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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교/★] 바삭한 외투 안에 숨겨진 말캉한 속살, 오목교 규카츠 - 이자와

연휴 내내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다보니 어느새 집밥이 조금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의미도 목적지도 없이 동네를 떠돌다 문득 발견한 식당, 이자와. 일본 유학시절 먹었던 규카츠를 파는 곳이다. Japanese Casual Restuarant라는 문구와 먹음직스러운 규카츠의 사진에서 일본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뭔가에 홀린 듯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게 입구의 간판, 순백의 여백 중앙에 정자로 쓰여진 '이자와'라는 문구에서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느껴진다. 저녁시간이라기엔 조금 이른 오후 5시 40분 경. 손님이 붐비지 않아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도 입구의 간판만큼이나 마음에 쏙 들었다. 규카츠란, 쇠고기로 만든 돈카츠인데, 특이한 것은 튀김옷 안쪽에 자리잡은 쇠고기가 미..

65. 곡선이 만들어낸 건축의 미학, 까사바트요 & 까사밀라

사그라라 파밀리아의 진한 감동을 가슴에 품은 채 지하철을 타고 '그라시아 거리'로 향했다. 서울로 치면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 주변에 해당하는 그라시아 거리는 전 세계적인 명품 매장이 많아 여자 관광객들이 주로 선호하는 장소다. 명품 매장이 많다고 했지, 싸게 판다고는 안했으니, 각자 판단은 알아서 하시고, 평일이라 그런지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익숙한 명품 매장이 나타났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직진했다. 내가 그라시아 거리에 온 이유는 쇼핑이 아니라 가우디의 또 다른 역작, 까사바트요와 까사밀라였기 때문이다.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까사바트요. 1900년대 초반, 이 곳 그라시아 거리는 당시 내노라하는 건축가들이 각축을 벌이던 전쟁터였다. 저마다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워 건축미를 뽐내던 춘추전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