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고 쓰는 맛집스토리 31

[★☆] 수랏상 단골메뉴를 맛보다. - 민소 점심특선, 철판궁중불고기

요즘 들어 부쩍 회사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온다. 도대체 이 일은 왜, 누구를 위해 해야 하는 건지? 야근과 주말 근무에 돈 쓸 시간도 없는데 돈을 뭐 하러 버는 건지? 등등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이 마구 샘솟는다. 며칠, 몇 주를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맛있는 거나 많이 먹자'는 거다. 그래서 찾아갔다. 여의도 한우 전문점 '민소'를... 민소의 트레이드 마크, 무쇠 불판을 가운데로 놓고 파 무친, 상추 등등 기본 반찬이 상위로 푸짐하게 올라왔다. 오늘의 메뉴는 다름아닌 '철판궁중불고기' 이름에 '궁중'이 들어간 것을 보니, 임금님께서 꽤 좋아하셨던 메뉴였나보다. 기대감에 입안 가득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탄성이 절로 나오는 비주얼이다. 새빨갛고 ..

[★★] 푸짐하고 맛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제이렘 333

마치 길을 걷다 만원짜리 한 장을 주은 듯한 느낌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꽤 괜찮은 음식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여의도 번화가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우 트럼프 월드, 아파트 뒷 쪽에 작게 자리잡은 제이렘 333에 대한 이야기다. 위치나 규모만 보면 천상 '분식집'이다. 테이블은 너 댓개가 전부인 좁은 매장안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그래도 내부 인테리어라든가 주방 윗 쪽에 큼지막히 적혀있는 가게 이름을 보니 영 허투루 장사하는 곳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메뉴판을 펼치는 순간 예감을 넘어 확신이 들었다. 메뉴판의 양쪽 페이지에는 같은 내용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인쇄되어 있다. 왼쪽은 나를 위해, 오른쪽은 너를 위해... 서로 마주보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연인들을 배려한 디테일..

[삼청동/★★☆] 삼청동에서 맛 보는 정통 프랑스 가정식의 맛, 르꼬송

하루하루 반복되는 날들,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순간순간이 나에겐 힘들어, 난 벗어나고 싶어 - 나를 돌아봐 中 - 일상이 지루하고 힘들 땐, 뭔가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하다. 그 해답은 휴식이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이 될 가능성도 높다. 기왕이면 매번 먹는 뻔한 음식 말고 완전히 새로운 음식을 통해 일상의 식상함과 허기를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골목골목마다 보석 같은 맛 집이 숨어있는 곳, 삼청동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다 보면, 마치 주택처럼 생긴 음식점을 하나 만날 수 있다. 이름하여 르꼬숑, 정통 프랑스 가정식 전문인데, 일반 주택을 개조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일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마치 어렸을 적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것 같은 ..

[이태원/★ ] 이탈리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정통피자의 맛, 부자피자(Pizzeria D'Buzza)

맛집을 찾는다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아직 유명해지지 않은, 나만 아는 숨은 단골 맛집을 찾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은 TV나 블로그 등에 소문난 맛집을 찾아가 보는 것도 즐겁다. 길을 나설 때부터 묘한 설렘이 느껴지는 것이 마치 소개팅과 비슷한 것도 같고, 오늘 소개팅할, 아니 소개할 맛집은 이태리, 아니 이태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부자피자'다. 주인 아저씨가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피잔가 했더니, D'Buzza의 부자다. 혹시나 해서 사전을 뒤져봤는데,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부자피자는 한강진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골목에 위치해 있다. 이태원 골목에 있는 식당을 갈 때면 주차가 부담스러워 차를 가져가기가 망설여지는데, 하지만 부자피자에서는 발렛을 해주니 걱정 붙들어 매시고 차고에 있는 ..

[★☆] 여의도와 한강변을 한 눈에... 여의도 최고의 뷰 포인트, 사대부집 곳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여의도로 출근하던 어느 날, 무심결에 고개를 들어 올리니 전경련 회관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날따라 빌딩의 웅장한 자태가 유난히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에겐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겐 그 모습이 구경거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 부모님을 모시고 전경련 회관 50층에 위치한 '사대부집 곳간'을 찾았다. 1층에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번에 쭉 50층까지 올라갔다. 40층을 지나칠 때쯤부터 귀가 멍멍해지는 걸 보니 높긴 높은가 보다. 전경련 회관 50층에는 4개의 식당이 '스카이 팜'이라는 테마로 묶여 운영되고 있다. 스카이 팜은 고급스러운 한식 뷔페를 표방하는 사대부집 곳간 외에도 파스타 등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세상의 모든 아침, 한 끼에 20~30만 원에 ..

