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쓰는 경제스토리/Economic Focus

향후 50년간 한국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책임질 첨단 뿌리기술 66選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2. 4. 09:32

 

 

불휘기픈남간바라매아니뮐새...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원래 학교 다닐 때에도 공부 잘하는 애들은 시험문제가 어떻게 나오는 전혀 개의치 않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곤 했다. 반면, 나 같이 기초가 허약한 애들은 항상 시험을 보기 전에 문제 개수는 몇 개인지, 주관식인지 객관식인지 같은 외부 환경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대외 환경변화에 취약한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이라는 경제 교과서의 상투적인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경제는 항상 환율, 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화에 따라 미친x 널뛰기기 마냥 큰 출렁임을 보이곤 했다. 대외 환경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우리 경제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바로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향후 수십 년간 주력산업의 기초를 책임질 뿌리산업의 첨단 기술 66개를 선정,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뿌리기술을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뿌리산업'을 한 번 파헤쳐 보자! 팍팍!!

 

자동차, 조선, IT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들 아시다시피 이들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다. 하지만 이들 산업이 모두 금형, 주조, 용접 등 6개 핵심 공정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무의 뿌리처럼 드러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주력산업 경쟁력의 기초가 되는 산업을 뿌리산업이라 한다. 제품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금형, 소성가공, 주조, 용접, 그리고 부품소재에 특수한 기능을 부여하는 표면처리, 열처리까지 뿌리산업은 총 6개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비록, 우리나라 IT나 자동차 산업이 잘 나가고 있지만, 핵심 기술은 일본이나 독일 같은 기술 선진국에서 죄다 수입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막상 이익률이 크지 않다고 하는데, 그게 다 뿌리산업의 경쟁력이 제조업을 받쳐주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핵심 부품에 대한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도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뿌리산업의 첨단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이번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선정한 66개 첨단 뿌리기술은 자동차, 조선 IT 등 제조업 기술전문가와 교수, 국책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다. 총 250여개의 후보군 중에서 주력산업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위주로 고른 것인데, 특히 앞으로 5년 이내에 상용화 될 수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66개 뿌리기술 중 대표적인 것을 소개하자면, 먼저 ‘초미세 피치 연결부위 용접 기술’이 있다. 반도체 칩의 성능은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를 얼마나 촘촘하게 심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초미세 피치 연결부위 용접 기술’이 상용화 되면, 전기 신호의 통로 간격을 머리카락 두께의 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뭔 소린지 잘 모르겠다고? 그냥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반도체 처리 속도가 7배 빨라진다고 보면 된다.

 

 

혹시 ‘초전도 선재 표면 처리기술’을 들어본 적이 있으시려나? 당연히 못 들어봤을 것이다. 나도 이번에 처음 들어봤으니까... 하지만 다들 ‘전기저항’이라는 말은 들어보셨겠지?

 

전선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저항이 발생해서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에 발전소에서는 고압전류를 흘려보내서 손실을 최소화 어쩌구저쩌구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 책장에 꽂혀있는 고등학교 물리II 교과서 247페이지를 참고하시길,

 

뭐 아무튼 모든 전선에는 전기 저항이라는 것이 있어서 전력 손실이 발생하는데, 초전도 선재는 전기 저항이 ‘0’이라고 한다. 하지만, 난 솔직히 난 믿지 않는다. 대충 ‘0’에 가까운 걸 가지고 과장 광고하는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초전도 선재 표면 처리기술’이란, 전기기판을 구리, 은 등 다양한 금속과 세라믹으로 코팅하는 것인데, 이걸 통해서 기존 구리선에 비해 100배 이상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두께는 엄청나게 얇아져 기존 구리선에 비해 무게나 부피가 1/3 수준으로 줄어든다. 가깝게는 각종 전선을 대체할 수 있고, MRI 등 의료기기에까지 폭 넓게 응용 가능한 기술이다.

 

초전도 선재가 기존 구리 도선을 완전히 대체하게 되면 전봇대 전선의 전력 손실이 50%이상 감소한다고 한다. 그것 보시라!! 저항이 0이면 전력 손실도 0이어야지.. 뭐 엄청 대단한 기술 같긴 하다.

 

 

 

 

이 외에도 놀라운 기술이 64개나 더 있지만, 내용이 복잡하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에 가면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번에 선정된 첨단 뿌리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뿌리기술 육성을 위해 올 한해에만 293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선택과 집중을 위해 66개 첨단뿌리기술 중, 12개를 선별한다고... 나머지 54개는 아쉽지만 다음 차례를 노려보자.

 

뭐 당장 우리 실생활과는 큰 관련은 없어 보이는 사업이지만,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이 좀 더 탄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위스의 롤렉스시계나 영국의 파커 같은 명품 브랜드도 이런 뿌리산업의 기초 위에서 꽃피운 것이라고 하니,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명품 브랜드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명품이 내게도 하나쯤 생겼으면 하는 소망도 함께

  

 

향후 50년간 한국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책임질 첨단뿌리기술 66選

 

* 본 포스팅은 산업통상부 보도자료 ‘주력산업의 혁신을 이끌 첨단뿌리기술 66개 선정’을 참고하여 자발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http://www.motie.go.kr/motie/ne/presse/press2/bbs/bbsView.do?bbs_seq_n=156962&bbs_cd_n=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