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하다던 세비야 스페인 광장의 야경을 담지 못해서였을까? 유난히도 밤잠을 설치고 난 후, 어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세비야의 날씨는 여전히 흐렸지만, 상쾌한 아침 공기에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시내 구경도 할 겸, 어제와는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언제 어디서나 구글맵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그러고 보면 옛날에는 배낭여행을 어떻게 했나 모르겠다. 그래봐야 스마트폰이 나온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어제 세비야 도착해서 숙소로 가는 길에 지나쳤던 것 같은 이 건물은 세비야 투우장이다. 커다란 빨간 천을 펄럭이며 황소와 싸우는 투우는 '정열의 스페인'을 상징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투우의 본고장인 이곳, 스페인에서조차 지금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