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260

2018년 4월의 목표

2017년은 정말이지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차라리 죽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긋지긋한 한 해였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회사로부터의 독립'이라는 키워드가 막연한 상상에서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는 점.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실과 함께, 회사가 나의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깨지면서 참 많이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몇 번의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마저도 실패! 많은 것을 생각했던 한 해였고, 정신적으로 많이 방황했던 시기였다. 자연히 블로그에도 소홀해졌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고민했지만, 정작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렇게 2017년이 지나갔고, 2018년도 벌써 1/4이나 흘러갔다. 지난 주말이었는지..

73. [에필로그] 여행의 끝은 또 다른 일상의 시작

내가 꿈을 꾸어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꿈을 꾸어 내가 된 것인지,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도무지 모르겠나이다. -구운몽 中- 지금으로부터 약 2년 반 전, 그러니까 2015년 3월 말 남유럽 여행기 연재를 시작하며 인용했던 구절이다. 평생 처음으로 한 달 여의 긴 여행이 끝난 후, 당시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설명하는 글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행기 연재를 끝내는 지금 나의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한 문구이기도 하다. 2015년 3월 말, 여행기 연재를 시작할 때 만해도 이게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 달도 채 안되는 여행 이야기를 3년 가까이 질질 끌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무리 핑계를 대도 작가의 게으름 때문이다. 지난 3년 여의 시간동안 귀찮음과 사투를 벌여가며 글을 ..

잦은 회식으로 지친 그대여, 샐러드로 힐링하자 - ‘피그인더가든(PIG in the garden)’

잦은 야근과 회식이 일상인 여의도 직장인의 삶. 매일 기름진 음식으로 몸 안에 콜레스테롤을 잔뜩 쌓아왔다면, 건강을 위해서라도 여기를 찾아가 보자. 온갖 채소로 가득찬 장소에 당신이 발을 내딛는 순간, 이 곳의 이름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피그 인 더 가든(PIG in the garden)' '피그인더가든'은 여의도 공원 맞은 편, 한화증권 빌딩 1층에 위치해 있다. 약속을 잡을 때, 빌딩 이름을 정확히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저기 맞은편 하나(대투)증권 빌딩에서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피그인더가든도 하나대투증권과 같은 초록색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고 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입구에서부터 초록의 식물들이 손님을 반긴다. 그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침대, 소파 먼지로 기관지가 답답하다면? - 다이슨 v6 매트리스(Dyson V6 matress)

지난해, 거금을 들여 집을 장만한 지도 벌써 만 1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텅 빈 집에 가구며 가전을 채우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이것저것 채워넣다보니 정리정돈이 필요해지고, 자연스레 청소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청소라는 것이 꽤 번거로운 가사노동이라는 것을 인지할 때마다 진공 청소기, 물걸레 청소기에 이어 로봇 청소기까지, 집 안에 청소기가 하나씩 추가되기 시작했다. 집 안 한켠에 놓인 청소기 위에 먼지가 쌓이는 아이러니를 경험하면서 '다시는 청소기를 사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그 다짐은 오래가지 않았다. 주말에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다가 괜스레 목이 칼칼해지고 기침이 나는 것을 느끼며, '침구 청소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짐과 깨달음 사이에서 약 한 달간을 고민하다, 드디어 오늘 ..

72. 바르셀로나의 잠 못 이루던 밤(feat. 야경 핫스팟, 티비다보 미라베 레스토랑)

똑같이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열차를 기다리지만, 그 도시 주민과 여행객이 느끼는 감정은 180도 다르다. 누군가는 지금 이 열차를 내일도 모레도, 또 한 달 뒤에도 똑같이 타고 내리겠지만, 여행자는 평생 다시 이 장소에서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을지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여행의 매 순간은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이다. 마치 시한부 환자의 하루하루처럼, 바르셀로나에서의 시한부 삶이 서서히 끝나간다. 어느 새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저녁. 어쩌면 다시는 오지 못할 이 곳의 마지막에 어울리는 장소가 어디일지 한참을 고민해본다. 4박 5일간의 비교적 여유있는 일정 동안 사그라다 파밀리에 성당에서부터 구엘공원, 몬주익 언덕 등 주요 관광지는 물론 캄프누 경기장에서 엘 클라시코까지 관람한 터라 여행 명소에 대한 목마..

