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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교/★] 바삭한 외투 안에 숨겨진 말캉한 속살, 오목교 규카츠 - 이자와

비행청년 a.k.a. 제리™ 2017. 5. 4. 00:30

 

연휴 내내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다보니 어느새 집밥이 조금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의미도 목적지도 없이 동네를 떠돌다 문득 발견한 식당, 이자와. 일본 유학시절 먹었던 규카츠를 파는 곳이다. Japanese Casual Restuarant라는 문구와 먹음직스러운 규카츠의 사진에서 일본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뭔가에 홀린 듯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게 입구의 간판, 순백의 여백 중앙에 정자로 쓰여진 '이자와'라는 문구에서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느껴진다.

 

 

저녁시간이라기엔 조금 이른 오후 5시 40분 경. 손님이 붐비지 않아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도 입구의 간판만큼이나 마음에 쏙 들었다.

 

 

규카츠란, 쇠고기로 만든 돈카츠인데, 특이한 것은 튀김옷 안쪽에 자리잡은 쇠고기가 미디움 레어정도로 익혀져 있어서 돈카츠의 바삭함과 스테이크의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마법같은 요리다. 일본 유학시절 아사쿠사에서 규카츠를 처음 맛 본 그 때는 마치 유아시절 처음 걸음마의 발걸음을 떼었던 순간처럼 평생 잊지 못할 장면으로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다.

 

<참고글> [아사쿠사 맛집] 돈까스와 스테이크를 한큐에, 규까츠

 

 

자리에 앉아 규카츠를 주문하니, 직원분께서 작은 화로에 불을 붙인 후 두꺼운 철판을 그위에 올려주신다. 과연 이게 무엇에 쓰이는 물건일까? 그 비밀은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채널 고정!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규카츠 정식,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확신한다. 일렬로 가지런히 놓은 규카츠 중 한 점만 들어올리면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라는 걸,

 

 

12,000원 치고는 조금 초라한 것 아니냐고? 자 그럼 확인 들어갑니다. '쿵짜작, 쿵짝'

 

 

그래 바로 이거다. 저 찬란한 선홍빛 속살을 보라. 비록 벽에는 뉴질랜드산 쇠고기임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져 있지만, 그게 뭣이 중헐까? 육즙을 가득 머금은 규카츠 한 조각을 베어물면 세상 만사 고민이 싹 사라질텐데,

 

 

그 맛을 충분히 음미하기 위해 눈을 살포시 감고 규카츠 한 조각을 입에 넣는다. 그런데... 젠장. '이건 아니다.' 튀김옷 안쪽의 쇠고기가 마치 마치 참치회처럼 싸늘하다.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젠장...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나에겐 작은 화로가 있으니까. 아귀한테 맨 끝에서 한 점, 그리고 정마담에게 그 반대 끝에서 한 점. 그리고 나는 중앙의 한 점.

 

 

그렇게 화로에 규카츠를 올린다. 선홍빛 살점이 점점 뿌옇게 흐려지면 그제서야 와사비를 얹고 소스를 듬뿍 찍어 입 안으로 넣은다. 아까의 차가운 식감은 눈 녹듯이 사라진지 오래. 다시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다만, 고기가 적당히 익어버렸기 때문에 규카츠 특유의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은 덜하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좋아하는 짐승남에게는 어쩌면 저 화로가 원망스럽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물론 평소 스테이크를 미디움이나 미디움 웰던으로 즐긴다면, 저 화로는 그야말로 '신의 선물'이다. 즉석에서 화로에 고기를 입맛대로 구워먹는 것은 분명 재미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야 고기를 워낙 좋아하기에 저렇게 구워먹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레어'한 맛을 선호할 수고 있기 때문에, 애초에 튀김옷 안쪽 고기가 다소 차가운 상태로 음식이 서빙된 것은 조금 아쉬웠다. 튀김옷이 바삭했던 것을 보면,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을 내어온 것이 아님은 분명했다. 그래도 조금만 신경써서 안쪽까지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었다면, 레어한 육질은 선호하는 사람들도 규카츠의 '참 맛'을 더욱 완벽하게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생각난 김에 조만간 기회가 되면 제대로 된 규카츠를 먹으러 도쿄나 한 번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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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평점(★ 3개 만점) : ★ - 조금만 더 음식이 따뜻했더라면... ㅠ


주소 : 서울 양천구 오목로 337-10 소망빌딩 2층

전화번호 : 02-6080-6757

영업시간 : 매일 11:00~22:00 (Break Time : 16: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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