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유럽 49

14. 작지만 아름다운 포르투, 그리고 타트바(Tattva) 호스텔

마드리드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드디어 포르투로 떠나는 날이 밝았다. 오전 9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지만, 구글맵에서 알려준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버스는 오질 않았다. 왠만하면 버스 안에서 창밖으로 비치는 마드리드의 모습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었지만 오지 않는 버스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일.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마드리드 공항으로 향했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굳이 일찍 도착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권 확인 및 검색대 통과에도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여행 일정이 많이 남았기에 면세점 쇼핑은 생략하고 게이트로 향하던 중, 엄청난 ..

13. 마드리드에서의 시작과 끝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어느덧 마드리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1주일 일정의 마지막이지만, 학교 일정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루 종일 자유시간을 누리는 첫번째 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마드리드보다 더욱 유명한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다시 한 번 찾아가 보기로 결정했다. 모처럼 여유있게 일어나 일본에서 준비해 간 라면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 후, 길을 나섰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에 도착했던 첫번째 날에 이미 한 번 가봤던 곳이라 길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3월 초 였는데, 워낙 날씨가 따뜻해서였는지 이름 모를 공원에 있는 벚꽃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스페인에서 벚꽃을 보게 될 줄이야... 공원..

12. 세련미 넘치는 마드리드 전통시장, 산 미구엘 시장을 가다.(feat. 산 기네스 a.k.a. 대왕 츄러스 가게)

마요르 광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 미구엘 시장'이라는 곳이 있다. 183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일종의 재래시장이랄까? 흔히, 재래시장이라고 하면 적당히 지저분하면서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공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곳은 애초 생각했던 이미지와 조금 달랐다. 철제 골조와 통유리로 이루어진 건물 안에 위치한 산 미구엘 시장은 밖에서 얼핏 봐서는 시장인가 싶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오래 전, 화재로 인해 기존 건물이 모두 불에 타고 철근만 남게 되었는데, 지금 건물은 기존에 벽이 있던 자리에 유리를 가져다 붙인 것이라고 한다. 원래 건물의 형태는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통해, 화재 사고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지금의 산 미구엘 시장을..

11. 도시의 진정한 매력은 광장에서 나온다. - 마드리드 3대 광장 집중 탐구

역사적으로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유럽사람들에게 광장은 다 같이 모여 축제를 즐기며 정치,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토론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마드리드에도 스페인 광장, 마요르 광장, 솔 광장 등 유명한 광장이 몇 군데 있다. 오늘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번쯤 지나치게 될 마드리드의 광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도심속 시민들의 휴식공간, 스페인 광장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의 동상으로 유명한 '스페인 광장'이다. 사실, '스페인 광장'이라고 하면, 다들 김태희가 플라멩고를 추며 CF를 찍었던 세비야의 광장을 떠올리곤 하는데, 스페인 어느 도시를 가든 '스페인 광장' 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 ..

10. 꽃할배도 반한 세고비아 전통요리를 즐겨보자! - 코치니요 전문점 메종 데 깐디도

세고비아에서 반드시 봐야 할 관광 포인트 Top 3를 꼽으라면, 누구나 망설임 없이 ① 악마의 다리(로마 수도교), ② 세고비아 대성당, 그리고 ③ 백설공주의 성(알 카사르)을 꼽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세고비아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을 묻는다면, 관광포인트 Top 3를 보고 난 후, '코치니요 아사도' 요리를 먹어보라고 대답할 것이다. 오후 7시 반, 알 카사르 내부 관람까지 마친 후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다. 워낙 밥을 늦게 먹는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저녁 먹기 딱! 좋은 시간이지만, 6시가 되면 칼같이 밥을 먹어줘야 하는 '토종 한국인'인 나로서는 배고픔을 견디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알 카사르에서 아소게호 광장으로 돌아가는 길, 아까와는 달리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골목이 북적북적했지만, 눈길..

