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Traveling Story

[센다이 맛집] 센다이에서 맛 본 쫄깃한 우설, 규탄 전문점 젠지로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4. 7. 08:30

 

 

일본 북동부 도호쿠(東北) 지역은 지난 2011년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전 사고로 잘 알려진 지역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도호쿠 지역 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 대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산되었고, 지금까지도 이 때문에 일본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시각에서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일본에 유학을 온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또 얼마 전에는 방사능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도호쿠 지역 여행도 다녀왔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풀어보기로 하고, 오늘은 도호쿠, 그 중에서도 센다이 지역의 대표음식인 규탄(牛舌, たん)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일본에서는 센다이 지역을 여행한다고 하면 당연히 규탄을 먹겠거니 할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규탄이 센다이를 대표하는 음식이 된 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說)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센다이 지역에 주둔하던 미군 부대에서 버린 소의 혀와 꼬리 부위를 모아 요리를 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규탄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비싸서 그동안 먹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우설'이 알고보니 부대찌개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센다이에는 정말 많은 규탄 전문 음식점이 있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신칸센 센다이 역 안에 있는 '젠지로(善治郎)'라는 곳이다. 사실, 규탄이 너무나도 먹고 싶었지만, 기차 시간에 쫓겨 할 수 없이 역안에 있는 음식점을 골라 들어간 것이었는데, 알고보니 이 곳은 센다이 지역에서 꽤 유명한 규탄 전문점이었다. 심지어 하루에 100그릇을 팔고 나면 가게 문을 닫아버리는 장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곳이다.

 

 

역시나 맛집답게 가게 앞에는 항상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다들 빨리 배를 채운 후, 기차를 타러 가야하는 입장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대기시간은 길지 않았다. 약 10여분 정도 기다렸다가 드디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게 한 쪽 메뉴판 위로, '젠지로 왔다감'이라고 자랑하는 것 같아 보이는 사인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아마도 일본 내에서는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 여럿 다녀갔나보다.

 

 

규탄 전문점이라 메뉴가 단순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종류가 많아서 당황했다. 어차피 주머니 사정에 따라 주문하면, 가격에 맞는 양과 종류를 갖춘 음식이 나오긴 하나, 종업원에게 외국어 메뉴판을 가져다 달라고 하자. 영어 뿐 아니라 한국어로 메뉴 설명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각 메뉴의 특징을 한 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500엔짜리 규탄 정식을 주문한 후, 주방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 홀과 투명 플라스틱(?)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주방에서는 석쇠에 소 혓바닥을 마구마구 구워대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우설을 뒤집는 주방장의 모습에서 뭔가 포스가 느껴졌다.

 

 

사실, 젠지로는 체인점이라 (아마도) 본사에서 식자재를 조달해 오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주방 한쪽에는 우설 부위를 포장해 놓은 비닐 팩이 가득 쌓여 있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을 보고 마트에서 냉동 고기를 사다 구워주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괜한 의심을 했던게 조금은 미안해진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애피타이저로 샐러드가 먼저 나왔다. 대부분의 정식 메뉴는 샐러드와 토로로(참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일본사람들은 주로 토로로를 선택해 밥위에 올려서 비벼먹곤 하는데, 내 입맛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샐러드를 주문했다.

 

 

뒤이어 나온 규탄 정식의 모습! 우설 고기와 함께 소꼬리 국이 함께 나온다. 왼쪽의 보리밥은 무료로 1번 리필이 가능하니, 양이 적다 싶으면, 리필 찬스를 활용하시길....

 

 

사실, 이번에 센다이에서 우설 요리를 처음 먹어보았다. 모양은 소고기랑 별 차이가 없는데,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쫄깃한 느낌 때문에 여러번 꼭꼭 씹어먹어서인지 배도 금방 부른 느낌이랄까? ㅋ 소꼬리 국은 집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바로 그 맛이다. 왠지 모르게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생각난 김에 빨리 포스팅 마치고 집에 전화나 한통 드려야겠다.

 

 

센다이 지역의 대표적인 규탄 전문점답게 맛이 아주 최고였다. 기본 메뉴에 해당하는 규탄 세트 외에도 우설과 함께 쇠고기로 만든(?) 소세지 등이 포함된 세트메뉴, 우설 카레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니, 입맛따라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는 것도 이 곳의 큰 장점이다.

 

센다이 신칸센 역에 있는 가게는 위치가 조금 애매하긴 한데, 일단 센다이역 2층으로 올라와 좌측으로 직진하면 신칸센을 타는 입구가 보일 것이다. 입구로 들어가지 말고, 다시 좌측으로 돌아 조금만 가다보면 규탄 음식점이 줄지어 모여 있는데, 그 골목 중간쯤 벽면이 검정색으로 되어 있는 가게가 바로 '젠지로'다. 센다이 지역의 다른 점포를 찾는다면 그냥 구글맵에 'zenjirou'를 입력하면 된다.

 

일본어 사이트이긴 하지만, 홈페이지는 여기(http://www.zenjirou.jp/)를 참조!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관성 없는 평점>

맛 ★★★★☆ / 가격 ★★★★ / 분위기 ★★★

종합 ★★★★ 

 

[센다이 맛집] 센다이에서 맛 본 쫄깃한 우설, 규탄 전문점 젠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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