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어느 날, 새로 맞춘 정장을 갖춰입고 설레는 마음을 안은 채, 집을 나서던 첫 출근길이 문득 떠올랐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이제 나도 직장인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출근이라는 나의 꿈을 이룬 그 날로부터 6년 후, 지금 나의 꿈은 출근하지 않는 것이 되어 있었다.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에는 취업만 하면 모든 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제적 풍요는 물론, 새하얀 셔츠를 반 쯤 걷어올린 채, 스타벅스 커피잔을 들고 비즈니스 미팅을 주도하는 나의 모습을 그리며 잠이 들곤 했다. 그러나 회사에 입사한 이래, 6년 동안 단 한번도 내가 무언가를 주도해 본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새하얀 셔츠 아래로는 배가 점점 불룩해지고, 스타벅스 커피잔에는 휘핑크림이 수북히 담겨 있을 뿐, 6년의 시간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