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라 파밀리아의 진한 감동을 가슴에 품은 채 지하철을 타고 '그라시아 거리'로 향했다. 서울로 치면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 주변에 해당하는 그라시아 거리는 전 세계적인 명품 매장이 많아 여자 관광객들이 주로 선호하는 장소다. 명품 매장이 많다고 했지, 싸게 판다고는 안했으니, 각자 판단은 알아서 하시고, 평일이라 그런지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익숙한 명품 매장이 나타났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직진했다. 내가 그라시아 거리에 온 이유는 쇼핑이 아니라 가우디의 또 다른 역작, 까사바트요와 까사밀라였기 때문이다.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까사바트요. 1900년대 초반, 이 곳 그라시아 거리는 당시 내노라하는 건축가들이 각축을 벌이던 전쟁터였다. 저마다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워 건축미를 뽐내던 춘추전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