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고 쓰는 리뷰스토리

최첨단의 전통을 맞이하는 순간, 기어 s2 클래식 개봉기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11. 7. 23:59

 

 

Classic 1. 일류의, 최고 수준의   2. 전형적인, 대표적인   3. (스타일이) 고전적인, 유행을 안 타는

 

최첨단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종종 클래식한 감성이 그리울 때가 있다. 얼마 전 영화 '인턴'을 보고난 후, 로버트 드 니로가 들었던 브리프 케이스를 탐내기도 했고, 옷장에 처박혀 있던 손수건을 꺼내 향수를 뿌린 후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했다. 비록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클래식한 아이템이 몇 가지 있다. 가방, 구두, 지갑 같은 것 말이다. 그 중에서도 클래식한 감성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아마도 손목시계가 아닐까? 그래서인지 남성 패션잡지를 뒤적이다 보면, 때깔 좋은 감색 정장 소매 깃 아래로 살짝 삐져나온 흰색 와이셔츠와 영롱하게 빛나는 커프스, 그리고 크고 묵직한 알이 박힌 시계가 조화를 이룬 사진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애플을 비롯한 IT 업계가 스마트 워치라는 것을 처음 출시했을 무렵,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조금씩 엇갈렸다. 스마트폰에 이은 새로운 혁명의 첫걸음이라 열광했던 사람들도 있고, 애들 장난감 같은 디자인에 실망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손목시계의 감성을 중시했던 나는 그 중에서 당연히 후자에 속해 있었다.

 

 

그러던 내가 스마트 워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어느 날 우연히, 요즘 들어 부쩍 친해진 형의 팔목에 걸쳐진 기어 s2를 보고 난 뒤였다. '꽤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스포티한 디자인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다. 하지만, 검색을 통해 s2 클래식 모델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좀 '시계다워진' 외관에 꽂혀버렸다. 회사일에 치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구입이 차일피일 미뤄졌지만, 드디어 지난 11월 1일, 강남역 삼성타운 지하에 있는 딜라이트 샵을 찾았다.

 

 

매장을 둘러볼 것도 없이, 입구에 놓은 기어 s2 클래식을 집어들고 요리조리 살펴본 후, 바로 카운터로 향했다.

 

- '기어 s2 클래식' 주세요.

- 네, 37만 4천원 입니다.

- 네, 여기요.

 

몇 마디 짧은 대화가 오고 간 후, 기어 s2 클래식이 내 손에 들어오는 데에는 불과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저 봉인라벨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후 박스를 까고 싶었다. 하지만, 점심 약속에 늦을까봐 급한 마음에 종이 봉투에 박스를 담은 채로 지하철 역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약속장소로 향하던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박스를 열고야 말았다. 지하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를 처다보는 것만 같은 착각과 함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만족감이 밀려왔다. 드디어, 나도 스마트 워치를 써보는구나! 가슴 속에서 뭉클한 뭔가가 솟아오르는 와중에도 포스팅을 위한 사진 한 컷을 잊지 않았다.

 

 

기어 s2 클래식의 모습, 우측에 홈키와 뒤로가기 키 등 두개의 버튼이 위치해 있으며, 스크린 외각을 둘러싼 톱니바퀴 모양의 휠을 돌려가며 화면을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손가락 터치로도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기어 s2의 경우, 3g와 블루투스 모델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지만, 기어 s2 클래식은 아쉽게도 블루투스 모델밖에 출시되지 않았다. 3g와 블루투스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기어 단독으로 통신망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다. 블루투스 모델은 스마트폰이 근처에 있어야만 통화나 문자, 인터넷 연결 등이 가능하지만, 3g 모델은 별도의 통신 회선을 부여받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왔더라도 전화나 문자 등이 가능하다. 이러한 3g 모델의 장점은 운동할 때, 빛을 발한다. 조깅을 할 때, 굳이 스마트폰을 챙기지 않아도 뛰면서 손목시계를 통해 통화를 할 수 있다.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하지만 3g 기능 때문에, 클래식한 디자인의 감성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언젠가 클래식 모델도 3g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이 출시되면, 그 때 가서 재구매를 고려볼 계획이다. 아! 3g 모델은 당연히 통신사 가입이 필요하며, 월 1만원 내외의 통신비를 지출해야 한다. 대신 통신사 약정할인이 들어가기 때문이 기기는 조금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시계와 함께 제공되는 무선 충전기와 충전 아답터의 모습이다. 작고 동그란 시계 본체에 충전 단자를 꽂기 위한 구멍을 뚫는다고 생각해보자. 이 얼마나 아찔하고 흉측한 일인가? 삼성은 이 문제를 무선 충전기술을 통해 깔끔하게 해결했다. 자석이 내장된(?) 충전기에 시계를 살짝 걸쳐두기만 하면 충전이 샤샤삭! 이뤄진다. 

 

 

이렇게 무선 충전기에 시계를 걸쳐두면 약 2시간 반만에 배터리가 완충된다. 인터넷 리뷰를 보면 완충 시, 2~3일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체감 상 하루에 한 번씩은 완충을 해야할 것 같다. 업무 특성 상, 전화 받을 일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 1주일 정도 사용해 보니, 그렇다는 거다.

 

 

기어용 앱은 스마트폰에서 관리할 수 있다. 구글 스토어에서 samsung gear 앱을 다운 받은 후, 기어 전용 앱을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자.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받을 때마다, 바로 바로 시계에 반영된다. 사실, 아직까지는 기본 앱 외에는 쓸만한 것들이 많지 않고, 그나마 있는 것들도 자잘한 오류가 많아 보인다. 뭐,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지겠지만 말이다.

 

 

플립보드 앱을 활용하면, 길을 걸으면서 편리하게 뉴스를 체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사를 한 두개씩 읽어갈수록 눈이 점점 뻑뻑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매력적인 기능이기는 하지만, 그리 실용적이지는 않았다. 다만, 출근길에 오늘의 헤드라인 제목 정도를 파악하는 데에는 좋을 것 같다.

 

 

시계의 클래식한 기능은 시간을 확인하는 것, 거기에 조금 더 나아가면 날짜와 일정 관리 정도가 될 것이다. 기어 s2 클래식에서는 간편하게 오늘의 일정과 달력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스케쥴에 맞춰 가벼운 진동 알람이 울리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잡다한 기능을 제쳐두고, '시계-일정확인-통화나 문자알림' 이 세가지 만으로도 스마트 워치는 충분히 매력적인 기기다.

 

참고로 통화나 문자, 카톡 등 알림은 우선적으로 스마트폰에 알림이 온 후, 1~2초 안에 반응이 없으면 기어 s2에서 알림이 울리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이 부분을 몰라서 친구들에게 s2 클래식을 자랑할 때, 스마트폰에서 카톡을 실행시켜 둔 채로'야~ 나한테 카톡한번 보내봐'라고 했었다. 당연히 친구가 보낸 카톡은 스마트폰에서 확인이 되면서, 스마트 워치는 반응을 하지 않았다. 실망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친구의 모습에 적잖히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와이셔츠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스마트 워치,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어 s2 클래식은 분명 경쟁력을 가진다. 그간의 스마트 워치는 기능적으로는 훌륭했을지 모르나, 플라스틱 바디와 폴리우레탄 시계줄 등 디자인적으로는 빵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기어 s2 클래식에서는 메탈 본체와 가죽줄 등 시계 본연의 감성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분명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된다.

 

과연, 기어 s2 클래식이 최첨단의 전통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앞으로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최첨단의 전통을 맞이하는 순간, 기어 s2 클래식 개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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