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간의 배낭여행을 시작하며 집을 나서던 순간이 떠오른다. 몇 번이고 확인한 후 꾸린 배낭을 들쳐메고서 그래도 혹시 빠진 것은 없는지 괜스레 방안을 수차례 돌면서 이것저것 훑어보고 현관문을 나서면서도 몇 번씩이나 뒤를 돌아보았던 그 순간 말이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에서의 일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한 달여간의 배낭여행의 종착지, 바르셀로나에서도 이제 왠만큼 볼만한 것들은 다 본 것 같다. 그래도 혹시라도 빠뜨린 것은 없는지 괜히 블로그와 여행 책자를 뒤적여본다. 마치 여행을 시작하며 집을 나서던 그 때처럼, 그렇게 한참을 검색하다 찾아낸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으로 알려진 산파우 병원, 이번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날 아침, 호스텔을 나서 산파우 병원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