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Hi-Thai, 2016 & 2018

04. 컨셉이 다른 쇼핑몰, 터미널 21에서 전세계 8개 도시 탐험하기

비행청년 a.k.a. 제리™ 2017. 2. 16. 08:00

 

여행이란건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새로운 장소, 낯선 사람들, 시차... 우리는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여행을 떠나곤 한다. 그런데 만약 주변에 잠시나마 일탈을 느낄만한 장소가 있다면 어떨까?

 

 

방콕 시내 중심부인 아속역 근처에 터미널 21이라는 재미있는 쇼핑몰이 하나 있다. 쇼핑몰 전체가 '세계일주' 컨셉이라고 해야 할까? 층마다 각기 다른 나라의 컨셉으로 꾸며져 있어 층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마다 해외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아속역에서 터미널 21로 연결되어 있는 통로에서부터 쇼핑몰의 컨셉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벽면에 적힌 헐리우드, 로마, 도쿄, 이스탄불 등등 주요 도시가 터미널 21에 고스란히 구현되어 있다. 이 어찌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있으랴,

 

 

쇼핑몰에 들어서자마자 공항에서나 볼 법한 전광판이 가장먼저 눈에 들어왔다. G층과 M층에서 뷰티 페스티벌이 열리나보다. 'On Board'라는 사인을 보니, 당장이라도 허겁지겁 뛰어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층(미용실, 의류 매장) - 일본 도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마치 입국을 위한 공항 게이트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신주쿠 거리에 있을 것만 같은 오락실 기계부터, 라멘집 입구에서 자주 보던 마네키네코 고양이, 기둥을 사이에 두고 대차게 한판 붙는 스모선수 모형까지 꽤나 공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그냥 대충 동양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일본이라고 우기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일본'을 가져다 놓은 느낌이랄까?

 

 2층(의류) - 영국 런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 더 올라가면, 런던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실제 도시의 분위기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빨간 지하철과 늠름한 근위병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런던의 모습과 꽤 비슷해 보였다.

 

 3층(화장품, 가죽제품, 잡화) - 터키 이스탄불

 

3층은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이다. 트로이 목마가 이스탄불에 있었던가? 뭐 아무렴 어떠랴, 터키 아니면 그리스 어딘가에 있겠지. 트로이 목마보다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천장을 화려하게 수놓은 터키풍의 조명 장식이었다. 조명을 넋놓고 보고 있으니, 이스탄불에서 그랜드 바자르를 구경했던 추억이 마구마구 샘솟았다.

 

그나저나 터키 여행 포스팅도 빨리 진도를 뽑아야 하는데... 쩝,

 

 

3층은 단순히 인테리어만 이스탄불 풍으로 꾸민 것이 아니다. 마치 터키의 어느 시장 골목처럼 중간중간에 가죽제품을 파는 매장이 섞여있었다. 참고로 가죽은 카페트, 올리브와 함께 터키의 대표적인 특산품 중 하나다.

 

 

요건 느낌이 dap스러워서 귀여워서 찍은 사진. 이슬람 상인인 것 같은데 스웩이 철철 넘치는구나

 

 4층, 5층(푸드코트) -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티, 피어21)

 

푸드코트가 위치한 4층과 5층은 바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일반 음식점이 모여 있는 4층은 금문교, 유니온스퀘어 등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랜드마크를 위트있게 묘사해 놓았다.

 

 

한편 5층은 샌프란시스코의 항구지역 피어21로 꾸며져 있고 주로 해산물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몰려 있다. 대충 한 바퀴 휙 둘러봤는데 그닥 땡기는 음식은 없더라.

 

 6층(영화관, 오락실) - 미국 헐리우드

 

미국 헐리우드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6층은 극장으로 사용되는 공간이다. 극장 인테리어로 헐리우드보다 더 좋은 컨셉이 어디 있으랴? 개인적으로는 6층이 터미널 21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잘 꾸며놓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극장 입구에 영화를 촬영하는 스텝들을 묘사한 조형물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M층(화장품) - 프랑스 파리

 

쇼핑몰에 들어오자마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느라 놓쳤는데, 로비층 -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1층에는 화장품 매장이 가득하다. 백화점 1층에서 고급 화장품을 파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보다. M층의 컨셉은 프랑스 파리다. 굳이 에펠탑이나 개선문 모형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을까? 랑콤 같은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 몇개로 이미 이 곳은 파리 내음이 가득하다.

 

 G층(의류) - 이탈리아 로마

 

지하로 한층 내려가면 패션의 도시 밀라노, 아니 로마 풍의 인테리어가 우리를 반긴다. 로마 신전에 있을 법한 석상부터 손목을 뎅강 잘라버릴 것 같은 진실의 입까지 나름 디테일한 인테리어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다만, 이 곳의 의류 매장은 태국 로컬 브랜드가 대부분이니 참고하시길,

 

 LG층(마트) - 중남미 카리브해

 

맨 아래층인 LG층에는 TV나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가, 아니 마트가 있다. 컨셉은 싱싱한 과일이 주렁주렁 달려있을 것만 같은 캐리비안 해안이다. 참고로 여기 있는 고메마켓에서는 건망고, 코코넛카라멜, 달리치약 등 방콕 쇼핑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대부분의 품목을 살 수 있다. 난 그것도 모르고 당시에는 눈으로 대충 훑어보며 사진만 찍고 지나쳤다가 여행 마지막 날에 다시 이 곳을 찾는 수고로움을 겪었다. ㅠㅠ

 

 

출구까지 공항 컨셉의 디테일을 유지하는 이 곳, 터미널 21은 컨셉 하나는 기가 막힌 쇼핑몰임이 분명하다. 층별로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제법 해외여행을 하는 기분이 나는 것도 같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쇼핑몰이 하나 있다면 캐리어를 하나 끌고 가서 카드를 박박 긁어댈텐데... 아, 터미널 21이 공항처럼 보이긴 해도 면세점은 없으니 과도한 쇼핑은 삼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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