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보니, 포르투갈에서 모로코를 거쳐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온 뒤로 여행이 부쩍 편해졌던것 같다. 외향적이고 놀기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성격이나 유난히 입에 잘 맞았던 음식 덕분이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길에서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마드리드에서 1주일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한 달짜리 유심칩을 구매해 두었고, 그 덕에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인터넷에 접속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라스 에스코바스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일단 세비야 대성당으로 가봤다. 이미 폐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내일 오픈 시간이나 확인해 볼 요량이었는데, 뜻밖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약 두 시간 정도 후에 저녁 미사가 있다는 것이다. '가만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