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Hi-Thai, 2016 & 2018

06. 방콕 최고의 팟타이, 아니 오렌지주스 맛집, 팁싸마이

비행청년 a.k.a. 제리™ 2018. 5. 21. 14:22

 

 

 [연재를 재개하며] 방콕에서의 아름다운 기억을 다시금 끄적여본다.

2016년 말, 방콕을 여행한지도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야심차게 여행 포스팅 연재를 시작했지만, 1년 반 동안 고작 5편을 연재하는데 그쳤다. 방콕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진 2018년 5월, 다시금 방콕을 찾았다. 2016년보다 훨씬 더웠지만 다시 찾은 방콕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지금 이 감정이 흐릿해지기 전에 얼른 포스팅 연재를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Hi-Thai, 2016 그리고 2018 이번 연재는 꾸준히 그리고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낭여행지 중 하나다. 태국의 매력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맛있는 음식이다. 특히, 노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팟타이는 현지인과 배낭여행객으로부터 사랑받는 태국의 대표 음식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방콕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팟타이 전문점 '팁싸마이'다.

 

 

팁싸마이는 CNN이 세계 최고의 팟타이 음식점으로 이 곳을 지목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어느 시간에 가도 줄을 서야할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맛집이다. 아시아티크 야시장을 둘러보다 자정이 다 된 시각에 '그랩'을 타고 팁싸마이를 찾았다.

 

 

팁싸마이의 메인 간판은 일정 시간을 두고 그 색깔이 서서히 변한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멍하니 바라보다, 형형색색의 간판을 카메라에 담았다. 간판의 색깔이 점점 바뀔수록 새콤한 팟타이 냄새에 점점 배가 고파온다.

 

 

팁싸마이는 특이하게도 주방이 가게 밖에 위치해 있었다. 서너명의 요리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저마다의 영역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주문이 들어오는대로 척척 음식이 나가는 것을 보니,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빨리 음식을 맛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드디어 입장한 팁싸마이의 내부 모습. 벽면 가득히 전 세계 유명 언론의 찬사를 담은 기사가 걸려 있다.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으니, 밑반찬이 태국식으로 깔린다. 숙주나물과 라임, 그리고 이름모를 풀때기 - 한국으로 치자면 콩나물과 간장, 그리고 김치 정도가 아닐까? 별건 아니지만, 포스팅을 위해 카메라에 담았다.

 

 

메뉴 주문은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팁싸마이의 대표 메뉴인 새우 팟타이! 그리고 팟타이보다 더 유명하고 더 비싼 오렌지주스면 OK! 주위를 쓰윽 둘러봐도 테이블 위에 올려진 것들은 거의 다 비슷비슷하다. 밑반찬(?)과 함께 종업원이 가져다 준 주문표에 체크, 체크하는 것으로 주문완료!

 

 

여느 식당과 마찬가지로 음식보다 음료가 먼저 나온다. 팟타이 한 그릇의 가격을 훌쩍 넘는 오렌지 주스의 색깔은 얼핏 당근주스의 그것을 닮았다. 겉모습만 보고서는 자칫 실망할 수도 있는데, 한 모금 마셔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오렌지 향은 그렇다치더라도 엄지손가락만한 과육이 씹히는데, 진짜 세상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맛이다. 짠내투어에서 김생민의 극찬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직접 마셔보니 왜 짠내투어에서 이곳을 세계 최고의 오렌지주스 식당이라고 했는지 알겠더라. 참고로 팁싸마이의 오렌지주스 맛이 독특한 것은 서로 다른 4가지 종류의 오렌지주스를 적절하게 섞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서 주문한 새우 팟타이가 나왔다. 원래 큰 새우가 들어간 팟타이를 주문하려 했는데, 이미 솔드아웃! 그때 시각이 아마 밤 11시 정도였지 싶다. 마감까지 세시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솔드아웃이라니 ㅠㅠ 아쉬운대로 일반 새우가 들어간 메뉴를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면 위에 올려진 계란을 능숙하게 해체하고 젓가락으로 쓱싹쓱싹 비빈 후, 라임 즙을 뿌려 한 입! 노점의 팟타이에 비해 절제된 맛이라고나 할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덜 느끼했고, 태국음식 특유의 신 맛도 덜했다. 근데 이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게, 어찌보면 팟타이의 특색이 확 줄어든 것이라 로컬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실망스러울 지도 모른다. 뭐 근데 어쨌든 팟타이는 언제나 옳습니다!

 

 

이미 저녁을 잔뜩 먹은 뒤였기에 둘이서 그냥 팟타이 맛만 보고 오자며 들렀는데, 팟타이 한 접시를 먹고 나니, 도저히 그냥 나올 수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다시 주문한 새우 팟타이! 이번에는 땅콩가루를 듬뿍 뿌린 후 사진을 찍어봤다. 게눈 감추듯 팟타이 두 접시를 뚝딱 해치웠는데도 뭔가 아쉬움이 가시질 않았다. 결국 계산하고 나가는 길에 오렌지주스를 한 병 더 사서 숙소로 가져갔다.

 

 

전체적으로 평을 하자면, '팟타이는 무조건 팁싸마이지!'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맛은 있었지만, 팟타이라는 음식 자체가 어디서든 평타 이상은 하는 메뉴기 때문에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20~30분씩 줄을 설 필요가 있을까 싶다. 대신, '오렌지주스는 무조건 팁싸마이'다.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올 만한 가치가 충분할 뿐 아니라, 정 시간이 없으면 테이크아웃을 해도 되니까 말이다. '짠내투어'의 자막 - 최고의 (오렌지주스) 식당 - 은 거짓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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