올 가을, 당신의 몸을 완성시킬 보충제 3선

가을, 바야흐로 남자의 계절이다. 올여름도 멋진 몸매 과시에 실패했다면, 이번 가을 시즌을 노려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에 뭇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면 '정말' 조각 같은 몸이 필요하지만, 가을은 다르다. 걸치는 옷의 핏을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옷걸이만 만들어내면 된다. 당장 헬스장을 등록하고 PT를 신청하자.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의 몸매 조각을 도와줄 친구들을 불러 모으자.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제품은 모두 마이프로틴(https://goo.gl/NSRX89)에서 구매했다. 보기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과 영양, 휴식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지금까지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은 우리가 너무 휴식에만 집중했기 때문! 적절한 운동과 그에 걸맞은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과도한 다이어..

7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 산파우 병원 방문기

한 달여간의 배낭여행을 시작하며 집을 나서던 순간이 떠오른다. 몇 번이고 확인한 후 꾸린 배낭을 들쳐메고서 그래도 혹시 빠진 것은 없는지 괜스레 방안을 수차례 돌면서 이것저것 훑어보고 현관문을 나서면서도 몇 번씩이나 뒤를 돌아보았던 그 순간 말이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에서의 일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한 달여간의 배낭여행의 종착지, 바르셀로나에서도 이제 왠만큼 볼만한 것들은 다 본 것 같다. 그래도 혹시라도 빠뜨린 것은 없는지 괜히 블로그와 여행 책자를 뒤적여본다. 마치 여행을 시작하며 집을 나서던 그 때처럼, 그렇게 한참을 검색하다 찾아낸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으로 알려진 산파우 병원, 이번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날 아침, 호스텔을 나서 산파우 병원으로 ..

헤밍웨이가 극찬한 바로 그 연필, 팔로미노 블랙윙 602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사건 때문이었다. 우연히 벌어진 일이었기에, 글 쓰는 것 또한 금새 끝나버렸지만, 그로부터 몇 년 후, 조각난 여행의 기억들을 모아 글을 연재하면서 글쓰기가 하나의 습관처럼 일상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글로 먹고 사는 '글쟁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부끄러운 상상을 해본다. 문구류에 대한 욕심, 또는 허세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아마 그 무렵부터였을 것이다. 혹자는 고작 그런걸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사는냐고 묻기도 했지만, 자고로 글쟁이는 글의 품격에 어울리는 도구를 갖춰야 한다며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글을 쓰는 것보다 돈을 쓰는 횟수가 더 많아졌지만, 그게 뭐 대수라고. 카드가 한 번씩 긁힐 때마다, '글쟁이'에 한 걸음 더 다가선 ..

70. 내 인생 최고의 90분, 엘클라시코 직관기 (2편) - 마! 이기 축구다. 아나?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그 현장에 내가 있다니... 초록의 잔디와 칠흑의 하늘의 경계선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다. 전광판에는 엘클라시코를 알리는 양팀의 앰블럼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상 낙원(地上樂園)' 2015년 3월 22일의 캄프누는 그야말로 지상 낙원이었다. 단언컨데 35년을 살면서 한 공간에 모인 사람 전부가 이처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셀카를 찍고,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축구가 세계를 하나로 만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게 되었다. '동상이몽(同床異夢)'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두 빅클럽의 경기는 마치 미-소 냉전 시대처..

69. 내 인생 최고의 90분, 엘클라시코 직관기 (1편) - 티켓 찾아 삼만리

El Clasico, 굳이 번역을 하자면, 전통의 라이벌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냥 레알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간의 경기라고 하자. 어차피 그 때 말고는 들을 일이 없는 단어니까. 엘 클라시코는 비단 스페인 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끄는 경기다.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죽기 전에 꼭 보고 싶어하는 그 경기를 만약 내가 본다면? 그런데 그 거짓말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맙소사! △ 사진출처 : https://www.sbat.com/football/news/how-to-watch-el-clasico 때는 바야흐로 2015년 3월 22일, 전 세계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기가 열리는 그날, 나의 스페인 여행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스페인 여행의 종착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