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4

66. 구엘과 가우디가 꿈꿨던 바르셀로나 상류층을 위한 신도시, 구엘공원

20세기 초, 카탈루냐 지역의 부호였던 에우세비 구엘은 자신이 후원하던 건축가 가우디를 불러 마음 한 구석에 꼭꼭 숨겨두었던 야심찬 계획을 털어놓는다. "바르셀로나 외곽에 영국 귀족의 정원을 닮은 전원도시를 건설합시다.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고 한 50~60개 가구가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를 지어 돈많은 사람들에게 분양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오. 당신이 그동안 꿈꿔왔던 아름다운 건물들을 마음껏 지어보시오. 당신은 재능을, 그리고 나는 돈을 여기에 한 번 있는대로 쏟아부어 봅시다." 그로부터 14년간 가우디는 구엘의 뜻대로 신 시가지 건설에 온갖 노력을 쏟는다. 하지만 이 공사는 구엘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규모가 큰 사업이었다. 중앙 광장과 건물 두 채가 완성될 무렵 구엘의 잔고는 바닥나기 시작했..

65. 곡선이 만들어낸 건축의 미학, 까사바트요 & 까사밀라

사그라라 파밀리아의 진한 감동을 가슴에 품은 채 지하철을 타고 '그라시아 거리'로 향했다. 서울로 치면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 주변에 해당하는 그라시아 거리는 전 세계적인 명품 매장이 많아 여자 관광객들이 주로 선호하는 장소다. 명품 매장이 많다고 했지, 싸게 판다고는 안했으니, 각자 판단은 알아서 하시고, 평일이라 그런지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익숙한 명품 매장이 나타났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직진했다. 내가 그라시아 거리에 온 이유는 쇼핑이 아니라 가우디의 또 다른 역작, 까사바트요와 까사밀라였기 때문이다.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까사바트요. 1900년대 초반, 이 곳 그라시아 거리는 당시 내노라하는 건축가들이 각축을 벌이던 전쟁터였다. 저마다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워 건축미를 뽐내던 춘추전국시..

64. 보고있어도 보고싶은 천상의 아름다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속살을 파헤치다.

천재(天才), 하늘이 내린 그의 재주는 시대를 넘어 사람들에게 벅찬 감동을 준다. 가우디의 재능은 신이 그에게, 그리고 바르셀로나에 내린 커다란 축복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바르셀로나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우디가 평생을 바친 역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건축이 진행 중인 대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평생동안 직접 보는 것은 물론 단 한번도 상상치도 못했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마치 사람의 다리뼈를 닮은 듯한 기둥과 스테인글라스를 통해 내리쬐는 빛,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는데, 그냥 할..

63. 아직도 진행 중인 가우디의 원대한 계획,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천재라 불리우는 한 남자가 있었다. 당대에도 그랬고 세상을 떠난 뒤에도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건축가였던 그는 세상에 둘도 없는 성당을 짓고 싶었다. 어마어마한 크기는 물론 내, 외부에 디테일한 디자인을 새겨 넣기 위해 그는 평생을 그 성당에 매달려왔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었고 오로지 성당 건축에만 신경을 쓰던 그는 길을 건너다 달려오는 전차를 보지 못하고 그만 전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답지 않은 허름한 옷차림 탓에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은 그는 그렇게 쓸쓸히 숨을 거둔다. 바르셀로나, 아니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 건축가였던 가우디는 그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쓸쓸히 숨을 거두었지만, 그의 숙원사업이었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축은 내노라하는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