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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성능과 적당한 가격의 만남, 캐논 G7X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2. 12. 12:27

 

 

 

여러분들이 태어난 이후 경험했던 수많은 사건들 중, 가장 임팩트가 큰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나의 대답은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었다.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우리 곁에 나타나면서, 전 세계의 수많은 소비자들을 비롯하여 모바일 게임업체,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사 등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하지만 매사에는 빛과 그늘이 있는 법, 스마트폰이 지도, MP3, 계산기 등을 빠르게 대체함에 따라, 수 많은 기업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 카메라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130년의 전통을 자랑하던 '코닥'조차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몇 년전 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스마트폰은 디지털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을까? 한동안 나의 대답은 Yes 였다.물론 사진찍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야 커다란 가방에 카메라와 렌즈를 채우고 이곳저곳을 누비겠지만, 대부분의 평민들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원하는 사진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포식자의 등장은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생존에 위협을 느낀 디지털 카메라 회사들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미러리스 기술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카메라는 휴대성과 고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았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향했던 고객들의 발길을 조금씩 돌려놓고 있다.

 

 

오늘 소개할 'Powershot G7X'는 생존에 대한 캐논(Cannon)의 몸부림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한 기기다. 작지만 강하고, 강하지만 가볍다. G7X는 캐논의 하이엔드 미러리스 카메라 대표 라인업이다. 배터리 포함, 300g을 조금 넘는 왜소한 체구지만, 약 2,000만 화소에 ISO 12,800, 최대 셔터스피드 1/2,000초의 강력한 스펙을 자랑한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스펙인데, 가격은 60만원대에 불과하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G7X, 드디어 오늘 이 녀석을 손에 넣었다.

 

 

먼저, 박스를 뜯고 구성품을 확인해보자. 카메라 본체, 스트랩, 배터리, 충전기... 매우 단촐한 구성이었다. 뭐랄까? G7X에 대한 첫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다이어트'다.

 

G7X의 가장 큰 단점은 '배터리'다. 1,250mAh짜리 배터리로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수는 대충 200여장에 불과하다. 배낭여행을 간다고 하면, 배터리를 2개 정도 더 가지고 가야 안심이 될 것 같다.

 

G7X에게 아쉬운 점 두번째, G7X에는 뷰파인더가 없다. 사실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뷰파인더가 없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rx-100m3처럼 전자식 뷰파인더가 내장되어 있는 제품들도 있다. 햇살 밝은 날의 야외 촬영 등 LCD 화면만으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뷰파인더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G7X의 구입을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배터리가 좀 부실하고, 뷰파인더도 없지만 G7X는 60만원대 하이엔드 미러리스 카메라다. 그리고 이렇게 저렴한 가격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단점을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을 만한 장점이다. 실제로 매장에서 직접 기기를 만져볼 경우, 배터리나 뷰파인더의 단점은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반면, 카메라 앞에는 50미터 거리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만큼 큼지막한 글씨로 가격이 적혀있다.

 

쓸데없는 기능이라고까지 하기엔 좀 그렇지만, 뺄 것은 과감하게 빼고 매력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G7X의 전략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나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G7X의 전면부 모습이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듯, G7X는 스스로를 사진에 담아낼 수 없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들은 옵티머스G를 이용해 찍은 사진들임을 밝힌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G7X는 가로x세로, 103x60mm의 컴팩트한 크기와 300g의 가벼운 무게 때문에, 휴대성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직접 손에 쥐고 테스트를 해본 결과, 그립감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립감을 위해 우측 전면부를 약간 돌출형으로 디자인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훌륭한 다이어트는 몸을 가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곡선을 만드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G7X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우측부터 촬영모드 조절, 셔터, 전원 버튼 순이다. 뭐 사실 가장 일반적인 버튼 배치 형태지만, 개인적으로는 셔터 버튼을 누르는 그립이 조금 불편했다.

 

 

배터리와 충전기의 모습이다. 충전기에 전선을 생략한 부분에서 다이어트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산 모델이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 220v 전원에 콘센트를 꽂기 위해서는 돼지코가 필요하다. 이런 건 '요요현상'이라고 해야 하나?

 

 

가장 마음에 들었던 표면처리 부분. 조금은 투박해 보이지만, 뭐랄까 구제 감성이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사용하다 보면 생기기 마련인 생활기스를 커버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표면이다. 컴팩트 디카는 마구마구 굴려야 제 맛이다. 그래봐야 어차피 60만원대 싸구려 디카가 아닌가?

 

뭐, 아직 메모리 카드도 못 산 상태라 사진을 제대로 찍어보진 않았다. 그냥 빈 메모리 상태에서 셔터를 몇 번 눌러본 정도지만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무수한 리뷰와 사진을 보니, 나를 크게 실망시킬 것 같진 않은 녀석이다.

 

 

 

 

일본에서 G7X의 온라인 최저가는 약 53만원 정도다. 하지만 신용카드나 제품을 받아볼 만한 주소가 없다면, 방문 구입이 가능한 매장을 찾아볼 것!! 검색결과에 '店頭販売あり'라고 적혀있는 곳에서는 방문 수령이 가능하다. 판매처 정보에 나와있는 주소를 구글맵에 입력하면 위치와 찾아가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일반 카메라 매장이 아니라 물류 창고 같은 곳에서 물건을 파는 것임을 명심할 것! 간판이 없거나 상호가 작게 적혀있는 경우가 많으니 문 앞에서 헤맬 수도 있다.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없으니 관광 차 오시는 분들은 '비쿠 카메라' 등 대형 매장의 면세 가격과 꼼꼼하게 비교해 보자.

 

※ 만족스러운 성능과 적당한 가격의 만남, 캐논 G7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