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을 꾸어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꿈을 꾸어 내가 된 것인지,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도무지 모르겠나이다. -구운몽 中- 지금으로부터 약 2년 반 전, 그러니까 2015년 3월 말 남유럽 여행기 연재를 시작하며 인용했던 구절이다. 평생 처음으로 한 달 여의 긴 여행이 끝난 후, 당시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설명하는 글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행기 연재를 끝내는 지금 나의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한 문구이기도 하다. 2015년 3월 말, 여행기 연재를 시작할 때 만해도 이게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 달도 채 안되는 여행 이야기를 3년 가까이 질질 끌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무리 핑계를 대도 작가의 게으름 때문이다. 지난 3년 여의 시간동안 귀찮음과 사투를 벌여가며 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