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Hi-Thai, 2016 & 2018

03. 도심 속 공원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다 - 벤자시리 공원

비행청년 a.k.a. 제리™ 2017. 1. 16. 07:47

 

미로를 탐험하듯 짜뚜짝 시장의 복잡한 골목을 한참동안 돌아다니다 보니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린 탓에 배도 고프고 만사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천막이 쳐져 있는 좁은 소로(小路)을 배회하다 시장통과 어울리지 않는 곳을 하나 발견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기대하고 들어갔건만, 이 곳은 카페라기보다는 오히려 바(BAR)에 조금 더 가까웠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BRIOBISTRO & BAR'였다. 맥주와 칵테일, 그리고 피자 등등으로 가득 채워진 메뉴판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맥주와 피자 한 판을 주문했다.

 

 

찌는 듯한 더위와 강렬한 태양도 맥주 한 모금이면 사라지는 이 곳, 태국을 여행하다보면 그동안 몰랐던 맥주의 참 맛을 깨우치게 된다. 태국 제 1의 맥주 싱하 작은 사이즈의 가격은 90바트(약 3,000원), 분위기 있는 가게라 그런지 카오산로드 보다는 조금 비싸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맥주와 함께 주문한 피자, '한 판'이라길래 "양이 많아서 남기면 어쩌지?" 고민했는데, 그냥저냥 혼자 먹기에 무리없는 사이즈의 피자가 나왔다. 도톰한 빵과 듬뿍 얹힌 치즈, 간간히 씹히는 자잘한 햄이 만들어내는 맛은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냥 배고프니까 먹는 정도의 맛이랄까? 가격은 180바트(약 6,000원). 맛도 가격도 용달차로 일주일에 두어번씩 동네를 찾아오는 이동식 미니 피자를 닮았다.

 

 

태국 현지인보다 관광객, 특히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이 곳은 짜뚜짝 시장 28번 게이트 주변에 위치해 있다. 쉽게 찾아가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 포스팅이 무더운 짜뚜짝 투어 중 오아시스 같은 공간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짜뚜짝 시장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BTS에 올랐다. 방콕의 신시가지라 할 수 있는 수쿰빗 지역에 제법 괜찮은 공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BTS 프롬퐁 역에서 2~3분쯤 걷다보면 평화로운 분위기의 공원을 만날 수 있다. 1992년, 당시 시리킷 여왕의 환갑을 맞아 조성된 '벤자시리 공원'이다.

 

 

차와 오토바이가 가득한 도로와 매일같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로 분주한 이 곳 수쿰빗에서 벤자시리 공원은 주민들이 그나마 여유있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얼마 안되는 공간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이 곳은 태국인들의 여유로운 일상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공원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를 만날 수 있었다. 놀이터 한 켠에서 어린아이의 그네를 밀어주는 아버지의 미소를 통해 가슴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던 수 십년전(?) 어린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 같았다.

 

 

안 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거북이와 물고기가 살고 있는 작은 연못이 나온다. 이 연못을 둘러싸고 조성된 잔디밭과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휴식공간이 제법 그럴 듯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걸터앉아 명상에 잠기기도 하고,

 

 

웃통을 벗어 제낀채, 몸 만들기에 열중하는 모습,

 

 

기타 하나 들쳐메고 나와 노래를 부르며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까지, 이 곳 벤자시리 공원은 태국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벤자시리 공원은 방콕을 여행하면서 반드시 가봐야 할 명소는 아니다 하지만 땡볕 아래 체력을 잔뜩 소진해 충전이 필요하다면 나무 그늘에 앉아 잠깐의 휴식을 취해보자. 숨가쁘게 돌아다니며 관광할 때는 보이지 않던, 방콕 도심의 일상이 점차 눈에 들어올 것이다. 도시인들로부터 조금 떨어져 그들의 일상을 살며서 엿보는 것이야 말로 여행의 또다른 재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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