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터키 여행 이야기를 연재하기에 앞서, 괴뢰메 마을에서 묵었던 호스텔 소개를 먼저 시작해볼까 한다. 그나저나 이번 포스팅이 벌써 네번째 글인데, 아직까지도 여행담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했다. 과연 이번 연재는 언제쯤 끝낼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여러 나라, 각각의 도시들은 저마다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괴뢰메 마을은 꽤나 독특한 지역이다. 화산재와 용암으로 만들어진 기암괴석과 그 안에 동굴을 만들어 살아가는 인간의 위대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괴뢰메 마을을 찾은 여행객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씩 품고 돌아가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동굴호텔'에서의 하룻밤이다.
내가 사흘간 머물렀던 '트레블러스 돔 케이브' 역시 괴뢰메에서는 평범한, 하지만 여행객에게는 특별한 '동굴 숙소' 중 하나다. 호텔보다는 호스텔에 가깝고, 그만큼 가격도 저렴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는 배낭여행객이 머무르기에 딱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인 직원이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을 가진 곳이다.
돔 케이브는 숙소로 들어가는 문 옆에 간판(?)이 달려 있긴 하지만, 그리 크지 않아서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숙소 앞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참고로 괴뢰메 지역에서는 숙소를 잡을 때, 미리 공항 픽업을 요청하면 셔틀버스를 예약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킹닷컴이나 호스텔월드 같은 어플을 통해서든 숙소 홈페이지를 통해서든 예약을 한 뒤에 숙소로 메일을 보내 도착하는 항공편과 시간을 알려주면 된다. 셔틀버스 예약 시, 대행 수수료는 없으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비(네브세히르 공항 : 20리라, 카이세르 공항 : 25리라)만 운전 기사에게 현금으로 지불하면 된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차로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들어가 체크인을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사무실의 현지인 스텝에게 미리 예약을 했다고 이야기 하며 여권을 건네니, 국적을 확인하더니 바로 한국인 스텝을 불러다 주었다. 숙박비는 1박에 10유로,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고 그나마도 홈페이지(http://www.travellerscave.com)를 통해 예약을 한 후 현금으로 결제하면 10% 할인까지 들어간다.
체크인을 간단히 마친 후, 카파도키아에서 보낼 2박 3일 동안의 일정에 대해 상담을 받았다. 카파도키아 - 괴뢰메 마을은 터키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꽤 유명한 관광지에 속한다. 그래서 투어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딱히 머리를 싸매고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일정에 맞게 투어를 잘만 고르면 꽤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카파도키아에서 해 볼만한 투어로는 벌룬투어, 그린투어, 레드투어, 로즈밸리투어, 짚사파리, ATV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벌룬투어는 반드시, 무조건, 꼭 해야한다. 이른 새벽 태양과 함께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는 수백개의 벌룬과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이 만들어내는 진풍경은 보지 않고서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다. 카파도키아에 왔다면 절대 놓치지 마시길,
숙소를 통해 벌룬투어 외에도 그린투어와 로즈밸리투어를 예약했다. 그린투어는 봉고차를 타고 데린쿠유지하도시, 으흐랄라계곡 등 카파도키아 이곳저곳을 가이드와 함께 둘러보는 투어인데, 터키 현지인이 한국어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냉큼 신청했다. 참고로 그린투어 가격은 110리라(약 44,000원)이고, 한국어 가이드는 10리라가 추가된 120리라(48,000원)다. (비수기 기준)
체크인과 투어 예약을 마친 후 숙소 내부로 들어왔다. 16인실 정도 되는 꽤 큰 방이었는데 적당히 깔끔하고 운치있는 곳이다.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는 순간, 이국적인 느낌에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방이 차디찬 돌로 둘러싸여 있어 춥지 않을까 걱정도 들었지만, 막상 지내보니 난방이 너무 잘 되어있어 오히려 조금 덥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출입문 바로 앞 침대는 사람들이 오고 갈 때, 매서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칠 우려가 있으니, 만약 침대 선택권이 있다면 가급적 안 쪽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 그리고 각 침대 옆에는 전자기기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하나씩 벽에 붙어있다. 하지만, 침대마다 콘센트의 위치가 다르다. 콘센트에 충전기를 꽂은 후, 누워서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릴 수 있는 자리가 명당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는 침대를 차지하시라!
짐을 풀고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한국인 스텝분께서 초콜릿을 하나 건네 주셨다. 순간... '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작은 선물이었다. 소소하지만 배려와 센스가 담긴 선물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때뜻한 물에 개운하게 샤워를 해서인지,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좋아져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 비행으로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리는 순간이었다.
숙소 2층에는 꽤 널찍한 식당이 위치해 있다. 테이블 개수가 그리 충분해 보이진 않았지만, 비수기라 그런지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 했던 적은 없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문 옆에는 애플티와 커피가 준비되어 있어 마음껏 마실 수 있다.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와 생수가 냉장고에 비치되어 있는데, 냉장고 안에 있는 음료수는 카운터에서 별도로 계산을 해야 한다.
트레블러스 돔 케이브에서 제공되는 조식의 모습. 사진 윗쪽에 보이는 바구니에 담긴 빵은 계속 리필해서 먹을 수 있다. 물론 더 먹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오른쪽 접시에 놓은 도넛 모양의 빵이 진짜 정말 무지 맛있다. 깨가 촘촘하게 박혀있어서 무척이나 고소할 뿐 아니라 누텔라나 딸기잼과도 꽤 잘 어울리는 맛이다. 그 외에도 삶은 계란, 오렌지, 오이, 치즈 등 꽤나 알차고 실속있는 구성이다. 매일 같은 메뉴가 나온다는 점이 좀 아쉽긴 했다. 장기 투숙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 부분은 심각하게 고민해 보자.
식당 맞은편에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어 야외에서도 조식을 즐길 수 있다. 12월, 한겨울에는 날씨가 워낙 쌀쌀해서 밖에서 식사나 맥주를 즐길 수 없었지만, 봄이나 여름에 이 곳을 방문한다면 꽤 매력적인 공간일 것 같다. 당시에는 날이 좀 추워서 대충 사진만 찍고 식당 안으로 들어와버렸는데, 지나고 나니 테라스에서 주변 경치도 좀 감상하고 그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뭐 아무튼 숙소 소개는 대충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다음 편부터는 벌룬투어를 비롯해서 본격적인 터키여행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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