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열차를 기다리지만, 그 도시 주민과 여행객이 느끼는 감정은 180도 다르다. 누군가는 지금 이 열차를 내일도 모레도, 또 한 달 뒤에도 똑같이 타고 내리겠지만, 여행자는 평생 다시 이 장소에서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을지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여행의 매 순간은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이다. 마치 시한부 환자의 하루하루처럼, 바르셀로나에서의 시한부 삶이 서서히 끝나간다. 어느 새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저녁. 어쩌면 다시는 오지 못할 이 곳의 마지막에 어울리는 장소가 어디일지 한참을 고민해본다. 4박 5일간의 비교적 여유있는 일정 동안 사그라다 파밀리에 성당에서부터 구엘공원, 몬주익 언덕 등 주요 관광지는 물론 캄프누 경기장에서 엘 클라시코까지 관람한 터라 여행 명소에 대한 목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