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사건 때문이었다. 우연히 벌어진 일이었기에, 글 쓰는 것 또한 금새 끝나버렸지만, 그로부터 몇 년 후, 조각난 여행의 기억들을 모아 글을 연재하면서 글쓰기가 하나의 습관처럼 일상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글로 먹고 사는 '글쟁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부끄러운 상상을 해본다. 문구류에 대한 욕심, 또는 허세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아마 그 무렵부터였을 것이다. 혹자는 고작 그런걸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사는냐고 묻기도 했지만, 자고로 글쟁이는 글의 품격에 어울리는 도구를 갖춰야 한다며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글을 쓰는 것보다 돈을 쓰는 횟수가 더 많아졌지만, 그게 뭐 대수라고. 카드가 한 번씩 긁힐 때마다, '글쟁이'에 한 걸음 더 다가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