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건 내가 한번 알아볼 테니까, 암튼 몸 건강히 잘 다녀와라." "그래, 그리고 이 거 한 달만 좀 부탁한다." "어, 근데 그냥 이렇게 갔다 오면 되는 거냐?" "몰라~ 그냥 어떻게 되겠지..." 캐리어 하나를 친구에게 던져주고 돌아섰다. 텅 비어버린 방은 내가 이 곳에 도착했을 때의 모습과 흡사했다. 남들은 설렘에 잠을 설친다는데, 그날따라 유독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이 곳이 어지간히도 익숙해지긴 했다보다. 이른 새벽, 혹시라도 빠뜨린 것은 없는지, 침대 밑과 욕실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핀 후 미리 챙겨둔 배낭을 들쳐 메고 길을 나섰다. 2015년 7월 28일, 그때 그 길을 또 걸을 수 있는 날은 아마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 벌써 올해에만 세 번째, 공항으로 가는 길이 너무도 익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