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길을 걷다 만원짜리 한 장을 주은 듯한 느낌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꽤 괜찮은 음식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여의도 번화가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우 트럼프 월드, 아파트 뒷 쪽에 작게 자리잡은 제이렘 333에 대한 이야기다. 위치나 규모만 보면 천상 '분식집'이다. 테이블은 너 댓개가 전부인 좁은 매장안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그래도 내부 인테리어라든가 주방 윗 쪽에 큼지막히 적혀있는 가게 이름을 보니 영 허투루 장사하는 곳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메뉴판을 펼치는 순간 예감을 넘어 확신이 들었다. 메뉴판의 양쪽 페이지에는 같은 내용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인쇄되어 있다. 왼쪽은 나를 위해, 오른쪽은 너를 위해... 서로 마주보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연인들을 배려한 디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