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 쓰는 일본스토리/Taste in Tokyo

[타케바시] 우동과 덴푸라의 절묘한 만남, 키네야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2. 14. 22:48

  

 

짧은 점심시간, 마땅히 약속도 없고, 대충 점심을 때우고 쉬고 싶은 날이 있다. 그렇다고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빵, 우유 같은 걸로 때우기에는 좀 부실할 것 같고, 그렇다고 제대로 챙겨먹기는 귀찮은 날.

 

직장인이라면 한 달에 한 번씩은 겪을 만한 이런 상황에 딱! 어울리는 식당이 하나 있다. 아쉬운 것은 이 식당이 도쿄에 있다는 것, 타케바시 역 마이니치 빌딩 1층에 위치한 '키네야'라는 우동 전문점이다.

 

 

'키네야'는 일본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회사 중 하나다. 우동, 소바 등 면 요리와 덮밥, 양식은 물론 한식 체인까지 거느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곳의 주문 및 배식 시스템은 매우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일단 매장에 들어오면, 어떤 우동을 먹을지 먼저 고른다. 기본 메뉴인 가케우동부터 카레우동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나는 싸고 담백한 가케우동을 주로 먹는 편이다. 뜨거운 국물과 찬 국물을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으며, 곱배기(오오모리) 주문도 할 수 있다. 물론 곱배기 주문 시, 금액이 약간 추가된다. 처음 이 곳을 왔을 때는 멋모르고 자신있게 오모리를 외쳤었다. 하지만 왠만하면 '보통'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튀김 메뉴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을 받고 앞쪽으로 이동하면 초등학교 분식집에서 보던 느낌 그대로, 이렇게 튀김이 놓여져 있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양파튀김부터 고구마, 새우, 김말이까지 없는게 없다. 개인적으로는 어묵 튀김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우동과 튀김만으로 배가 찰 것 같지 않다면, 삼각김밥도 하나 챙겨두시길, 일본에서는 삼각김밥을 '오니기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파는 것 보다 훨씬 건강한(?) 맛이다.

 

우동과 튀김, 오니기리까지 모두 담은 후,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면 된다. 키네야에서 대화를 나눌만한 직원은 단 두 명, 처음에 우동 주문을 받는 직원과 계산하는 직원이다. 식당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 같다. 고객 입장에서도 딱히 불편한 점은 없고 점심시간처럼 사람이 붐비는 때에도, 특별히 기다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마치 구내식당에서 배식받는 기분이다.

 

 

계산을 마친 후에는 국물은 조금 보충하거나 물을 받아서 자리로 이동하면 된다. 식수대 옆에는 튀김 잔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튀김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이런 식으로 재활용 하다니, 절대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맛은 좋다. 

 

 

매장 한 켠에는 주문 방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설명되어 있으나, 나처럼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그냥 눈치를 봐가며 적응하는 수 밖에 ㅠㅠ

 

 

가케우동에 튀김 2개 그리고 튀김 찌꺼기 한 가득, 오늘 점심은 이렇게 600엔 정도로 해결했다. 점심으로는 절대 모자라지 않는 양이지만,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 15~20분이면 충분하다. 그럼 이만 한 숨 자러 가야겠다!!

 

[타케바시] 우동과 덴푸라의 절묘한 만남, 키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