중심에는 항상 강이 흐르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도시와 강의 조합 중에서도 포르투를 관통하는 도루 강변의 풍경과 분위기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럼 지금부터 도루 강의 분위기를 함께 느껴보자! 히베리아 지구에는 도루 강을 따라 수많은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는데, 이 곳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여행하다 보면 낮에도 맥주 병을 손에 쥐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스페인은 씨에스타 시간(오후 2시 정도)에는 펍이 그나마 한산한..

19. 동화 속 상상이 현실로 - 해리포터의 배경, 렐루 서점에 가다.

포르투에서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스텔에서 커피와 토스트로 이루어진 유러피안 조식을 처묵처묵 한 후, 길을 나섰다. 첫 날과는 달리 동행이 없는 외로운 여행이지만, 이제 제법 시내 지리도 익숙해졌고 머릿 속에 가볼 장소들이 대충 입력이 된 상태라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다. 오늘 여행의 시작은 해리포터의 배경이 되었던 렐루 서점, 전날 씨티투어에서는 건물 외관을 한 번 쓰윽 둘러본 정도였는데, 사실 별 다른 감흥은 없었다. 아마, 해리포터 이야기가 없었다면 신경도 안 쓰고 지나쳐 버리지 않았을까? 포르투 시내는 그야말로 코딱지만하다. 한 10~20분 정도 거리에 웬만한 볼거리는 다 몰려 있다. 렐루 서점 역시 숙소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서둘러 걸으면 5분..

18. 포르투 최고의 핫 플레이스 (1편) - 밤에 더 아름다운 동 루이스 다리

포르투의 히베이라 지구와 가이아 지구를 잇는 동 루이스 다리는 그야말로 포르투 최고의 핫 플레이스다. 포르투에서 끼니를 거르면 걸렀지, 동 루이스 다리를 안 보고 지나치는 관광객은 없을 것이다. 오늘은 1박 2일 동안 이 곳에서 죽치고 있으면서 느꼈던 순간들을 공유해볼까 한다. 포르투의 와이너리들이 모여있는 가이아 지구 쪽에서 담은 동 루이스 다리의 모습. 반포대교처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자동차가 2층은 트램 전용 구간으로 구분된다. 1층과 2층 모두 길가에 보행구간이 마련되어 있어 사람들은 취향대로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동 루이스 다리 2층 구간에서 본 성곽의 모습 오랜 옛날 혹시 모를 이민족들의 칩입에 대비해서 히베리아 지구의 외곽에 성곽을 쌓았는데, 멀리서도 잘 보이는 위치를 골라..

17. 와인에 대한 당신의 상식을 넓히는 순간, 포르투 와이너리 투어

포르투의 도루 강변을 따라 줄지어 위치한 와이너리를 보고 있으면, '이 곳이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부분 '와인'하면 프랑스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곳 포르투의 와인 역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명성과 품질을 자랑한다. 식사 후, 단 것이 땡길때 찾게 되는 달달한 포트와인(port wine)이 바로 이 곳, 포르투(Porto)에서 유래된 것이다. 17세기,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의 여파로 프랑스에서 더이상 와인을 수입하지 못하게 된 영국 상인들이 이 곳에 정착해서 영국으로 수출할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와인 수송선들이 전쟁지역을 피해 우뢰해야 했기 때문에, 영국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리자, 와인의 변질을 막기 위해 와인에 브랜디를 섞기 시작했는데, ..

15. 포르투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무료 워킹투어 체험기

포르투갈 제 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포르투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규모가 작았다. 동네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스리슬쩍 둘러보고 사진 몇 장 찍으면 하루만에도 왠만한 것들은 다 보고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를 꼽으라면 망설임없이 포르투를 이야기 할 것이다. 그만큼 이 곳은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호스텔 스텝을 따라 포르투 시내에 있는 리베르다데 광장으로 나갔다. 여행하기 더없이 화창한 날씨에 이미 광장에는 꽤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있었다. 아마도 포르투에 있는 호스텔 몇 군데가 손님들을 모아 공동으로 씨티투어를 진행하는 것 같다. 늘 그래왔듯 서로 이름과 국적을 이야기하며 다소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며, 투어가 시작되었다. 작지만 유용한 팁! 포르투에서 타트..

13. 마드리드에서의 시작과 끝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어느덧 마드리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1주일 일정의 마지막이지만, 학교 일정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루 종일 자유시간을 누리는 첫번째 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마드리드보다 더욱 유명한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다시 한 번 찾아가 보기로 결정했다. 모처럼 여유있게 일어나 일본에서 준비해 간 라면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 후, 길을 나섰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에 도착했던 첫번째 날에 이미 한 번 가봤던 곳이라 길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3월 초 였는데, 워낙 날씨가 따뜻해서였는지 이름 모를 공원에 있는 벚꽃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스페인에서 벚꽃을 보게 될 줄이야... 공원..

12. 세련미 넘치는 마드리드 전통시장, 산 미구엘 시장을 가다.(feat. 산 기네스 a.k.a. 대왕 츄러스 가게)

마요르 광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 미구엘 시장'이라는 곳이 있다. 183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일종의 재래시장이랄까? 흔히, 재래시장이라고 하면 적당히 지저분하면서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공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곳은 애초 생각했던 이미지와 조금 달랐다. 철제 골조와 통유리로 이루어진 건물 안에 위치한 산 미구엘 시장은 밖에서 얼핏 봐서는 시장인가 싶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오래 전, 화재로 인해 기존 건물이 모두 불에 타고 철근만 남게 되었는데, 지금 건물은 기존에 벽이 있던 자리에 유리를 가져다 붙인 것이라고 한다. 원래 건물의 형태는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통해, 화재 사고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지금의 산 미구엘 시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