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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빠진 바퀴에 몸을 싣고 쌩쌩 달려보자! 나인봇 원 개봉기

비행청년 a.k.a. 제리™ 2016. 4. 27. 08:00

 

 

봄이다. 비록 미세먼지로 가득하지만, 이렇게 화창한 봄날에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데 나이가 서른 중반에 접어들다 보니 밖에서 망아지처럼 뛰노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나 같은 저질 체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 일단 영상부터 보고 가자!

 

 

어떤가?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아나지 않는가? 어릴 적 타던 스케이트보드의 감성을 가진 이 기기의 이름은 나인봇 원,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중 하나다.

 

 

스마트 모빌리티란, 최첨단 IT 기술이 적용된 이동 수단을 말한다. 2001년 세그웨이(segway)에서 1인용 전기 스쿠터를 발표하면서 스마트 모빌리티가 세상에 알려졌다. 세그웨이의 전지 스쿠터는 공해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데다가, 별도의 조향장치 없이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세그웨이의 제품은 천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최고속도(20km/h)나 이동거리(40km)가 보잘 것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 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제품을 파는 것'에는 실패한 셈이다. 그런데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 중국이 끼어들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중국의 나인봇(ninebot)이라는 회사가 세그웨이의 제품을 보급형으로 생산, 저가에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나인봇의 짝퉁에 당황한 세그웨이가 특허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 당돌한 중국 회사는 급기야 세그웨이를 인수해버리는 초강수로 대응한다. 고작 짝퉁이나 만드는 회사가 무슨 돈이 있어서 세그웨이를 인수했냐고? 샤오미로부터 8,000만 달러(약 960억 원)를 투자 받았다고 한다. 대륙의 스케일이란, 정말 대단하다.

 

 

△이미지 출처 : http://smartselfbalancingreviews.com/wp-content/uploads/2015/12/Ninebot-One-E-0.jpg

 

뭐 아무튼, 스마트 모빌리티 업계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세그웨이를 집어삼킨 나인봇에서 만든 외발형 전동 바이크, 전동 휠이라고도 불리는 녀석이 바로 나인봇 원이다. 네이버 지식쇼핑을 두어 시간 정도 뒤져봤는데, 전동 휠 중에 이만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이 없었다. 가격은 70만 원 정도로 촌스러워 보이는 제품에 비해 약 2~3배 정도 비싸지만, 과감히 질렀다. 간지는 소중하니까,

 

 

해외 직배송임에도 주문한지 사흘 만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었다. 무게가 13.8kg이라길래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꽤 무겁다. 덕분에 박스를 들고 사무실까지 올라오다 팔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 나중에 나인봇 원을 타고 외출할 때에는 배터리 시간을 잘 계산해야 할 것 같다. 혹시라도 중간에 배터리가 방전되어 저걸 들고 다닐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오른팔이 저려오는 것만 같다. 참고로, 나인봇 원에는 삼성SDI 리튬이온배터리(240Wh)가 들어가 있는데, 2시간가량 충전하면 약 30km를 탈 수 있다.(나인봇 E+ pro 기준)

 

 

박스를 뜯으니 나인봇 원이 우아한 자태를 드러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달랑 바퀴 하나, 그리고 바퀴를 에워싼 흰색 몸통이 끝이다. 제품의 뼈대와 발판은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져 웬만한 충격에도 끄떡없다고 하는데, 블로그 사용기 등을 뒤져보니, 넘어지면 흠집이 나고 까지는 것은 자동차나 핸드폰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니 조심조심 타야겠다.

 

그나저나 핸들, 브레이크는 물론 엑셀도 없는 이 녀석을 어떻게 타야 할까? 나인봇 원에는 자이로드롭, 아니 자이로스코프 센서가 들어가 있어서, 발판에 올라타면 무게중심을 싣는 대로 본체가 앞뒤 좌우로 움직인다. 최고속도는 약 20km/h로 자전거로 설렁설렁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최고 속도는커녕 올라타서 균형을 잡는 것조차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접이식 손잡이 앞쪽으로 보이는 빨간 단추를 누르면 전원이 켜진다. 전원을 켜고 나서는 본체를 들면 안 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본체를 드는 순간 바퀴가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한다. 계단 등으로 인해 나인봇 원을 들고 이동해야 한다면, 반드시 전원 버튼을 끄고 나서 본체를 들자, 참고로 전원 버튼을 1.5초 정도 길게 누르면 옆면 LED 램프의 색깔이 바뀌기도 한다.

 

 

충전은 전원 버튼 반대편에 있는 단자를 이용하면 된다. 완충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리고, 한번 충전하면 약 1시간 정도 탈 수 있다. 아직까지 스마트 모빌리티는 완전한 교통수단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배터리 효율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박스 안에는 기기 외에 충전 케이블과 충격 방지용 스펀지가 함께 들어 있었다. 모냥은 좀 빠지더라도 일단 타는 것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스펀지를 양옆에 붙이고 연습을 하자. 산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본체에 기스가 나는 것만큼 마음 아픈 일도 없으니 말이다. 

 

퇴근 후, 호기심과 부러움이 반반씩 섞인 직원들의 눈길을 받으며 사무실에서 시승을 시도해 봤다. 그런데 웬걸, 균형을 잡는 것조차 맘처럼 잘 되지 않는다. 보다 못한 팀원들이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자기가 한번 타보겠다고 나서기도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부러움의 눈길은 실망으로 바뀌어 갔고, 텅빈 사무실에는 나와 나인봇 원만 남았다. 설명서에는 최소 2시간에서 20시간까지 연습을 해야 한단다. 이번 주말에는 나인봇을 들고 여의도 공원에 나가봐야겠다. 언젠가는 이 녀석을 타고 사무실을 쌩쌩 누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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