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50

43.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 모든 것이 맘 같지는 않더라! - 메트로폴 파라솔과 스페인 광장에서의 허탈함

여행을 그리 많이 다닌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여행했던 곳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나라를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스페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낙천적이고 정열적인 사람들, 깨끗한 환경, 맛있는 음식 등 여행지로서 스페인이 가지는 장점은 무수히 많다. 수많은 장점 중 가장 의외였던 것은 바로 '치안', 스페인에서는 낯선 도시에서조차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늦은 시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골목골목마다 펍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맥주를 마시고 있어서 일 수도 있고, 첫 번째 여행지인 마드리드에서부터 친구들과 늦게까지 몰려다니면서 내성이 생긴 것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이후로도 늦은 시각에 혼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곤 했지만, 별 탈이 없었고 그 덕에 여행은 더욱 풍성해졌다. ..

42. 세비야 대학에서 버스 터미널을 거쳐 대성당까지, 세비야에 도착하자마자 강행군이 시작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포르투갈에서 모로코를 거쳐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온 뒤로 여행이 부쩍 편해졌던것 같다. 외향적이고 놀기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성격이나 유난히 입에 잘 맞았던 음식 덕분이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길에서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마드리드에서 1주일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한 달짜리 유심칩을 구매해 두었고, 그 덕에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인터넷에 접속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라스 에스코바스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일단 세비야 대성당으로 가봤다. 이미 폐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내일 오픈 시간이나 확인해 볼 요량이었는데, 뜻밖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약 두 시간 정도 후에 저녁 미사가 있다는 것이다. '가만있자..

41. 다시 유럽으로... 세비야에서 맛 본 '오늘의 메뉴'

모로코에 첫 발은 내딛은지도 어느 덧 일주일이 지났다. 모로코, 그리고 마라케시가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것을 보니 이제는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순간임이 분명하다. 집 앞 놀이터처럼 익숙한 제마 엘프나 광장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19번 버스를 탔다. 그리고 버스는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다. 마라케시 메나라 공항은 오늘도 여전히 아름답다. 공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환전소! 모로코 화폐(디르함)는 다른 나라에서 사용할 수 없을 뿐더러 환전소에서 받아주지도 않기 때문에 남은 돈은 반드시 유로화로 환전해야 한다. 공항 환전소 외에는 디르함을 달러나 유로로 바꿔주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율이 정말 개판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거라도 건져야지... 환전에 발권까지 마친 후, 공..

13. 마드리드에서의 시작과 끝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어느덧 마드리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1주일 일정의 마지막이지만, 학교 일정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루 종일 자유시간을 누리는 첫번째 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마드리드보다 더욱 유명한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다시 한 번 찾아가 보기로 결정했다. 모처럼 여유있게 일어나 일본에서 준비해 간 라면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 후, 길을 나섰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에 도착했던 첫번째 날에 이미 한 번 가봤던 곳이라 길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3월 초 였는데, 워낙 날씨가 따뜻해서였는지 이름 모를 공원에 있는 벚꽃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스페인에서 벚꽃을 보게 될 줄이야... 공원..

12. 세련미 넘치는 마드리드 전통시장, 산 미구엘 시장을 가다.(feat. 산 기네스 a.k.a. 대왕 츄러스 가게)

마요르 광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 미구엘 시장'이라는 곳이 있다. 183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일종의 재래시장이랄까? 흔히, 재래시장이라고 하면 적당히 지저분하면서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공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곳은 애초 생각했던 이미지와 조금 달랐다. 철제 골조와 통유리로 이루어진 건물 안에 위치한 산 미구엘 시장은 밖에서 얼핏 봐서는 시장인가 싶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오래 전, 화재로 인해 기존 건물이 모두 불에 타고 철근만 남게 되었는데, 지금 건물은 기존에 벽이 있던 자리에 유리를 가져다 붙인 것이라고 한다. 원래 건물의 형태는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통해, 화재 사고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지금의 산 미구엘 시장을..

