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지 산책을 마친 후, 숙소가 있는 누에보 다리로 돌아오는데, 어느덧 해가 중천에 떠올랐다. 따스한 햇살때문일까? 잔뜩 찌뿌렸던 하늘도 이제는 화창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라나다로 떠나는 열차 시각까지는 아직도 꽤 많은 시간이 남았다. 어제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자 누에보 다리 아래로 다시금 내려가 보기로 했다. 나름 두번째 가는 길이어서일까? 어제 초행길에서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론다 여행을 이야기할 때, 누에보 다리만을 언급하는데, 그 반대편으로 펼쳐진 푸른 초원도 한폭의 그림같다. 어제까지만해도 론다를 그리자면 황톳빛 물감 하나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는데, 그건 크나큰 착각이었다. 절벽만큼 웅장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녀석들이 여기저기 숨어있고 그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