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고 쓰는 맛집스토리/서울맛집백서 15

[광화문/★] 다이어트를 망치는 달콤한 악당, 마피아 디저트

광화문 일대에세도 꽤 괜찮은 식당이 몰려있는 것으로 유명한 D타워 1층. '구멍가게'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좁은 매장에 간판마저 '성의없이 끄적여 놓은 듯한' 느낌을 풍기는 곳, 여기는 마피아 디저트다. '티라미수 조지러 와♡'라는 도발적인 문구에 발끈해서 한번 조져보려고 매장안에 들어섰는데, 좁다. 좁아도 너무 좁다. 카운터를 제외하면 매장 공간이 두어 평은 되려나? 그냥 좁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꼼꼼하게 사진을 찍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매장이 워낙 좁아서 문 밖으로 늘어서서 기다리는 손님들 눈치에 얼른 주문을 해서 나가야 겠다는 생각 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메뉴를 고르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점. 티라미수는 오리지널, 발로나 초코볼, 계절과일 이렇게 세 종류가 있는데, 대부분 오리..

[고속터미널/☆]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했던가? - 부다스벨리(Budda's Belly)

어느덧, 1년 만이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지가, 아마 고등학생 때였지 싶다. 터미널 옆에 센트럴씨티와 신세계 백화점이 들어서면서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 전까지만 해도 뉴코아 백화점 주변이 그 지역의 핫 플레이스였는데, 이제는 '고터'라고 하면 누구나 센트럴씨티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센트럴씨티가 생긴 지도 벌써 십 수년이 지나고 '파미에스테이션'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겨났다. 신세계가 100억을 투자해서 만든 공간이라는 소문이 들리던데, 직접 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다. 1년 동안 한국을 비운 사이에, 고터에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겪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블로그에서 우연히 파미에스테이션을 접한 후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논현동/☆] 럭셔리 떡볶이의 끝판왕 - 수퍼집(SUPERZIP)

천원짜리 한장을 손에 쥐고 친구들과 함께 책가방을 메고 달려간 그 곳에는 언제나 매콤달달한 그 것이 있었다. 미끈한 바디를 촉촉히 적시는 화끈한 양념, 따끈한 오뎅 국물 한 모금을 곁들이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 앞 분식집의 추억, 벌써 20여년 전의 이야기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우리 동네의 분식집 풍경은 20년 전의 그것과 많이 달라졌다. 책가방을 등에 메고 왁자지껄 떠드는 꼬맹이들의 자리는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채워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영업시간도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3~4시까지로 바뀐지 오래다. 이제 떡볶이는 더 이상, 꼬맹이들의 전유물이 아닌가 보다. 오늘은 젊은 여심 공략을 120% 성공하고 있는 화제의 맛집을 소..

[연남동/★] 라틴의 정열을 느껴보자! 파라과이 음식 전문점, 아꼬메르

남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헬조선으로 돌아와 직장생활에 매진하다 보니, 남미에서의 꿈 같았던 추억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이대로 그 때의 행복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는 법!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순간이다. 그래서 아꼬메르라는 음식점을 찾았다. 한국에서는 왠만해서 찾기 어려운 남미 음식 전문점이다. 연남동의 골목 어귀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이지만, 다음 지도를 이용해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연두색 벽지에 성의없이 붙여놓은 듯한 사진, 인테리어가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이런 엉성함 덕분에 남미에서의 추억을 조금 더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군데군데 벽지를 뜯어놓거나, 곰팡이를 풀어두었다면, 좀 더 로컬 느낌 가득한 분위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일단 자리에 앉아 메뉴를..

[강남역] 그동안 몰랐던 한식의 가능성을 보다, 왕의 이야기를 담은 자연별곡

내가 일본에 머무르고 있었던 1년 사이에, 한국에서는 꽤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메르스, 지뢰도발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야 이미 인터넷 뉴스를 통해 접해왔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한 달여의 지내다 보니, 밖에서 보던 것보다 한국 사회는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변화는 바로 '음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었다. '슈가보이' 백종원을 비롯,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요리사들이 '쿡방'을 통해 예능의 대세로 떠올랐고, 올반, 계절밥상 등 한식을 테마로 한 한식부페가 생겨나는 것을 보면서, 음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한식부페가 인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가봐야지' 하며 벼르고 있었는데, 도무지 시간이 나질 않았다. 결국 추석연휴 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