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 쓰는 일본스토리/Taste in Tokyo

[고덴마초] 현지인만 아는 도쿄 정통 초밥집, 스시토미

비행청년 a.k.a. 제리™ 2015. 2. 15. 10:00

 

 

여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유명한 식당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을 가기 전에는 항상 가이드 북이나 블로그 등을 뒤지며, 꼭 가봐야 할 맛집 리스트를 정리하곤 한다. 도쿄에 처음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부야, 긴자, 오다이바 등 유명 관광지 위주로 맛있는 식당이 어디에 있나 찾아보곤 했었는데, 사실 한 1주일 정도 지나고 나니, 맛집 찾기 놀이가 조금씩 지겨워졌다. 여행객과 거주민의 마음가짐 차이라고 해야하나... 사실 서울에 살았을 적에도 맛집을 찾아다녔던 기억은 많지 않다.

 

최근 블로그에서 소개한 식당 2곳은 맛집이라고 하기 좀 그런 곳이었다. 그냥 학교 주변에 있는 단골집 정도... 특출난 맛보다는 가정식 하는 그런 곳 말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정말 진짜 레알 맛집이다. 그것도 아무나 아는 흔한 곳이 아니라, 진흙속에 숨어있는 진주 같은 곳이다.

 

 

히비야 선, 고덴마초 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근처를 헤매다 보면 이렇게 생긴 간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골목이라 찾기 힘들겠지만, 딱히 위치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나도 현지 친구가 가자는대로 따라가기만 했던지라,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무튼 입구는 약간 허름하고 좁은 편이지만, 스시토미는 그래도 나름 3층짜리 대규모 식당이다. 물론, 골목에 있는 식당치고 크다는 이야기다. 1층은 바(?) 형태로 되어 있고, 2층과 3층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이 마련되어 있다. 2층은 총 수용인원이 40명 정도 되는 것 같고, 3층은 안올라가봐서 모르겠다.

 

 

정통 맛집답게 이 곳은 메뉴선택의 자유가 없다. 그냥 주는대로 먹어야 한다. 저녁 시간은 '정식' 메뉴가 순서대로 나온다. 가게 이름이 '스시토미'인 만큼 뭐 초밥을 주겠지 싶었으나, 여긴 첫판부터 장난질이다. 초밥보다 훨씬 맛있는 회가 먼저 나왔다. 뭐, 나쁘지 않아 보이니 일단 먹고 보자. 그나저나 일본의 회 맛은 그냥 '레알'이다.

 

 

슬슬 본 게임이 시작하나 싶었으나, 이어서 나온 메뉴들은 초밥과 더욱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생두부 위에 올려진 우니도 그렇고, 다들 프랑크 소세지인줄로만 알았던 명란구이는 정말 대박이었다. 워낙 생선에 대해 아는게 없어 무슨 생선인지도 모르고 먹었던 회 두점과 구이도 입에서 살살 녹았다.

 

얼핏 사진으로만 보니, 참 부실해보이기만 하는데, 그래도 나름 한시간 정도 먹었던 것 같다. 맛은 뭐랄까, 한국에서는 꽤 비싼 식당 아니고서야 느낄 수 없는 맛이었다. 일단 회는 정말 싱싱했고, 구이는 간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원래 술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안주가 좋아서 그런지, 맥주와 사케를 꽤 마셨던 것 같다.

 

 

슬슬, 술 배가 차오르는 순간에 드디어 본 메뉴가 등장했다. 예전에 호주에서 스시집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저런 구성의 플래터 메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위 사진은 3인 기준으로 나온 구성이다. 자세히 보면 종류별로 딱딱 3개씩 정확히 놓여져 있다. 스시는 한 개씩, 롤은 2개씩 먹으면 된다. 이미 배는 꽉 찼으나, 그래도 입에 넣으면 술술 넘어가는게 신기하다.

 

그 동안, 가이드북이나 (네이버 검색으로 찾은) 블로그 소개로 찾아갔던 맛집에는 외국인들이 꽤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스시토미는 외국인이라고는 달랑 우리 일행 뿐일 정도로 꼭꼭 숨겨져 있는 맛집이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맛집들과 달리 영어 메뉴도 없고(아니 메뉴 자체가 없긴 하다), 직원들과 영어로 의사소통도 잘 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네이티브 일본인 친구들이 있으니 전혀 문제없다.

 

 

예산은 저녁 정식과 술을 포함해서 1인당 4,000엔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리 싼 편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 음식에 이 가격이면 꽤 합리적인 편이라는 게 함께 했던 일본인 친구들의 의견이었다. 도쿄에 와서 현지 사람들이 즐겨찾는 식당을 원한다면, 한 번쯤 찾아가 볼 것을 추천한다.

 

주소는 '〒103-0001 Tokyo, Chuo, Nihonbashikodenmacho,16-17'라고 하니, 구글맵에 한 번 검색해 볼 것! 

 

[고덴마초] 현지인만 아는 도쿄 정통 초밥집, 스시토미