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고 쓰는 맛집스토리/서울맛집백서 15

[이촌동/★☆] 화려하진 않지만,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돋보였던 곳, 동부 이촌동 스즈란테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기회가 되는대로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과거에는 맵고 짠 자극적인 맛을 찾아다녔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자극적인 맛보다는 조금은 절제된 듯한 깔끔한 맛이 더 끌리기 시작했다. 오늘 소개할 스즈란테이는 한편의 일본 드라마 같은 정갈한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일본 음식 특유의 단짠단짠한 맛이 과장된 듯 하지만, 묘하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외식을 했다는 느낌보다는 집밥을 푸짐하게 잘 먹었다는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나의 최애 아이템, 돈가스가 포함된 도시락을 주문했다. 고급(?) 일식집에서 맛볼 수 있는 자왕무시에 연어구이, 사시미 등이 단촐하지만 골..

[오목교/★] 바삭한 외투 안에 숨겨진 말캉한 속살, 오목교 규카츠 - 이자와

연휴 내내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다보니 어느새 집밥이 조금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의미도 목적지도 없이 동네를 떠돌다 문득 발견한 식당, 이자와. 일본 유학시절 먹었던 규카츠를 파는 곳이다. Japanese Casual Restuarant라는 문구와 먹음직스러운 규카츠의 사진에서 일본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뭔가에 홀린 듯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게 입구의 간판, 순백의 여백 중앙에 정자로 쓰여진 '이자와'라는 문구에서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느껴진다. 저녁시간이라기엔 조금 이른 오후 5시 40분 경. 손님이 붐비지 않아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도 입구의 간판만큼이나 마음에 쏙 들었다. 규카츠란, 쇠고기로 만든 돈카츠인데, 특이한 것은 튀김옷 안쪽에 자리잡은 쇠고기가 미..

[익선동/★★] 주말 오후, 따스한 햇살과 함께 늦은 점심을 - 익선동 맛집 '열두달'

언제부터였을까? 대로변의 크고 화려한 레스토랑보다 골목골목 숨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빠져든 것이. 좁은 골목안으로 빼꼼히 고개를 들이밀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매력이 하나씩, 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요즘들어 익선동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을 보니 골목 속 보물찾기의 즐거움에 빠져든 사람이 나 하나뿐은 아닌가 보다. 평범한 주택 같은 건물에 빛바랜 작은 간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곁에 두고서도 지나칠 법한 이 곳은 익선동 최고의 핫플레이스, 열두달이다. 얼핏 봐서는 그냥 작은 레스토랑 같지만 보리햇살농장, JJ, ROOT 등 6개 브랜드가 공동으로 입점해있다고 한다.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어 조금만 손님이 몰려도 가게 앞은 북새통을 이룰 것 같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순번..

[영등포/★☆]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해산물이 푸짐한 어다리횟집

모처럼만에 여의도를 벗어나 영등포에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싱싱한 해산물! 어다리 횟집이라는 나름 프랜차이즈 식당을 찾았다. 서울, 경기지역에 꽤 많은 수의 지점이 있는데 그 중 영등포 지점이 제일 낫다고 한다. 우리은행 영등포지점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먹자골목이 나온다. 어다리 횟집은 먹자골목 중간쯤에 있다. 워낙에 화려한 간판을 단 음식점이 많은데다 어다리 횟집은 2층에 위치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으니, 그 점 참고하시길, 메뉴판들 받아들고 뭘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어다리스페셜 코스를 주문했다. 이 블로그를 꾸준히 구독하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식당 이름을 딴 메뉴가 가장 가성비가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양이 엄청 푸짐했고, 맛도 괜찮았다. 회를 먹다보..

[이태원/★☆] 맛있는 고기를 양껏 먹자! 이태원 회식장소 1순위 - HBC 고깃집

수많은 외국인들과 그만큼이나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곳, 이태원. 사실, 한식을 먹기 위해 이태원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끔씩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식을 소개시켜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곤 하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 이태원 근처에 괜찮은 고깃집을 하나쯤 알아두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깉다. 그래서 오늘 준비한 곳은 '고깃집 HBC'다. 고깃집 HBC는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 어느 골목 구석에 위치해 있다. 큰길을 따라 쭉 내려오다 따봉브라질이라는 가게를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왼쪽에 '고깃집'이라는 간판을 찾을 수 있다. 빨간색 간판과 하얀색 글씨의 조화가 마치 새빨간 고기와 마블링의 조화처럼 인상적이다. 참고로 HBC는 해방촌의 머릿글자를 딴 것..

