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쓰는 여행스토리/지구본 반 바퀴, 남미로!

[프롤로그] 남자, 여행에 미치다

비행청년 a.k.a. 제리™ 2016. 3. 23. 08:30

 

 

 

"I am gonna travel Lartin America."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문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남미라니.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비행기로 꼬박 열 몇 시간을 날아가야 겨우 도착하는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미치지 않고서야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2015년 7월, 당시 나는 일본의 한 대학교에서 MBA를 공부하고 있었다. 8월 말 졸업식을 한 달 앞두고 마지막 학기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한 달여의 방학이 시작된 것이다. 직장인들은 아마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한 달이라는 기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마도 내 인생의 마지막 방학이 될 그 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2015년 8월을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한 달로 보내자. 나의 남미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실 나의 마지막 배낭여행이 그리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너무 먼 거리 탓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행에 대한 정보도 적고 무엇보다도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십 수번이나 남미 여행을 다짐했지만, 혹시 강도를 만나면 어쩌지?, 진짜 죽을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총에 맞으면 많이 아플까? 하는 생각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내지리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던 중, 뭔가에 홀린 듯 충동적으로 리마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덜컥 끊어버렸다. 그 이후로도 인터넷을 떠도는 '남미는 위험한 곳'이라는 이야기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감을 키워만 갔다. 하지만 이왕 비행기 티켓까지 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우물쭈물할 여유가 없었다. '까짓 거 죽기밖에 더하겠어?"라는 배짱이 생기면서, 여행 준비는 점점 속도가 붙었다.


'리마 인 - 리우데자네이루 아웃' 비행기 티켓의 루트를 따라 각종 블로그와 카페 등을 돌아다니며, 나름의 루트를 열심히 찾고 또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후기를 읽고, 노트에 메모를 해가며 공부해도 어디서 자고, 무엇을 보고, 어떻게 이동해야 할 지에 대한 명쾌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여를 씨름하다 내린 결론, '그냥 떠나자!'


사실 그동안의 여행은 뭐랄까? 프랜차이즈 음식점 같았다.  블로그와 여행책자, 그리고 현지 투어 프로그램을 적당히 버무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을 내는 그런 여행 말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려면 새로운 사람과 함께 걷는 것 보다 혼자 뛰는 것이 훨씬 편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혼자보다 함께, 빨리보다 깊게 하는 여행, 겨우내 푹 익힌 신김치 같은 여행을 위해 숙소도 교통편도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만큼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대신 내 손에 쥐어진 1,000달러의 현금과 씨티카드 한 장을 믿어보기로 했다. 부족한 부분은 우연히 만날 인연이 해결해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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