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 쓰는 일본스토리/Taste in Tokyo

[타케바시] 일본식 크라제 버거? 수제버거 3rd Burger(서드 버거)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2. 10. 10:15

 

 

나는 달인이다. 다이어트만 30년째 하고 있는 다이어트의 달인 '와퍼 ㅇㅇㅇ' 선생이라고나 할까? 한국에 있을 때는 하필 헬스장 맞은편에 버거킹이 있어서, 운동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와퍼 세트를 사먹곤 했던 기억이 난다. 운동을 했으니, 와퍼를 먹어도 살이 '더 찌지는 않을 것'이라는 나름의 이론도 정립했었다.

 

다이어터에게 정크푸드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한 손에는 덤벨을 다른 한 손에는 버거를 들고 지내기를 십 수년... 어느날 맨즈헬스에서 반가운 기사를 읽었다. '여름철 몸 만들기에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한 수제버거'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그런 제목과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였을 꺼에요. 내가 와퍼를 내려놓고 크라제를 찾기 시작했던게...'

 

 

 

 

작년 9월 일본으로 넘어온 이후, '수제버거'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지내왔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 가는 길에서 3rd Burger라는 매장이 오픈을 준비하는 것을 보았다. 한동안 잊고 지낸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고, 며칠 후, 무언가에 이끌린 듯이 그곳을 찾게 되었다.

 

 

서드버거는 타케바시역 팔래스사이드 빌딩 1층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과 연결되는 통로라 유동인구도 많고, 점심때면 항상 붐비는 식당가다. 하지만 가게를 새로 연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손님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특히 주말에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라 책을 보며 시간을 때우기에도 매우 좋아 보였다.

 

 

사실 수제버거를 즐겨먹긴 했지만, 맛을 잘 구분하는 편은 아니다. 'the 3rd Burger'라는 가게 이름과 같은 메뉴가 있어서 시켜볼까 하다가 바로 아래에 '아보카도 와사비 버거'가 있길래 왠지 특이해 보여서 와사비 버거를 주문했다. 가격은 서드버거가 638엔, 와사비 버거가 562엔이다. 끝자리 숫자가 지저분한 것은 빌어먹을 8% 소비세 때문!!

 

 

카운터에서 주문을 마친 후, 음료수를 들고 자리에 와서 버거를 기다리면 된다. 서빙같은건 얄짤 없고 진동벨이 울리면 냅다 뛰어가야 한다. 위에 저 음료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닮은 콜라다.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다고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본 게임때, 목이 메어오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할 것

 

 

버거를 기다리는 10여분 동안 심심해서 찍어본 내부 사진, 듬성듬성 놓여진 책이 마치 내 방 침대를 보는 것 같다. 보기만 해도 졸음이 몰려오는 것 같아 앞에 놓인 컵을 들었다.

'아! 이건 콜라였지...'

 

 

드디어 기다리던 버거가 나왔다. 블로그를 시작한 후로는 음식을 먹기 전에 일단 사진부터 찍는 버릇이 생겼다. 예전에는 밥상머리에서 카메라 들이대는 사람들을 보면서 '꼴불견'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은 오래살고 볼 일이다. 혹시라도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있더라도 너무 구박하진 마시길... 당신도 언젠가는 블로거가 될 수 있으니,

 

 

그나저나 이 놈의 버거에는 와사비는 고사하고 아보카도도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혹시 몰라서 자세히 들여다봐도 안보인다.  한국에 서드버거를 들여온다면, 이 녀석은 상추버거라고 이름을 지어야겠다.

 

 

버거 옆에 가지런히 놓인 감자들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다. 앞으로는 서드버거에 와서는 세트말고 단품을 시키라고... 갓 튀겨서 바삭하고 맛은 있지만 양이 너무 적다.

 

비록 지금 글을 쓰면서는 엄청 투덜대고 있지만, 사실 당시에는 맛있게 잘 먹었던 것 같다. 양이 좀 적은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괜찮다. 난 다이어터니까...

 

 

분위기가 아늑하고 조용해서 원래는 버거를 다 먹은 후, 포스팅까지 마치고 나올까 했는데, 공사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새 집 냄새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려서 그냥 돌아왔다. 나중에 공기 좀 좋아지면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 비록 (타케바시 치고는) 비싸고 양도 적지만,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타케바시 외에도 아오야마, 롯본기에도 매장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위치는 구글 맵에서 'the 3rd burger'를 입력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타케바시] 일본식 크라제 버거? 수제버거 3rd Burger(서드 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