[★] 철판에서 직접 볶은 제육볶음과 구수한 돌솥밥의 조화, 하루소반

오늘 포스팅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입사 이후 처음으로 미쿡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래서인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중이다. 그나저나 일주일 동안 미국에서 햄버거만 처묵처묵했더니, 한식이 마구마구 생각나는 새벽이다. 그래서 두 팔을 걷어붙이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입맛 돋는 한식을 소개하기 위해서, 여의도 종합상가 3층에 위치한 하루소반.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이 곳을 찾았다. 나름 여의도 직장생활 7년차의 내공(?)을 자랑하는데, 사실 이런 데가 있는 줄도 몰랐다. 아마 내가 일본에 가 있는 동안 오픈한 곳인가 보다. 메뉴는 많지만, 다들 제육돌솥밥을 추천하는 분위기다. 얼마나 멋진지 궁금해서 멋진하루구이를 시키려는데, 맞은편 부장님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이렇게 멋진 하루를 그깟 점심 메뉴때문에 ..

[★★] 고기 위로 소복히 내려앉은 다진 마늘의 위엄, 여의도 마늘보쌈집

누군가 그랬다. '모든 우리 회사 앞에는 맛있는 집이 없고, 모든 남의 회사 앞에는 맛있는 집이 많다'고, '우리 회사 앞 음식의 맛'에 만족하지 못하는 수 많은 직장인들은 새로운 식당이 오픈하면 기어이 그 맛을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얼마 전, 여의도에 새로운 식당 하나가 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미양 마늘보쌈집' 그냥 간단하게 마늘보쌈집이라고 하자. 다른 이유는 없다. 식당이 문을 열었으면 일단 가봐야 한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아일렉스 지하에 있는 마늘보쌈집을 찾았다. 오픈한지 얼마 안 되는 식당들이 가진 묘한 공통점이 있다. 손님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정작 매장 안 테이블은 듬성듬성 비어있다. 종업원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테이블을 치울 생각이 없어보인다.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 정..

[평창동/★★☆] 쫄깃한 깔조네와 끊을 수 없는 마약피자의 유혹, 더 코너 키친

학생들은 취업을 꿈꾸고, 직장인은 사업을 꿈꾼다. 학창시절에는 가면 아침마다 스타벅스 커피를 손에 들고 회사로 향해 수 억짜리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당차고 능력있는 회사원을 꿈꾼다. 그러나 막상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과 잡일, 그리고 이틀에 한번씩 들려오는 잔소리에 진저리를 치며, '내 사업'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하자니, 자본도 노하우도 없는 것이 현실. 그래서 수 많은 직장인들은 그저 막연하게 어디 목 좋은 곳에 카페나 근사한 레스토랑을 하나 차린 후, 세련된 옷차림과 매너를 갖추고 손님을 맞이하는 꿈을 꾸곤 한다. 물론 나 역시도 수 많은 직장인 중 하나다. 그렇게 매일 같이 꿈 속을 헤매던 어느 날, 꿈에서만 그리던 그런 사장님과 레스토랑을 ..

[★☆] 달콤한 직화구이와 뜨끈한 된장찌개의 향연, 여의도 석쇠불고기

벌써 두어달 전의 일이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대학교 선배가 식장에 와줘서 고맙다며 점심을 사겠단다. 에이 뭐 굳이 그럴 것까지야... 어차피 내 결혼식 때도 와서 축하해줄텐데... ㅋ 하지만 굳이 점심을 사겠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다. 그 날 따라 여의도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유난히도 가벼웠다. '오늘 뭐 먹지?' 직장인이 하루에 세 번쯤 되뇌이는 말이다. 선배를 만나자마자 안부보다 먼저 꺼낸 말이기도 하다. 아무 생각없이 습관처럼 여의도 먹자빌딩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뭔가에 홀리듯 석쇠 불고기 집에 도착했다. '과연 지금 이 곳이 점심시간의 여의도 식당이 맞는걸까?' 싶을 정도로 식당이 텅텅 비어 있었다. 가게 아주머니께서는 우리가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를 안내해 주시더니, 능숙한 솜..

[★☆] 오동통한 생선구이와 얼큰한 탕이 일품, 생선구이 전문점 구이구이

나는 개인적으로 생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딱히 맛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가시를 발라내는게 귀찮기도 하고, 실수로 가시를 삼켰을 때 뾰족한 것이 목을 긁는 느낌이 싫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나의 취향과는 무관하게 생선을 먹으러 가야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때가 언제였을까?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생선구이 전문점 '구이구이'를 찾았던 때가, 벌써 몇년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회사 사람들과 '구이구이'라는 음식점을 찾았는데,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생선구이를 먹는데, 뼈가 아주 쉽게 발라지는 거다. 게다가 얼큰한 국물의 알탕도 내 입맛에 딱 맞았다. 그 이후로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그 곳을 찾게 되었다. 칼칼한 국물과 두툼한 생선구이가 생각나는 어느 겨울의 점심시간, 구이구이로 발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