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 쓰는 일본스토리/Story in Tokyo

여덕의 파라다이스, 이케부쿠로 애니메이트(Animate)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1. 18. 16:34

여덕의 파라다이스, 이케부쿠로 애니메이트(Animate)

 

 

 

 

일본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축구 한일전? 후쿠시마 원전? 선진국(이라 쓰고 성진국이라 읽음)?

 

아마 적잖은 사람들이 '오타쿠'를 떠올렸을것이다. .

예로부터, 오덕 중 제일은 바로 일덕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일본 만큼 애니 문화가 발달한 나라가 없다. 그만큼 오타쿠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일본에서 살면서 오타쿠라고 할만한 사람들을 만난 기억은 별로 없다. 과연 '일본은 오타쿠의 나라'라는 통념은 잘못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진 않은 것 같다. 다만, 오덕밀도가 유달리 높은 지역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거주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 오덕을 만날 기회가 적은 것일뿐,

 

아키하바라와 이케부쿠로, 일본 애니메이션하면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메카와 메디나 정도라고나 할까? 아키하바라는 주로 남자들이 선호할 만한 것들이 많고, 이케부쿠로는 좀 더 여성 친화적이라는 것이 차이점.

 

 

 

 

오늘 소개할 장소는 여덕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이케부쿠로 애니메이트이다. 이케부쿠로 역은 수많은 철도 노선이 통과하는 곳으로 일본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서울로 치면 신도림 같은 느낌이랄까? 출구도 엄청나게 많은데, 지하철에서 내려 동쪽 방향 출구로 나온 후, 구글맵에 의지하면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든 근처까지만 가면 왁자지껄하고 요란한 분위기의 애니메이트를 찾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 것!! 일단 애니메이트를 발견했다면, 크게 심호흡을 하고 매장으로 들어가시길..

 

애니메이트는 일본에서 가장 큰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 체인점'인데, 그 중에서도 이케부쿠로 애니메이트의 규모가 가장 크다.(여기가 본점임) 각 층별로 여러 종류의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고 알고 왔는데, 사실 이쪽에 별 취미가 없는 나로서는 층별 상품의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각 층마다 엄청나게 많은 '만화책'이 있었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기억이 없음. 아마 층별로 만화책의 장르가 달랐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 대충 이런식으로 넓은 매장이 만화책으로 가득 차 있음 

 

이케부쿠로 애니메이트는 총 9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층 별로 카운터가 있는데, 다른 매장들과는 달리 높은 층 카운터의 메리트가 별로 없다. 대부분의 경우, 높은 층 카운터는 1층에 비해 줄이 짧은 편이라 계산하는세 시간이 덜 걸리는데, 여기는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7~8층 카운터에서도 계산을 한번 할라치면 20~30분은 족히 기다려야할 것 같았다.

 

 

각 층은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할 수 있는데, 2대의 엘리베이터로는 수많은 손님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였다. 미소년 만화주인공이 그려져 있는 엘리베이터는 그냥 눈요기거리인듯

 

 

만화책에는 별 관심도 없는데다, 어차피 일본어는 읽지도 못하니 대충 넘어갔는데, 몇몇 피규어나 캐릭터 상품은 '한 번 사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나니, 그 마음이 쏙 사라짐  

 

 △ 여기가 아마 4층이었던 것으로 기억함 

 

 

인기 있는 제품들은 이미 '완판'되어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만들고 파는 것은 일본을 따라갈 나라가 없는 듯.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회사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를 쓰고 그걸 사는 일본 사람들도 정말 대단한듯 하다.

 

 

애니메이트에서 파는 물건 중 가장 신기했던 것은 바로 술!! 그리고 더욱 신기했던 것은 술병에 그려진 미소녀!! 굳이 고급 술집에 가지 않아도.... 아니, 뭐 암튼 술 맛나게 하는 창조적인 방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베르사유의 장미' 시리즈가 맘에 들었음. 한 잔 하면 절로 노래가 흘러나올 것 같은 분위기랄까..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윗 쪽 층은 물건을 판다기 보다, 전시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미술관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전시회'를 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갔을때는 아마 '코스튬 컬렉션'이었나보다.

 

 

전시관을 가득 채운 수많은 코스튬 복장을 보면서, 앙드레 할배가 살짝 생각났음

 

 

캐릭터 판넬과 함께 보니, 이 코스튬 복장이 얼마나 리얼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전시관 한쪽을 가득 채운 포스트잇!! 뭐가 적혀있나 자세히 보니,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뭐 대충 '도민준, 천송이 다녀감' 뭐 이런거 아니었을까? '도민준 부인 다녀감'일 수도 있고...

 

 

 

맨 윗층은 애니메이트 홀(Animate Hall)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올라가 보니 엄청 귀여운 캐릭터 인형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음.  일본 특유의 동글동글하고 머리 큰 캐릭터였는데, 동작이 엄청 발랄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나름 유명인사인지 퇴장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운 좋게도 퇴장시간 5분전 쯤 홀에 들어가 녀석의 애교를 관람함. ㅋㅋ

 

사실, 애니메이션쪽에 별 관심이 없어서 갈까 말까 했던 곳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캐릭터에 피규어에 사람들까지 구경할 것이 꽤 많아서 나름 재미있었다. 근데, 여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한 2시간 동안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니 머리가 어질어질한게 기가 빨린 느낌이 들기도 했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은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구경하면 잊지 못할 장소가 될 듯 하다. 일본 관광을 오는 분들은 대부분 아키하바라만 들렀다 가는 경우가 많은데, 기왕이면 이케부쿠로도 한번 들러 보시길 추천!! 이케부쿠로 근처에는 맛있는 라멘집도 많으니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진정한 오덕이라면, 애니메이트에서 캐릭터 베게 하나 사들고 라멘 먹으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기왕이면 이런 그림 그려져 있는 것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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