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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쓰는 대북관련 테마주 이야기

비행청년 a.k.a. 제리™ 2018. 4. 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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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쓰는 대북관련 테마주 이야기

 

<이미지 출처 : https://pixabay.com>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11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지도자가 휴전선 남쪽을 방문하는 최초의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간 관계가 휴전에서 종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과거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평창올림픽 직전 '핵을 쏘네, 마네.' 하며 극단으로 치닫던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런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증시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남북관계의 개선이 양국 간 경제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수혜를 받는 업종과 기업을 고르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니다. 늘 그랬듯 실질적인 이익을 계산하기보다는 그럴듯한 썰과 이를 명분삼아 몰리는 수급, 단기간에 급등하는 차트를 보고 몰려드는 단타꾼들이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며 최근 몇 주간 경이로운 수익률을 보이는 종목들이 대거 등장했다. 테마의 끝은 언제나 원점 회귀였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MTS를 켜고 매수 매도를 반복한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어떤 테마가 있는지, 관련주는 무엇인지를 간단히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대북관련 테마는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는 경제협력이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양 측은 대한민국 기업이 입주하여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는 형태의 경제협력 모델을 구상, 개성지역에 대규모 공단을 조성했다. 천안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2016년 공단이 폐쇄되기 전까지 123개 기업, 북한 근로자 5만 5천여명을 고용하며 약 3조 5천억 규모의 누적 생산액을 기록했다. 만약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 재개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입주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다.(물론 벌써 많이 오르기도 했다.) 대표적인 관련주로는 좋은사람들, 제이에스티나 등이 있다.

 

 

 

두번째는 한반도-유라시아 사업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거쳐 러시아까지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러시아 가스자원 활용을 위한 가스관 건설 사업이라든지, 육로 운송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철도 사업이 논의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개인적으로는 다소 비현실적인 구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시장에서는 꽤 핫한 테마다. 가스관 관련주로는 동양철관, 하이스틸, 디케이락 등이 있고, 철도관련주로는 특수건설, 대호에이엘, 에코마이스터 등을 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DMZ 개발 관련 테마다. DMZ, 그러니까 비무장지대는 남북간 조약에 의해 활용이 제한된 지역이다. 민간활동을 물론 군사활동까지 제한된 지역이기 때문에 토지의 재산가치는 0에 수렴한다. 그런데 만약 정상회담을 계기로 DMZ 축소 또는 개발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토지의 시장가치는 큰 폭으로 오를 것이고, 해당 토지를 가진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로 DMZ에 평화공원을 설치, 남북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부터 DMZ 지역에 제2의 개성공단을 짓자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DMZ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매설되어 있는 지뢰제거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지뢰탐지 로봇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DMZ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대창스틸, 이화공영, 씨아이테크 등이 있고, 지뢰제거 로봇 관련주로는 유진로봇, 퍼스텍 등이 언급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테마와 종목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져있는 종목이고 작게는 20~30%에서 크게는 2~3배 정도 오른 상태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신규 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은 테마의 끝은 원점회귀였고, 뒤집어 말하면 꼭지에서 매수하는 것은 반토막 1/3토막의 위험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주식 격언을 떠올려보면 지금은 매수가 아닌 매도 타이밍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이번 글의 목적은 테마 연구를 통한 수익창출이 아닌, 테마주의 흐름을 제 3자의 관점에서 지켜보기 위함이다. 나름의 예상을 해보고 그게 잘 맞아 떨어지는지 지켜보자는 의미 정도로 생각해보자.

 

일단 남북정상회담은 나름의 결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 국가를 대표하는(우리 입장에서 북한이 국가인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정상들이 만나는데 소모적인 논쟁만 하고 빈손으로 돌아간다? 게다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전세계로 생중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가오 상하는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미 실무적인 논의와 검토가 끝난 상황에서 양측 정상이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대승적 차원의 합의문 정도를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s://flicker.com>

 

그럼 그 합의문에는 어떤 내용이 실릴까? 트럼프가 '종전'을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 남-북한은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 1953년 정전협정은 공식적으로 UN 총사령관과 북한-중공군 사령관 사이에서 체결되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정상 간의 합의 만으로 내용이 변경될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종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그 전단계로 남북간 화해 분위기 조성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3가지 테마 중에는 DMZ 관련 내용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북 경제협력 재개 이슈도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에 대한 UN 경제 제재조치와도 연관된 부분이라 이번에 구체적으로 논의되기는 어려워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과 국제사회에서 이를 인정하는 절차를 거쳐 UN제재가 풀린 다음에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한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후, 개성공단에 기업이 입주하기까지 4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개성공단의 재개 역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 https://pixabay.com>

 

한반도-유라시아 사업의 경우, 남북한 뿐 아니라 러시아의 의중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한반도 정세 급변 시 투여 자본 회수의 불투명성 등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사업화되기까지는 장애요인이 너무도 많아 보인다. 물론 '정치적 수사'의 의미를 가진 이야기들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사업화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동반되기 전까지는 기업의 실적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간단하게나마 남북 정상회담 관련 테마와 종목을 알아보았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본 포스팅은 테마주 매수를 권하는 글이 아니다. 최근 증시에서 핫한 테마에 대해 해당 테마가 어떤 논리로 오르는지, 그리고 실제 정상회담에 따라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를 나름 전망해보기 위해 쓴 글이다. 연초에 보는 신년운세처럼 재미삼아 읽어보고 향후 흐름과 이 글을 비교해보길 권한다. 정반대의 흐름이 나오면 무척이나 창피하겠지만, 그래도 이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기에, 나름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며, 이 포스팅은 매수/매도 및 투자 결과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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