09. 백설공주의 성, 세고비아 알 카사르에 가다.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작은 도시, 세고비아에는 유난히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많다. 세고비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가 건설한 도시라고도 하고,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노아의 아들이 정착한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도시의 시작에서부터, 로마 수도교 등 다양한 전설이 전해내려로는 것은 세고비아가 그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꿈과 낭만이 가득한 동화 속 나라, 세고비아에서도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세고비아 여행의 하이라이트, 알 카사르. 중앙의 우뚝 솟은 탑과 꼬깔 모양의 청색 지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 곳은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의 성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비록, 역광이라 사진에 온전히 옮겨담을 수는 없었으나, 정말 동..

08. 작지만 아름다운 동화 속의 마을, 세고비아 - 악마의 다리, 세고비아 대성당

동화 속에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마을,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에서 당일치기로 여행하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드리드를 여행했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시내 관광보다 오히려 세고비아, 톨레도 같은 근교 여행이 더 기억에 남았다고 할 정도다. IE 비즈니스 스쿨의 공식일정이 모두 끝난 금요일 오후,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난 후, 세고비아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세고비아와 톨레도 중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세고비아 여행을 가이드 해주겠다는 현지인 친구의 제안에 냉큼 카메라를 챙겨 길을 나섰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까지는 기차로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 거라 최대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렌페를 이용했는데, 버스를 타면 교통비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 ..

07. 유럽 3대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을 공짜로 즐겨보자!(feat. 레티로 공원)

흔히, 유럽 3대 미술관이라고 하면 런던의 국립미술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그리고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을 꼽는다. 마드리드에 와서 프라도 미술관을 보지 않고 돌아간다면 뭐랄까 삼겹살 집에 가서 마늘만 구워먹다 온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사실, 프라도 미술관이 유럽의 3대 뭐시기라길래,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 런던의 대영 박물관과 함께 3대 전시관인가보다 했을 정도로 예술에 무지한 나 역시도 프라도 미술관 만큼은 꼭 봐야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술에 워낙 까막눈인지라 '14유로나 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봤자 제대로 보고 나올 수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럽 여행 중에서도 미술, 건축 등 예술 분야는 정말 아는 만큼 보이고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 배낭여행을 ..

06. 마드리드 씨티투어 - 알무데나 성당, 마드리드 궁전 등

오늘 포스팅을 시작하기 전, 몇가지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있다. 이상하게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이 초점도 안 맞는 것 같고, 흐리멍텅해 보인다 싶었는데... 아무래도 사진에 서명을 넣으면서, 해상도가 많이 낮아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 부터는 서명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넣어볼까 한다. 아마 전보다 사진 퀄리티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한가지 더, 원래는 시간 순으로 25일간의 여행을 쭈~욱 써내려가려고 했는데, 일단 기억이 사진 해상도만큼이나 희미해진데다가 시간 순으로 생각나는대로 적어 내려가다보니 글이 조금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포스팅 부터는 조금 더, 간결하고 힘차게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글을 시작해보자!!! 마드리드 3일차는 학교 수업(오전)과 씨티투어(오후)에 ..

05. IE 비즈니스 스쿨과 함께 한, 마드리드 생활 2일차

2015년 3월 2일, 스페인-포르투갈 모로코 여행 2일차, 프리메라리가 직관의 추억을 가슴깊은 곳에 간직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로 향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몇 번 언급했었지만, 3월 첫주에 내가 참여하는 GNW(Global Network Week)는 일종의 MBA 교류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20여개(?) 학교에서 특정 주제에 관한 커리큘럼을 개설하고, 학생들은 자유롭게 학교를 선택해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평소에 유로존과 금융위기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애초에 방학동안 스페인 지역을 여행하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그냥 마드리드에 있는 IE 비즈니스 스쿨에 지원했다. 애초에 GNW는 공부보다는 스페인 지역을 여행하는 김에 학점이나 따자는 생각으로 지원한 것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