11. 도시의 진정한 매력은 광장에서 나온다. - 마드리드 3대 광장 집중 탐구

역사적으로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유럽사람들에게 광장은 다 같이 모여 축제를 즐기며 정치,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토론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마드리드에도 스페인 광장, 마요르 광장, 솔 광장 등 유명한 광장이 몇 군데 있다. 오늘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번쯤 지나치게 될 마드리드의 광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도심속 시민들의 휴식공간, 스페인 광장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의 동상으로 유명한 '스페인 광장'이다. 사실, '스페인 광장'이라고 하면, 다들 김태희가 플라멩고를 추며 CF를 찍었던 세비야의 광장을 떠올리곤 하는데, 스페인 어느 도시를 가든 '스페인 광장' 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 ..

10. 꽃할배도 반한 세고비아 전통요리를 즐겨보자! - 코치니요 전문점 메종 데 깐디도

세고비아에서 반드시 봐야 할 관광 포인트 Top 3를 꼽으라면, 누구나 망설임 없이 ① 악마의 다리(로마 수도교), ② 세고비아 대성당, 그리고 ③ 백설공주의 성(알 카사르)을 꼽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세고비아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을 묻는다면, 관광포인트 Top 3를 보고 난 후, '코치니요 아사도' 요리를 먹어보라고 대답할 것이다. 오후 7시 반, 알 카사르 내부 관람까지 마친 후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다. 워낙 밥을 늦게 먹는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저녁 먹기 딱! 좋은 시간이지만, 6시가 되면 칼같이 밥을 먹어줘야 하는 '토종 한국인'인 나로서는 배고픔을 견디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알 카사르에서 아소게호 광장으로 돌아가는 길, 아까와는 달리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골목이 북적북적했지만, 눈길..

09. 백설공주의 성, 세고비아 알 카사르에 가다.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작은 도시, 세고비아에는 유난히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많다. 세고비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가 건설한 도시라고도 하고,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노아의 아들이 정착한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도시의 시작에서부터, 로마 수도교 등 다양한 전설이 전해내려로는 것은 세고비아가 그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꿈과 낭만이 가득한 동화 속 나라, 세고비아에서도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세고비아 여행의 하이라이트, 알 카사르. 중앙의 우뚝 솟은 탑과 꼬깔 모양의 청색 지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 곳은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의 성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비록, 역광이라 사진에 온전히 옮겨담을 수는 없었으나, 정말 동..

08. 작지만 아름다운 동화 속의 마을, 세고비아 - 악마의 다리, 세고비아 대성당

동화 속에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마을,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에서 당일치기로 여행하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드리드를 여행했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시내 관광보다 오히려 세고비아, 톨레도 같은 근교 여행이 더 기억에 남았다고 할 정도다. IE 비즈니스 스쿨의 공식일정이 모두 끝난 금요일 오후,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난 후, 세고비아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세고비아와 톨레도 중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세고비아 여행을 가이드 해주겠다는 현지인 친구의 제안에 냉큼 카메라를 챙겨 길을 나섰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까지는 기차로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 거라 최대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렌페를 이용했는데, 버스를 타면 교통비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 ..

07. 유럽 3대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을 공짜로 즐겨보자!(feat. 레티로 공원)

흔히, 유럽 3대 미술관이라고 하면 런던의 국립미술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그리고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을 꼽는다. 마드리드에 와서 프라도 미술관을 보지 않고 돌아간다면 뭐랄까 삼겹살 집에 가서 마늘만 구워먹다 온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사실, 프라도 미술관이 유럽의 3대 뭐시기라길래,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 런던의 대영 박물관과 함께 3대 전시관인가보다 했을 정도로 예술에 무지한 나 역시도 프라도 미술관 만큼은 꼭 봐야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술에 워낙 까막눈인지라 '14유로나 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봤자 제대로 보고 나올 수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럽 여행 중에서도 미술, 건축 등 예술 분야는 정말 아는 만큼 보이고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 배낭여행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