[삼청동/★★☆] 삼청동에서 맛 보는 정통 프랑스 가정식의 맛, 르꼬송

하루하루 반복되는 날들,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순간순간이 나에겐 힘들어, 난 벗어나고 싶어 - 나를 돌아봐 中 - 일상이 지루하고 힘들 땐, 뭔가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하다. 그 해답은 휴식이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이 될 가능성도 높다. 기왕이면 매번 먹는 뻔한 음식 말고 완전히 새로운 음식을 통해 일상의 식상함과 허기를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골목골목마다 보석 같은 맛 집이 숨어있는 곳, 삼청동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다 보면, 마치 주택처럼 생긴 음식점을 하나 만날 수 있다. 이름하여 르꼬숑, 정통 프랑스 가정식 전문인데, 일반 주택을 개조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일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마치 어렸을 적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것 같은 ..

[이태원/★ ] 이탈리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정통피자의 맛, 부자피자(Pizzeria D'Buzza)

맛집을 찾는다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아직 유명해지지 않은, 나만 아는 숨은 단골 맛집을 찾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은 TV나 블로그 등에 소문난 맛집을 찾아가 보는 것도 즐겁다. 길을 나설 때부터 묘한 설렘이 느껴지는 것이 마치 소개팅과 비슷한 것도 같고, 오늘 소개팅할, 아니 소개할 맛집은 이태리, 아니 이태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부자피자'다. 주인 아저씨가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피잔가 했더니, D'Buzza의 부자다. 혹시나 해서 사전을 뒤져봤는데,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부자피자는 한강진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골목에 위치해 있다. 이태원 골목에 있는 식당을 갈 때면 주차가 부담스러워 차를 가져가기가 망설여지는데, 하지만 부자피자에서는 발렛을 해주니 걱정 붙들어 매시고 차고에 있는 ..

[평창동/★★☆] 쫄깃한 깔조네와 끊을 수 없는 마약피자의 유혹, 더 코너 키친

학생들은 취업을 꿈꾸고, 직장인은 사업을 꿈꾼다. 학창시절에는 가면 아침마다 스타벅스 커피를 손에 들고 회사로 향해 수 억짜리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당차고 능력있는 회사원을 꿈꾼다. 그러나 막상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과 잡일, 그리고 이틀에 한번씩 들려오는 잔소리에 진저리를 치며, '내 사업'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하자니, 자본도 노하우도 없는 것이 현실. 그래서 수 많은 직장인들은 그저 막연하게 어디 목 좋은 곳에 카페나 근사한 레스토랑을 하나 차린 후, 세련된 옷차림과 매너를 갖추고 손님을 맞이하는 꿈을 꾸곤 한다. 물론 나 역시도 수 많은 직장인 중 하나다. 그렇게 매일 같이 꿈 속을 헤매던 어느 날, 꿈에서만 그리던 그런 사장님과 레스토랑을 ..

[서래마을/★☆] 몸에 좋은 블루베리가 한 가득 - 스퀘어가든 블루베리 빙수

강북에 연남동이 있다면, 강남에는 서래마을이 있다. 얼핏보면 평범한 골목길 구석구석을 뒤져가며 맛집을 찾아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 곳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커피의 은은한 향과 푸짐한 빙수가 일품인 서래마을 카페, 스퀘어가든. 힐링캠프에서 김제동이 즐겨찾는 카페로 소개되기도 한 바로 그 곳이다. 서래마을 주택가에 조촐하게 자리한 스퀘어가든. 매장이 그리 크지 않고 변변한 간판조차 걸려있지 않아서 찾기가 만만치 않았다. 어찌보면, 서래마을의 특징이기도 한데, 큼지막한 간판이 없어 찾기는 어렵지만, 그 덕에 서래마을 특유의 평범한 골목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다음지도를 따라 어렵게 길을 찾은 후,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카운터 뒤로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커피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파..

[서래마을/★☆] 치즈 듬뿍 샌드위치와 다채로운 생맥주가 일품인 곳, 냅킨플리즈

남여노소,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식사는 항상 냅킨으로 마무리된다. 오늘 소개할 맛집에서는 냅킨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만 같다. 이름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이 곳은 바로 '냅킨 플리즈' 서울 속 작은 프랑스로 불리는 서래마을에 위치한 냅킨 플리즈, 필리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가 일품인 곳이다. 고기와 소스가 듬뿍 들어간 미국식 샌드위치의 특성 상 음식을 먹을 때, 휴지가 어마무시하게 필요하다. 그러고 보니 '냅킨 플리즈', 참 센스 돋는 이름이다.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토요일 오후 2시의 가게 모습! '오래 기다려야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었는데, 매장 안이 텅텅 비어있었다. '분명, 맛집이라고 해서 온건데...'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살이 200g은 찔 것만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