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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터미널/☆]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했던가? - 부다스벨리(Budda's Belly)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11. 24. 07:30

 

 

어느덧, 1년 만이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지가,

 

아마 고등학생 때였지 싶다. 터미널 옆에 센트럴씨티와 신세계 백화점이 들어서면서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 전까지만 해도 뉴코아 백화점 주변이 그 지역의 핫 플레이스였는데, 이제는 '고터'라고 하면 누구나 센트럴씨티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센트럴씨티가 생긴 지도 벌써 십 수년이 지나고 '파미에스테이션'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겨났다. 신세계가 100억을 투자해서 만든 공간이라는 소문이 들리던데, 직접 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다. 1년 동안 한국을 비운 사이에, 고터에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겪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블로그에서 우연히 파미에스테이션을 접한 후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사실 이 당시에는 센트럴씨티에서 파미에스테이션으로 넘어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맨 탓에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뱅글뱅글 주변을 돌다가 드디어 찾은 입구에서 입점 식당 로고를 보는 순간, 짜증이 눈 녹듯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 이제는 먹을 수 있다.'

 

 

'오늘 뭐 먹지?' 하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일단 발길 닿는대로 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이미 배가 많이 고팠지만, 파미에스테이션 구경도 할 겸,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줄이 그나마 짧은 곳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얼핏 백화점을 연상케했지만, 왠지 모르게 백화점과는 다른 이 곳만의 분위기가 있었다. 통로 양 옆으로 가게들도 깔끔하게 줄 지어 있었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 말고는 대부분 마음에 들었다. 신세계가 돈을 많이 쓰긴 썼나 보다.

 

 

우리가 고른 곳은 바로 '부다스벨리'. 이태원에서 나름 유명한 맛집인데, 이번에 파미에스테이션에 입점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이름이 묘하게 자극적이다. 부처님의 배라니... 신성모독이 아닌가?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신라시대 천마총에 놓여있을 것만 같은 흙으로 된 사람인형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섬뜩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냥 안내에 따라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매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이었다. 테이블 간격이 약간 좁긴 했지만, 매장 안이 손님들로 꽉꽉 들어찬 것도 아니라, 군데군데 빈자리 덕분에 답답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다들 점잖은 손님들이라 딱히 시끄럽지도 않았고, 조명도 적당했고, 뭐 이 정도면 나름 괜찮은 분위기다.

 

 

에피타이저로 시킨 톳만궁(?)이란 괴상한 이름을 가진 음식의 모습. 톳만궁이라고 하면 뭔가 페르시아 왕자가 사는 궁전이 떠오를 것만 같은데, 새우살을 으깨어 반죽한 것을 튀겨낸 것이다. 근데 이게 맛이 진짜 예술임. 같이 나오는 칠리소스에 찍어서 한 입 베어물면, 매콤달달한 소스의 맛과 새우 특유의 쫄깃 통통한 식감이 어우러지면서 침샘을 마구마구 자극한다. 튀김의 바삭한 느낌까지... 유아 식성에 딱 맞는 메뉴다.

 

 

타이 음식점에 가면 무조건 주문하는 메뉴인 푸팟퐁커리! 옐로우 커리에 게살, 게 튀김, 갖은 야채를 마음껏 버무린 요리다. 침을 튀겨가며 맛을 극찬하고 싶다면 푸팟퐁커리라고, 뭔가 오묘하고 뇌쇄적인 맛을 강조하고 싶다면 뿌빳뽕꺼리라고 발음해 보자. 아마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당신을 미친 놈 보듯 쳐다볼 수 있으니, 그건 주의하시고,

 

헛소리가 좀 길어졌는데, 결론은... 뭐 그냥 저냥 맛있긴 했지만, 그건 푸팟퐁커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클래스에서 나온 것 같고, 부다스벨리만의 특별한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 분명, 다들 맛집이라고 극찬하던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 게다가 가격이 무려 3만 3천원이란 말이다. ㅡ.ㅡ;;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부다스벨리는 맛집이다.'라는 명제는 이태원 본점에 한해서만 맞다는 것이다. 형만한 아우가 없듯, 파미에스테이션점은 부다스벨리의 명성에 걸맞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서비스 부분에서는 특히 더 그랬다. 딱히, 불친절한 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손님들에게 주의를 덜 기울인다고 해야할까?

 

써놓고 보니, 너무 쓴소리만 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뭐 그렇게 느꼈는데 어쩌겠는가...? ㅡ.ㅡ;;

 

 

뭐 아무튼,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 밖으로 나왔는데, 들어갈 때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훌륭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큐브형태의 화분 장식대로 둘러싸인 곳에서 책을 읽든, 커피를 즐기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물론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아 약간은 소란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꽤나 분위기 있는 휴식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이 음식으로 입안이 텁텁해졌다면, 여기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즐기며 입가심을 해보면 어떨까?

 


 종합평점(★ 3개 만점) : ☆ 

 

 : 태국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게는 먹었지만, 이 곳만의 특별한 맛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가격 : '강남, 고터, 파미에스테이션' 이 세가지 조건을 고려하면 그리 비싸진 않은 듯

분위기 : 소개팅 장소로는 '글쎄?', 연인과 함께라면 '중상 이상'


 주요메뉴

 - 2인 세트 : 런치 47,000원, 디너 : 49,000원 / 4인 세트 : 런치 97,000원, 디너 : 99,000원

 - 푸팟퐁커리 : 33,000원, 팟타이 : 11,000원

 - 톳만궁(새우케이크, 4pcs) : 8,800원, 픽가이톳(닭날개튀김, 6pcs) : 7,700원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8-3

전화번호 : 02)6282-1959

영업시간 : 11:00~22:00


[고속터미널]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했던가? - 파미에스테이션, 부다스벨리(Budda's B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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