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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라틴의 정열을 느껴보자! 파라과이 음식 전문점, 아꼬메르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11. 2. 07:30

 

남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헬조선으로 돌아와 직장생활에 매진하다 보니, 남미에서의 꿈 같았던 추억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이대로 그 때의 행복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는 법!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순간이다. 

 

 

그래서 아꼬메르라는 음식점을 찾았다. 한국에서는 왠만해서 찾기 어려운 남미 음식 전문점이다. 연남동의 골목 어귀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이지만, 다음 지도를 이용해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연두색 벽지에 성의없이 붙여놓은 듯한 사진, 인테리어가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이런 엉성함 덕분에 남미에서의 추억을 조금 더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군데군데 벽지를 뜯어놓거나, 곰팡이를 풀어두었다면, 좀 더 로컬 느낌 가득한 분위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일단 자리에 앉아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아꼬메르는 파라과이 음식 전문점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남미 음식이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파라과이를 여행하지 않은 내게도 친숙한 메뉴가 많이 보였다. 볼리비아 우유니에서 나를 감동시켰던 엠빠나다와 남미식 우까스인 밀라네사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는 동안 매장 안에서는 파라과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연남동 골목길 사이로 스며드는 따뜻한 햇살과 흥겨운 라틴음악의 묘한 조화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나를 옥죄던 긴장감을 조금씩 풀어주기 시작했다. 아... 조금씩 남미에서의 여유가 떠오를 듯, 말 듯 한다. ㅋ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남미식 우까스라는 밀리네사! 사실 남미 여행 중에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이다. 얇게 썬 소고기에 밀가루 옷을 입힌 후 튀겨낸 것인데, 약간 말라 비틀어진 식감이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싸구려 불량식품 같지만, 묘하게 끌리는 그런 맛이랄까? 하지만 싸구려 불량식품이라기엔 조금, 아니 많이 비싸긴 하다.

 

 

원래 'X까스' 류 음식을 포스팅 할 때면, '두툼한 고기에 바삭한 튀김 옷, 한 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차오르는 육즙' 같은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아꼬메르의 밀라네사에는 그런 것 없다. 다이어트를 마친 슈퍼모델의 몸매 마냥 슬림한 고기에 약간 탄 듯한 향까지, 딱! 내 스타일이다.

 

 

밀라네사를 다 먹고나서도 한참이 지나도록 주문한 엠빠나다가 나오질 않았다. 마땅히 할 일도 없고, 매장을 두리번거리며 사진을 찍어댔다. 사진 속 엠빠나다는 남미에서의 그 것과 달리 매우 정갈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완벽한 원형의 몸통에 기계로 찍어낸 듯한 바깥쪽 물결 무늬를 보면서, 아꼬메르의 엠빠나다 맛이 사뭇 궁금해졌다.

 

 

드디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엠빠나다 세트! 아꼬메르의 엠빠나다 세트는 멕시칸, 소고기, 닭고기, 햄치즈가 각각 가득찬 남미식 만두 4개와 샐러드, 그리고 감자튀김으로 이뤄져 있다. 엠빠나다를 한 입 베어무니 만두피 안에 가득 찬 고기가 입 속으로 흘러넘쳤다. '그래! 이거야~' 볼리비아에서 느꼈던 풍성함이 입 안 가득 펼쳐졌다.

 

 

아꼬메르의 엠빠나다는 볼리비아에서의 그것에 비해 만두피가 약간 두껍고 바삭한 편이었다. 육즙도 많지 않아 먹기가 좀 더 편한 것 같았다. 비록, 디테일에서는 현지 엠빠나다와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그 날의 추억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한 퀄리티였다. (물론, 그 디테일의 차이가 파라과이식과 볼리비아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밀리네사와 엠빠나다 세트는 둘이 먹기에 양이 조금 많은 편이다. 남은 음식은 포장도 가능하니, 주저하지 말고 카운터에 이야기 하시라! 우리도 엠빠나다 2개는 결국 포장을 해서 나왔는데, 연남돌 골목을 한참 걷다보면, 요긴하게 쓰일 순간이 올 것이다.

 

모처럼만에 남미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마 자주는 아니더라도 종종 이 곳을 찾게되지 않을까?

 


 종합평점(★ 3개 만점) : ★ - 서울에서 남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명소

 

 : 남미 음식을 접해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수준을 평가하기가 쉽지는 않다. 남미 여행을 해보지 않았다면, 한번 드셔보시길!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가격 : 남미에서 먹던 가격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일까?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가격

분위기 : 남미의 흥취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제법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내부가 인상적이었다. 


 주요메뉴

 - 엠빠나다 : (단품) 4,000원, (세트) 18,000원

 - 밀리네사 : 18,000원, 뇨끼 : 15,000원, 루체로 : 14,000원

 - 에이드(레몬, 자몽) : 5,500원, 탄산음료 : 2,000원, 생맥주 : 4,000원


주소 :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6-7

전화번호 : 02)326-6161

영업시간 : 12:00~24:00 / 월요일 휴무


[연남동] 라틴의 정열을 느껴보자! 파라과이 음식 전문점, 아꼬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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