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고 쓰는 리뷰스토리

포르투기즈를 닮은 가성비 최강의 시계, 해밀턴 재즈마스터 마에스트로

비행청년 a.k.a. 제리™ 2016. 6. 4. 23:50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알아가는 것만큼, 새로운 것을 사서 쓰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기분을 전환할 겸, 인터넷 쇼핑몰을 들락거린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엄청나서였을까? 이번에 지른 건 금액이 좀 되는 녀석이다. 이름하여, 해밀턴 재즈마스터, 천만원대에 육박하는 IWC 포르투기즈(포르뚜기)를 닮았다고 해서 해밀뚜기로 불리기도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image.rakuten.co.jp/brights/cabinet/29/h32576555-1.jpg

 

시계의 지름은 40mm로 그리 큰편은 아니지만, 두께가 16mm로 다소 두꺼운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알이 크고 묵직한 시계를 선호하는 편이라 상관없었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두께다. 드레스셔츠에 잘 어울리는 시계인데, 두께가 있다보니 셔츠 안으로 시계를 넣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IWC 뽈뚜기를 참 많이도 닮긴 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iwc.com/en/collection/portugieser/IW3904/

 

요게 바로 IWC 포르투기즈! 수많은 뚜기시리즈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할 시계가 아닐까? 나중에 혹시 로또라도 한 번 터진다면, 꼭 사고 말테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해밀턴 재즈마스터 마에스트로(해밀뚜기)는 오토매틱 방식으로 구동되는데, 오토매틱이란 손목 차고 움직일때마다 시계 내부의 로터가 회전하면서 동력원을 확보하는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오랜 시간 방치해 두면, 시계가 멈춰버리는데, 그래서 흔히 오토매틱 시계는 관리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해밀뚜기의 파워리저브, 그러니까 그냥 내버려둬도 시계가 알아서 잘 가는 시간은 약 60시간정도 된다. 파워리저브를 결정짓는 무브먼트는 벨쥬 7750을 베이스로 한 h-21이 탑재되어있다. 참고로 포르투기즈의 무브면트 역시 벨쥬 7750을 베이스로 한다.

 

 

애쉬포드라는 사이트를 통해 해외직구에 도전, 결제 후 사흘만에 시계를 받아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한국까지 사흘만에 배송이 된다니,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해밀뚜기의 소매가격은 1,745달러인데, 할인에 쿠폰코드를 사용해서 829달러(+관세 19만원)에 손에 넣었다. 국내 쇼핑몰에서는 약 150만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하다.

 

 

박스를 열었는데, 또 다른 박스가 나온다. 아랫쪽에 사용설명서와 보증서가 있긴 하지만, 이건 좀 과대포장인듯... '혹시라도 두번째 박스안에 또 다른 박스가 들어있지는 않을까? 계속해서 박스를 열다가 결국에는 요구르트가 나오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이 갑자기 엄습해온다.

 

 

떨리는 마음으로 상자를 열었는데, 다행히 해밀뚜기가 쨘~ 하고 나타났다. 사진으로 봤을때도 이뻤는데, 진짜 이건 실물이 깡패다. 잠시나마 충동구매를 후회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역시나 오토매틱이라 시계가 멈춰있었다. 용두를 돌려 태엽을 감아봤는데, 아무리 감아도 초침이 움직일 생각을 하질 않는다. 설마 배송 도중에 충격을 받아 고장이라도 난 건 아닌지, 가슴이 철렁했는데, 알고보니 해밀뚜기는 원래 초침이 움직이질 않는다고 한다. 오토매틱 시계는 물 흐르는 듯한 초침의 움직임이 매력인데, 그걸 즐길 수 없다는 것은 조금 아쉽다.

 

 

다만, 수동으로 잠시나마 초침을 움직이게 할 수는 있다. 용두 윗 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초침이 움직이고 다시 한 번 누르면 초침이 멈춘다. 초침의 움직임을 멈춘 후에 용두 아랫쪽 버튼을 누르면 초침이 다시 12시 방향으로 돌아간다.

 

 

일반적인 시계의 초침은 영구초침이라고 해서 계속해서 돌아가는데, 해밀뚜기의 초침은 크노로 초침으로 일종의 스톱워치 기능을 할 뿐 시계의 작동과는 무관하다. 용두 위에 있는 버튼을 눌러 초침이 돌아가면 시계 위, 아래에 있는 작은 원안의 침도 움직임을 시작한다. 위에 있는 원은 최대 30분, 아래에 있는 원은 최대 12시간까지 초침의 누적 움직임을 표시한다. 평소에 크로노 기능을 쓸 일이 얼마나 될까? 차라리 위, 아래 원을 통해 '월'과 '일'을 표시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지 않았을까?

 

 

사실 크로노 기능을 켜 놓으면, 평소에도 초침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시계에 약간이나마 무리가 가고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적어도 내게는) 고가의 시계인만큼 절대 무리시키지 않으리라! 나 따위 하찮은 미물의 감성이야 뭐 그리 중요할까?

 

 

시계를 손목에 차고 팔을 흔들면 로터가 움직이면서 웅웅거리는 느낌을 준다. 로터의 느낌이 좋다고 너무 많이 흔들어제끼다가는 어딘가에 부딪혀 시계가 다칠 수 있으니 유의하자. 다시금 말하지만, 나의 감성 따위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심플하고 무난하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 묵직한 무게와 중독성 있는 로터의 움직임 등 해밀뚜기는 100만원대의 시계가 맞나싶을 정도로 훌륭한 감성을 품고 있다. 오토매틱 워치다 보니 4~5년에 한번씩 오버홀 서비스도 받아야 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시간 오차를 조정해줘야 하지만 그 또한 시계의 매력에 빠져드는 과정이다. 진정한 시계의 맛과 멋을 알고 싶다면, 해밀뚜기로 오토매틱 시계에 입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해밀턴 재즈마스터 마에스트로 스펙>

- 제품명 : HAMILTON H32576555 MEN'S JAZZMASTER MAESTRO AUTO CHRONO WATCH 

- 칼리버 : H-21(VALJOUX 7750 수정 버전)

- 지름 : 40mm / 두께 :16mm

- 소재 : 스테인리스 스틸 / 크리스탈 : 사파이어 크리스탈 / 후면 : 나사형 사파이어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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