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가 바뀌어서였을까? 이른 아침부터 저절로 눈이 떠졌다. 호스텔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길을 나섰다. 후텁지근하고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아! 동남아구나!' 쌀쌀한 겨울바람에 잔뜩 움츠러들었었던 어제까지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휴가를 왔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태국은 대학생 시절, 패키지로 파타야를 여행했던 것이 전부인지라 내게는 조금 생소한 나라다. 그냥 필리핀, 베트남 같은 동남아 국가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으로 여행을 왔는데, 첫인상이 제법 괜찮았다. 깔끔한 도로에 나름 맑은(?) 공기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산책도 할 겸, 버스 정류장을 찾아 길을 걸으며 이것저것 구경을 하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티셔츠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