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 광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 미구엘 시장'이라는 곳이 있다. 183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일종의 재래시장이랄까? 흔히, 재래시장이라고 하면 적당히 지저분하면서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공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곳은 애초 생각했던 이미지와 조금 달랐다. 철제 골조와 통유리로 이루어진 건물 안에 위치한 산 미구엘 시장은 밖에서 얼핏 봐서는 시장인가 싶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오래 전, 화재로 인해 기존 건물이 모두 불에 타고 철근만 남게 되었는데, 지금 건물은 기존에 벽이 있던 자리에 유리를 가져다 붙인 것이라고 한다. 원래 건물의 형태는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통해, 화재 사고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지금의 산 미구엘 시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