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Hi-Thai, 2016 & 2018

05. 딸랏 롯파이 야시장이 매력적인 3가지 이유

비행청년 a.k.a. 제리™ 2017. 3. 1. 08:00

 

약 일주일 간의 태국여행에 대해 누군가가 무엇이 제일 좋았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방콕 특유의 활기찬 밤거리였다고 대답하리라. 한낮의 찌는 듯한 더위가 사그라들고 주변이 어둑어둑해질 무렵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고 천막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는 야시장이야말로 태국이 가진 가장 훌륭한 관광자원이 아닐까 싶다.

 

 

아속역에서 BTS를 타고 프라카농역에서 내린 후, 버스를 탔다. 이번 목적지는 딸랏 롯파이 야시장. 관광객보다 태국 현지인들이 많아 로컬 분위기를 느끼기 이만한 곳이 없다. 비록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교통이 불편하지만, 해가 저문 뒤, 태국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꼭 찾아가봐야 할 장소다. 구글 맵에 'Rod fai night market'이라고 입력하면, 딸랏 롯파이로 가는 교통편을 찾을 수 있다.

 

 

하필이면 트래픽 잼에 걸린 탓에 시장까지 약 45분이 걸렸다. 출발할때만 해도 '너무 일찍 출발한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참고로 딸랏 롯파이 야시장은 저녁 6시는 되어야 제대로 시장판이 벌어진다고 한다.

 

 

역시나 구글맵에 의존해서 대충의 위치를 파악해 버스에서 내렸는데, 도무지 시장이 보이질 않는다. 구글맵이 가르키는 경로를 따라 걸었더니 왠 쇼핑몰 주차장 입구가 나오질 않나. 지금껏 스마트폰에 의존해 여행을 해왔는데, 갑자기 이게 먹히질 않으니 멘탈이 와르르 무너졌다.

 

 

쇼핑센터 주변을 두어바퀴 배회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센터 인근 오토바이 주차장 직원에게 길을 물었다. 영어를 잘 못하는 그였지만, '딸랏 롯파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안주머니에서 A4 용지 한 장을 꺼낸다. 약도와 함께 간단한 영어문장이 적혀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딸랏 롯파이로 가는 길이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쌩유'를 연거푸 외친 후, 쇼핑센터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나와 쭈욱 걸었다.

 

 

드디어 도착한 시장 입구,. 커다란 배 모형 아래에 기차가 그려진 간판을 발견했다면, 딸랏 롯파이를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다. 교통편도 애매하고 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지만 딸랏 롯파이를 굳이 포스팅까지 해가며 추천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출출할 틈을 주지 않는 온갖 먹거리의 향연

 

딸랏 롯파이 야시장은 사람 두세명이 간신히 걸을 수 있는 좁다란 통로에서 시작된다. 인파에 휩쓸려 좁다란 골목길을 걷는 동안 온갖 음식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힌다. 그러던 와중에 본능적으로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원샷엔 Hite'라는 문구, 그리고 송중기. 지글거리며 익어가는 삼겹살의 냄새를 맡으며, 태국 땅에서 우연히 첫사랑을 만난 듯한 감격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으니, 야시장 곳곳에 음식을 굽고 찌는 상인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뭘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다 고른 것은 왕새우였다. 태국 가정식을 표방하며 어머니와 아들이 다정하게 운영하고 있는 노점에서 파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보기보다 맛은 그저 그랬다. 가격은 80바트, 우리 돈으로는 3,000원 안팎의 가격이라 맛을 따지고 할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는 태국이니까. 특히 노점에서 80바트면 훨씬 훌륭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액수다. 

 

 

시장 곳곳에 온갖 음식이 널려 있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골고루 시도해보자. 당시에는 왕새우에 밥까지 전부 해치우느라 한번에 배를 채워 다른 음식을 먹을 생각을 못했는데, 지나고 나니 너무나 후회가 된다.

 

 숨바꼭질하듯 꼭꼭 숨어있는 엔틱 & 레트로 아이템을 찾아보자

 

뭐, 어느나라든 로컬 시장이 다 그렇겠지만 딸랏 롯파이는 시장 곳곳에 쓸만한 물건들이 숨어있다. 남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손목시계와 카메라를 만난다면, 나도 모르게 지갑이 저절로 열리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사실 품질이야 조악하다 싶을 정도로 별 볼일 없지만 레트로한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하나만큼은 진퉁이다. 조악한 품질 탓에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으니 인테리어 소품이라 생각하고 하나씩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Made in Thailand, 태국 현지인들의 흥과 끼를 느낄 수 있는 곳

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딸랏 롯파이 야시장은 현지인 비율이 압도적이다.

 

 

시장 중앙에 위치해 있는 코끼리 동상만 보더라도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리는 현지인이 대부분이다. 다른 야시장 같으면 이런 랜드마크 앞은 브이와 치즈를 외치며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텐데 이 곳은 좀 다르다.

 

 

식당, 펍, 카페 할 것 없이 테이블은 태국의 젊은이들로 자리가 만석이다. 가이드북, 블로그에 의지해 배낭여행을 하다보면 항상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장소 위주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렇게 현지인 비율이 높은 곳엘 오니 오히려 적응이 잘 안된다. 알아들을 수 없는 태국어로 시끌벅적하지만, 흥과 끼가 넘치는 저녁시간에 그들과 부대끼며 야시장을 즐기다보면 몸 전체에 아드레날린이 퍼지는 것 같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딸랏 롯파이 야시장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시작해 자정쯤 문을 닫는다. 음식과 쇼핑, 흥이 넘치는 태국인들을 만날 수 있어 매력적이지만,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은 분명 단점이다. 시간에 쫓기는 배낭여행객들에게는 왕복 2시간 가까운 거리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염려마시라. 딸랏 롯파이의 분점이라 할 수 있는 야시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먼저 2호점 격인 딸랏 롯파이 라차다 2는 MRT 타일랜드 컬츄럴 센터 근처에, 3호점에 해당하는 딸랏 롯파이 3은 짜뚜짝 시장 인근의 카셋 나와민 지역에 있다. 전체적인 컨셉이 딸랏 롯파이와 유사하니 시간이 많지 않다면 시내 근처의 딸랏 롯파이 시장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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