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궁전 3

59.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에 가다 (3편) - 왕들의 휴식처, 헤네랄리페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하던 시절, 왕들의 여름 휴가를 책임지던 장소가 있었다. 나사리 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은 헤네랄리페 별장 - '낙원의 정원'이라 불리는 공간이 바로 그 곳이다. 감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 할 수 있는 그 곳이 알함브라 궁전 관람의 마지막 코스다. 알함브라 궁전을 빠져나와 좁은 흙길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걷다보니 생각보다 길바닥의 흙이 부드러웠고 쭉쭉 뻗은 나무도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었다. '하긴, 옛날에는 여기가 왕이 걷던 길이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감개가 무량해졌다. 그러고 보니 나무 사이사이에도 조경이 칼로 베어낸 듯 깔끔하게 각이 잡혀 있다. 얼마나 걸었을까? 등을 돌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저 멀..

58.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에 가다 (2편) - 나사리 궁,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

티켓에 적힌 입장시간에 맞춰 나사리 궁으로 들어간다. 나사리 궁이라 이름 붙여진 공간은 총 3개의 궁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왕이 집무를 보던 메수아르 궁, 외교 사신을 영접했던 코마레스 궁, 그리고 왕의 숙소가 있는 사자의 궁이다. 나사리 왕조가 전성기를 이루던 시절에는 총 7개의 궁전이 있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저 3개가 전부다. 나사리 궁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메수아르 궁은 좁은 골목(?)에서 시작한다. 약간은 단촐하게 나있는 입구 위로는 대리석에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메수아르 궁은 대체로 소박한 편인데, 그나마 볼만한 곳이 이 곳, 왕의 기도실이다. 외국에서 외교 사절단이 오면, 의도적이로 이 곳에서 잠시 동안 머무르도록 했다. 왕의 기도실에서 창 밖을 내다보면, 알바이신 지구가 ..

57.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에 가다 (1편) - 카를로스 5세궁과 알카사바

아끼는 제자의 부인을 짝사랑한 남자가 있었다. 용기내어 고백을 했지만, 당연히 거절을 당했고 실의에 빠진 그는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 야심한 밤 달빛으로 물든 궁전을 보며, 그는 실연당한 자신의 심정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그렇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명곡이 탄생하게 된다. 그라나다의 상징, 알함브라 궁전. 이슬람 왕조가 그라나다를 점령했던 그 시절, 왕이 살던 '나사리 궁'의 아름다움은 미처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나사리 궁 옆에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땅을 가졌던 카를로스 5세의 이름을 딴 궁전이 있다. 스페인 시대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건축된 카를로스 5세 궁은 지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나사리 궁을 조금씩 찍어 누르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 군사들이 살던 알카사바와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