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고 쓰는 리뷰스토리

QC25와 함께라면, 언제 어디서든 나만의 음악공간이 생긴다.

비행청년 a.k.a. 제리™ 2016. 3. 27. 03:43

 

봄이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장범준이 뜨는 걸 보니, 봄이다. 이제 곧 여의도에도 벚꽃이 휘날리고,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겠지... 여의도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흔히들 '출퇴근길에 벚꽃을 실컷 볼 수 있어서 좋겠다'고들 한다. 하지만 내게 벚꽃시즌은 지하철은 사람들로 더욱 미어터지고, 점심시간에 식당 자리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지옥 같은 기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벚꽃길 아래로 울려 퍼지는 연인들의 속삭임이다.

 

그래서 하나 장만했다.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 헤드폰, QC25를 말이다.

 

 

노이즈 캔슬링이란,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귀를 꽉 막는 형태의 이어폰은 물리적으로 어느 정도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은 귀를 막는 차원은 넘어 주변 소음을 잡아먹는 기술이다. 헤드폰 내부의 마이크를 통해 주변 소음의 음파를 감지하고, 정반대의 파형을 가진 음파를 발생시킴으로써, 소음을 상쇄시키는 것이다. 상대방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사드(Thaad)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박스를 까는 기분이란... 내가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돈을 버는 이유다. 박스를 걷어내자 새하얀 파우치가 눈에 들어온다. 디자인이나 크기, 적당한 쿠션까지 꽤 고급스러운 느낌이 맘에 든다. 여행 길에 들고 다니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때만 타지 않는다면 말이다.

 

 

박스 안쪽으로는 헤드폰이 다소곳히 접혀 있다. 생각보다 파우치가 작다 싶었는데, 그 비결은 헤드폰의 구조에 있었다. 알 부분이 접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파우치 내 공간을 100% 사용할 수 있다. 베이지색으로 포인트가 들어간 헤드밴드와 이어컵은 푹신해서 착용감이 좋았고, 무엇보다도 귀에 땀이 차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다만 푹푹찌는 여름철에는 땀 때문에 스웨이드로 된 부분이 오염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긴 했다.

 

 

오른쪽 이어컵 윗부분을 보면 AAA짜리 건전지를 넣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건전지 하나에 35시간 동안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건전지를 넣고 스위치를 켜는 순간, 주변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왁자지껄한 카페가 나만의 오페라 하우스가 된 것 같다고 하면 지나칠 과장일까?

 

그렇다 조금 과한 표현이긴 하다. 사실 주변의 소음을 100% 말끔하게 지우지는 못한다. 그래도 한 50명 정도가 대화를 누느라 시끌벅적한 스타벅스가 5~6명 정도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커피숍처럼 바뀌는 기적은 체험할 수 있다. 다만, 귓가에 윙윙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긴 했는데, 내가 예민해서 그런 건지, 노이즈 캔슬링의 원리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주변의 소음을 최소화시킨 후, 음악을 들으니 그 감동이 훨씬 커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노캔 기능을 켜는 순간 귀가 번쩍 뜨이며 나만의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카페에 있든, 길을 걷든, 지하철에 앉아있든, 언제 어디서든 방문을 닫고 음악을 감상하는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구매하기 전에 이것만은 알아두자. QC25는 40만 원대의 헤드폰치고는 음질이 그리 훌렁한 편이 아니다. 이건 비단 QC25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헤드폰은 일반적으로 음질 구현에 있어서는 비슷한 가격대의 일반 헤드폰에 비해 한참 떨어지기 마련이다. 만약 당신이 음질 구현에 민감하다면 당장 창을 닫고 다른 헤드폰을 검색하시라.

 

내가 QC25를 산 이유는 좋은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듣기 싫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지,

벚꽃길 아래에서 들려오는 연인들의 달콤한 속삭임이든, 비행기 기체 안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음이든, 당신의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소리가 있다면 QC25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참고로 QC25는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2016년 3월 말 기준, 네이버 쇼핑 인터넷 최저가는 391,400원, 일본 면세가격은 3만엔이다.

 

* 본 포스팅은 소정의 원고료 없이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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