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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삼청동에서 맛 보는 정통 프랑스 가정식의 맛, 르꼬송

비행청년 a.k.a. 제리™ 2016. 3. 20. 08:30

 

 

하루하루 반복되는 날들,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순간순간이 나에겐 힘들어, 난 벗어나고 싶어

- 나를 돌아봐 中 -

 

일상이 지루하고 힘들 땐, 뭔가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하다. 그 해답은 휴식이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이 될 가능성도 높다. 기왕이면 매번 먹는 뻔한 음식 말고 완전히 새로운 음식을 통해 일상의 식상함과 허기를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골목골목마다 보석 같은 맛 집이 숨어있는 곳, 삼청동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다 보면, 마치 주택처럼 생긴 음식점을 하나 만날 수 있다. 이름하여 르꼬숑, 정통 프랑스 가정식 전문인데, 일반 주택을 개조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일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마치 어렸을 적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나저나 프랑스 가정식이라... 어떤 음식이 나올까?

 

 

꼬숑은 프랑스어로 '돼지'를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집, 아니 가게 여기저기서 돼지를 모티브로 한 장식을 만날 수 있다.

 

 

르꼬숑은 세 개 층으로 이루어진 단독주택을 개조해서 만들어졌다. 비록 모든 방을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대충 각 방마다 테이블이 두 세개씩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자리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느낌 충만한 접시, 그리고 그 위에 살포시 올려진 냅킨이다. 턱을 괴고 엎드려있는 돼지의 뒤태가 치명적이다. 왠지 이곳, 느낌이 좋다

 

 

메뉴판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볼 필요는 없다. 언제나 메뉴는 한 가지이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알아서 메뉴를 정해서 내오는 방식인데, 메뉴가 그때그때 바뀐다고 한다. (블로그 등을 훑어본 결과 같은 메뉴가 한 달 정도를 주기로 메뉴가 바뀌는 것 같은데, 자세한 건 직접 문의해봐야 할 듯)

 

 

뭐 아무튼 3월 19일 당시에는 봄나물 샐러드와 테린, 연어 아이올리, 꼬끄 꽁피로 세트가 구성되어 있었다. 어차피 이름을 이야기해봤자 감이 안올테니, 사진과 함께 설명 들어갑니다. 따라라~ 따라라~ 쿵짝짝 쿵짝짝~

 

 

상추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 쪼가리를 잘 버무려 만든 봄나물 샐러드. 상큼 달콤한 소스가 제법 괜찮았다. 정말 대박이었던 것은 빵에 발라먹는 버터였는데, 견과류 같은 알갱이가 씹히히는 느낌이 일품이었다. 빵에 발라먹어도 좋지만, 포크로 뚝뚝 떼어먹어도 정말 맛있다.

 

 

그 다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푸른과 테린'. 70년대 멜로 영화의 이름을 닮은 이 음식의 정체는 '고기'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잘게 다진 후, 푸른, 피스타치오 등과 함께 뭉쳐서 만든 요리라고 한다. 맛은 뭐랄까 순대에 딸려 나오는 '간'이랑 비슷하다.

 

 

'연어 파스타인가?' 했지만, 이 녀석의 정체는 '연어 아이올리와 트러플 오일 버섯'이다. 돌돌 말려 있는 연어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은 감자튀김이다. 면처럼 얇게 썰어낸 후 기름에 튀긴 것인데,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참고로 감자튀김 아래로는 버섯과 크림소스가 깔려있다.

 

 

오늘의 메인메뉴는 '꼬끄 꽁피와 구운 야채'. 영계를 저온에서 4시간 동안 구운 요리라고 한다. 영계라 그런지, 저온에서 구워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살이 정말로 연하고 부드럽다. 다만, 개인적으로 닭은 후라이드가 최고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다. 게다가 닭 한마리가 통채로 나와서 칼로 잘라먹는 것도 좀 불편하기도 했고...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을까?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그래도 닭과 함께 나온 구운 야채라든가, 특히 새빨간 토마토 소스는 정말 맛있었다. 닭은 살을 발라 먹는 둥 마는 둥 했지만, 야채와 소스는 박박 긁어먹었을 정도다. 확실히 이 집, 음식을 잘하는 곳임이 분명하다.

 

 

메뉴 하나하나가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것들이어서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인테리어나 분위기도 평소 자주 찾던 레스토랑과는 180도 달랐다. 가정집을 개조한 탓에 방마다 공간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방에 이는 테이블끼리는 수저 소리가 신경 쓰일 정도로 맞닿아 있다.

 

가장 독특했던 것은 바로 화장실! 우리 집 화장실과 똑같은 구조다. 변기 하나에 세면대 하나. 심지어 욕조와 세탁기도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가 음식점이라기보다는 친구 집 같은 느낌이다.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뭔가 잘 대접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프랑스 친구 집에 가서 편한 분위기에서 주는 대로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나온 느낌이랄까? 물론 나오는 길에 카드를 긁긴 했지만, 뭐 그거야 그냥 와인 한 병 선물로 사간 셈 치면 된다. 왠지 이곳, 나중에 한 번쯤들를 것만 같다.

 


 종합평점(★ 3개 만점) : ★★☆ - 아무 생각 없이 가서 주는 대로 받아먹기만 하자!

 

 :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한 맛! 새로움에 굶주려 있다면 꼭 한번 시도해 보자!

가격 : 매일같이 먹기는 좀 부담스럽지만, 기념일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는 합리적인 가격

분위기 : 친구집 


 주요메뉴

 - 쁘띠 따블로(가정식 코스) : 49,000원

 - 평일 점심 메뉴 : 37,000원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33-4

전화번호 : 02-6032-1300

영업시간 : 11:30~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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